불의 앞에 저항권은 자연법적 기본권

불의 앞의 저항권

10.26, 개벽의 굉음이 울렸다. 하얼빈역, 그리고 궁정동에서...불의를 응징하는 정의의 총탄 소리였다

190910.26 만주 하얼빈역에서 7발의 총성이 울렸다. ”코레아 우라라는 세 번의 우렁찬 소리가 들렸다. 일제의 침략 원흉 이등박문은 처단되었다. 안중근 의사는 학살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것의 정당성으로 일제의 명성황후 시해, 무고한 조선인의 학살, 고종황제 폐위, 외교권 박탈, 군대해산, 경제 약탈(철도,광산,산림 등) 15가지 이유를 들었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는 일제의 폭압 아래 달리 저항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생명 존엄, 평화, 국권을 지키기 위한 자구행위로 이는 국제법과 자연법적인 인간의 권리로서 정당성을 갖는 바 일본 법정에서 가 아닌 만국공법으로 재판하라고 강변하였다.

하얼빈의 총성은 잠자던 동아시아 피압박 민족의 혼을 깨웠다. 모택동의 평생 동지였던 중국 수상 주은래가 안의사를 경외하고 칭송했다. 안중근의 의거는 일제 침략에 반대하던 중국민과의 공동투쟁을 시작하게 했고, 피압박 민중들의 자유와 해방을 위한 투쟁의 신호탄이 되게 한 것이다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안의사는 순국하기 전 고해성사를 보길 원했다. 하지만 당시 한국 천주교 주교인 뮈텔은 안중근이 이등박문을 죽인 살인자라는 이유로 고해성사 집전을 불허했고, 주교의 뜻을 어기고 고해성사를 집전한 빌렘 신부를 정직 처분했다. 3.1운동 100주년이 되어서야 한국 천주교회( 김희중 대주교)는 뮈텔 주교의 친일행적을 자백하고 반성했다프랑스인 뮈텔주교는 일제의 조선인 학살, 국권침탈을 방조, 묵인하고 한국천주교가 3.1만세운동에 참여치 못하게 하였으며  독립운동하던 천주교신자를 일경에 밀고까지 하였다.

197910.26 박정희는 부하 김재규의 총탄에 제거되었다. 박정희의 충복 전두환에 의해 박정희 권력은 일단 승계되었지만 김재규는 유신의 심장에 총을 쏜 것이다. 영구 독재가 유지될 듯 했던 반민족, 반민주, 유신 체제의 몸통은 일단 소멸되었다.1980년 임항준 대법관은 유신독재의 본체 박정희를 제거한 김재규에 대해 민주적 헌법의 존재 자체가 객관적으로 부정되어가고 있다고 국민 대다수에 의해 판단되는 경우, 인권과 민주적 헌법의 기본 질서를 옹호하기 위한 최후 수단으로 저항권 행사를 재판 규범으로 배제할 근거가 없다"라고 소수의견으로 판시하였다이때 대법원에서 소수의견을 낸 5명의 대법관은 이로 인해 전두환 세력으로부터 고초를 겪어야 했고 강제 사직을 당했다.

박정희는 5.16쿠데타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영구집권을 위한 유신 체제, 가혹한 국민 탄압과 정보공작, 그리고 혹독한 고문정치 등을 자행했다. 설령 국가 산업 발전에 공이 있다는 평가가 있다 해도 대한민국 헌법정신, 일제로부터 독립투쟁의 정신과 배치되는 친일행적, 굴욕적인 한일 회담 등 반헌법적 통치를 자행하였다. 따라서 대법원 소수의견과 마찬가지로 인권과 민주적 헌법질서를 유린한 죄과는 역사적 평가가 끝났다 할 것이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프랑스 68 혁명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반전평화, 반제국주의, 반자본주의 투쟁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과 지지가 미약해지면서 극단적인 행동이 돌출되었다. 1977년 전쟁 반대, 중동 평화, 제국주의 규탄을 외치던 독일 적군파 청년들이 검찰 총장과 은행장을 사살하고, 한스 슐라이어 독일 경영자 총연맹 회장을 납치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이는 바더 마인호프단의 소행이었다. 최후에 우두머리 바더는 슈탐 하임 감옥에서 권총으로 자결했고. 마인호프도 감옥에서 목을 메 자살했다. 체 게바라식 반제국주의와 마오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극단적 방법을 감행했다이들은 인류평화와 인간 존엄을 파괴하는 그 원흉이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라고 규정하고 이의 타도를 외쳤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폭력혁명을 주장하던 사회주의 급진 강경파는 소멸의 길로 들어섰다. 대중들은 이들의 주장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당대의 최고 지성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수감 중이던 독일 적군파 수장 바더를 면회했다. 나치 독일에 맞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적이 있는 사르트르가 서독을 나치 독일의 계승자, 적군파를 레지스탕스로 여겨 호의적이었다는 분석도 있었다사르트르는 무장투쟁을 중단하라, 극한적 투쟁을 지지할 계층이 없다고 설득했으나 견해 차이만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로크는 그의 통치론에서 인간은 폭정에서 벗어날 권리만 아니라 그것을 예방할 권리도 가지고 있다"라고 도 했다. 노예가 되어버리면 사슬로 묶이기 때문에 저항을 할 수가 없으니 노예의 사슬에 묶이기 전에 무력을 써서라도 저항하고 타도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보편적 인권과 평화주의

세계의 화약고가 다시 터졌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부터 시작된 살육행위는 계속되고 수천 명의 인명이 살상되고 있다. 아이들이 울부짖고 있다가자 지역의 팔레스타인들에게 전기, , 식량 공급이 차단되고 있다. 무차별적인 폭격과 살육이 자행된다. 참상은 현세의 지옥이다. 이런 비극의 불똥은 확산되고 있다이스라엘의 야만적인 폭력 앞에 팔레스타인들은 학살되고 있다. 미대륙 건국역사에서 원주민들이 학살당하듯이 수십년째 팔레스타인들이 전쟁이란 이름으로, 보복이란 이름으로 살해되고 있다.

영국은 한 땅에 유대와 팔레스타인 두 나라의 건국 약속을 해 전쟁지옥의 불씨를 심었고, 영국, 미국이 유대인과 한편이 되어 수천년동안 거주해 오던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나라를 건국케 해 인간도살장을 만들게 했다. 무법자, 침략자 이스라엘의 백그라운드는 미국이다. 유대인이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는 미국은 유대인의 모국 이스라엘을 절대적으로 지원하고 끌려 다닌다. 자유와 인권을 강조하고 자유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이 야만적인 인간살육의 지옥을 방관한다지금 아랍과 유대의 공존을 제안하던 초기 시오니즘의 공동체주의 정신은 진작에 사라지고 나치의 최대 희생 당사자가 나치식 극우로 내 달리는 이스라엘 네타나후는 제2의 히틀러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스라엘의 유명 역사학자이자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과 관련해 포퓰리스트 독재자인 네타냐후 총리에 그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네타나후는 이스라엘내의 기층서민, 주변 아랍인들과의 공생을 선택하지 않고 극우 독재정치로 보편적 인권과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는 확전을 막고 평화를 되돌리기 위해 모든 관련국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보복과 복수를 멈춰야 한다. 민간인, 어린이에 대한 살육을 중단해야 한다. 무조건 전쟁 반대, 평화, 생명존중, 인간을 위한 사회제도가 평화의 원천이다불의 앞에 저항권은 자연법적 기본권이라 주장될 수 있으나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 국제질서에서 강자의 포용과 관용은 불가능하는 듯하다. 살기 위해 복수, 증오의 도돌이표가 아니라 인간 중심, 정의와 인권, 평화, 사람존중의 사회질서를 만들어야 폭력의 악순환을 멈추게 할 수 있다. (2023.10.21.)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영수 주주  peak0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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