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과 학살은 종교전쟁인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30일(현지시각)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공습 이후 폐허로 변한 북부 가자시티의 텔알하와 지구에서 황망한 표정으로 거리를 지나고 있다. 텔알하와/EPA연합뉴스(사진출처: 한겨레신문))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30일(현지시각)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공습 이후 폐허로 변한 북부 가자시티의 텔알하와 지구에서 황망한 표정으로 거리를 지나고 있다. 텔알하와/EPA연합뉴스(사진출처: 한겨레신문))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살인, 학살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고, 그 끝이 언제일지 알 수가 없다. 이스라엘의 인간 살육, 인종 말살의 만행이 장기화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소위 서방의 강국들은 이스라엘을 옹호하고, 팔레스타인 하마스를 비난한다.

가자지구 병원폭격 이후 전쟁 반대, 학살 반대, 휴전 요구가 거세다. 최근 미 연방 의회에서 평화단체( Jewish voice for peace /If not now)들이 휴전을 요구하고, 전쟁반대 시위를 대대적으로 벌였다. 미국 역사상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기 위하여 유대인들이 주도한 시위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의회 앞에는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라시다 탈리브(팔레스타인 출신 연방 하원의원), 코리 부시 의원 등이 이-팔 휴전 요구결의안을 낸 바 있다. 유대인인 노암 촘스키 등 미국의 진보적 지성 등도 중동 평화,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 반대를 외치고 있다. 미연방, 하원에서는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민주당 하원의원 일한 오마르(이슬람 출신)의 미국과 이스라엘 비판 발언을 문제 삼아 그를 외교위에서 퇴출, 제명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 도 있다.

유엔 총회에서 요르단이 주도한 휴전안이 미국의 반대에도 압도적으로 가결되었다. 그리고 캐나다가 제안한 하마스 규탄 발의는 부결되었다. 한국은 휴전안에는 기권하였고 캐나다가 제안한 하마스 비난 결의안에는 찬성했다. 한국은 전쟁반대, 평화를 요구하는 압도적인 국제적 분위기와 다르게 처신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즉각 휴전을 요구하는 UN총회 결의안에 '기권'을 던진 한국 정부에 유감을 표하고, 즉각 입장을 철회하고 휴전을 촉구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U.N 안보리에서 이스라엘 팔 휴전을 요구하는 휴전안에 대해 미국은 이스라엘편을 들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스라엘과 가까운 미국, 영국 중심의 친서방과 서방의 기독교 패권주의에 지배를 받던 피압박민족간의 대립구도적 모습을 띠고 있는 듯 하다. 중동전쟁, 이스라엘- 팔 간의 전쟁은 마치 종교전쟁인 것처럼 비쳐진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간의 갈등, 전쟁인 것으로 언론이 오도하고, 더나가 기독교는 선이고 이슬람은 악으로 묘사한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기독교 지도자(조엘 로젠버그, 브렌트 레더우드, 샤무엘 로드리게스 등)들은 하마스를 처벌하고 앞으로 또 다른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것” ,“하마스는 새로운 ISIS이며 반드시 막아야 한다” “우리는 모든 기독교인과 신앙인에게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할 것을 요청한다. 우리는 미국 정부가 승리의 결과를 확보하고 하마스를 완전히 근절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요구하는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예수를 사랑한다. 그러나 크리스천은 싫어한다.

이스라엘- 팔전쟁의 참상을 보면서 이스라엘 지지, 후원하는 미, 영 등 국가 그리고 이스라엘의 탄생의 역사적 배경을 볼 때 백인 기독교문화의 야만성, 침략성을 떠올리게 된다. 참극의 학살전쟁중단을 요구하는 휴전안에 반대하는 나라는 사실상 미국과 이스라엘이다. 기독교 제국주의의 후계자란 오명을 아직도 벗어 던지지 못하고 있다.

마하트마 간디는 말했다. "나는 예수를 사랑한다. 그러나 크리스천은 싫어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예수의 말씀을 믿고, 따르고 전파하는 종교이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남에게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하라는 예수의 말씀 그 핵심은 사랑이다. 그렇다면 정의와 인간애, 진실을 추구하고 실천하는 것이 기독교여야 한다. 부정의, 반인간, 거짓을 옹호하는 것이 기독교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러나 11세기 십자군 전쟁으로 부터 시작된 기독교 문화의 침략적 만행은 16세기에 이르러서는 제국주의가 되어 야만성이 본격화 되고, 2차대전 이전 까지 이어졌다. 기독교의 역사에서 기독교가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은 입에 담을 수 없는 내용들이 많다. 지금까지의 기독교는 많은 지역에서 타인종, 타문화, 타종교를 폭력으로 정복하거나 말살하면서 선교를 했다.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의 참상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한손에 총칼로 다른 손에는 성경을 들고 원주민 땅을 점령하고 재물을 탈취하고 살육했다. 예수의 이름으로 복음전파란 미명하에 끊임없이 죄악을 범했다. 원주민들에게 있어서 기독교는 진실로 고통과 박해와 죽음을 뜻하는 종교였다. 천주교인 콜롬버스가 신대륙 정복에 나설 때 동행했던 신부 라스 카사스는 콜롬버스가 원주민을 학살, 유린, 착취할 때 그 만행을 규탄하고 생생한 기록을 남겼다. 천주교 스페인 정복자들이 뿌린 악의 씨는 수백년이 지난 세월까지 빈곤과 불평등, 내전, 반인권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 스페인이 나폴레옹에 패배한 이후 패권이 붕괴된 때 부터 시작된 남미 독립전쟁의 역사가 200년 가까이 지나서야 중남미에 민주와 인권의 질서가 잡혀가고 있다. 원주민, 기층 서민들의 인간존엄에 대한 정치적 주장, 생존인권, 자유, 평등의 핑크연대가 기세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예수의 복음을 실천한 성인들

한편 기독교가 전쟁을 일으키고 인간을 학살한 죄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존엄과 평등, 인권을 주창하여 기존질서를 규탄 하던 선구자적 기독인들이 많았다

16세기 카톡릭 성인이자 순교자인 토마스 모어는 인간의 행복과 번영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개혁을 주장했다. 로버트 오웬은 방탕, 도둑질, 악은 사회체제의 결과이다. 공공이익을 위한 협동생산을 주장하고 사유재산과 종교를 비판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3만 에이커의 땅을 사서 사회주의 공동체를 실험하기도 했다. 20세기 초중반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신부는 신학생으로 스페인 내전 당시 정의와 민중의 인권, 평화를 위해 프랑코 군사쿠데타 세력과 싸웠고, 협동조합운동에 헌신했다. 미합중국의 건국자들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이었고 인간의 평등과 존엄, 민주주의를 주창했다. 1968년 스페인 출신 페레스(perez) 신부는 콜롬비아에서 목회생활을 시작했다. 소수의 카톡릭교 백인 상류층 부자들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층이 수백년 동안 부와 권력을 독점하여 원주민의 인권을 유린하는 참상을 목격하고 페레스 신부는 십자가 대신 총을 들었다. 원주민, 기층 민중을 위해 반군에 가담하였고 사제직을 박탈당한 상태에서 안데스 산맥 깊은 곳에서 사망할 때까지 민중의 평화, 자유, 평등을 위해 싸웠다. 현재 바티칸 교황청에 남미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에서 사랑과 평화의 상징적 존재, 큰 어른으로 존경받고 있다. 세계 각처, 우리 주위에 예수의 복음을 전파하고 민주와 인권, 정의,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기독 신앙인도 적지 않다.

생존적 인권과 보편적 휴머니티가 평화다

유엔 헌장은 인권과 인간의 존엄, 및 가치,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촉진하는 것을 서문에 선언하고 있으며, 세계인권선언은 인권에 대한 무시와 경멸이 인류의 양심을 격분시키며 만행을 초래하였으며“ ”공포와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

평화와 인간존엄의 질서는 상생이고 불의와 억압의 질서에서 인간을 자유롭게 해야 가능한 것이다. 까마라 대주교 가난한 자에게 먹을 것을 주었을 때 그들은 나를 성직자라 불렀다. 그러나 가난한 자들이 왜 먹을 것이 없는가를 묻자 그들은 나를 공산주의자라 비난했다.

문제의 본질은 사회경제적 인권, 생존권의 이해관계이다. 이것이 국가간 국익이고 전쟁의 원인이 된다. 인간의 존엄이 정의의 원천이다.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종교와 이념은 악이다.

31일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국경 라파흐 검문소에서 비정부기구 관계자들이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사진출처: 한겨레신문)
31일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국경 라파흐 검문소에서 비정부기구 관계자들이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사진출처: 한겨레신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학살은 계속 되고 있고 패권국 미국은 방관하며, 이스라엘을 계속 지지,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유엔에서 발의된 휴전안에 부표를 던졌다. 휴전안에 찬성 또는 기권한 나라는 미국의 눈치를 보는 나라들이다. 우리 정부는 전쟁중지안에 대한 국제엠네스티의 요청과 항의를 깊이 있게 숙고해야 한다. 미국의 진보적 유대인들이 모국 이스라엘의 침략전쟁과 학살, 국제법 위반을 규탄하고 전쟁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팔 전쟁은 이스라엘 유대교, 기독교와 아랍 이슬람간의 전쟁이 아니다. 종교 차이로 전쟁을 하는 게 아니라 미, 영 패권국의 구조적 지원을 받는 강국, 이스라엘이 약자(팔레스타인)에 대한 폭력이고 학살이 전쟁의 본질이다.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 전쟁 반대, 무조건 평화이다. 군사적 대응은 해결책이 아니다. 군사적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군사적 대응은 더 많은 테러리스트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다. 정치가 인간화되어야 한다. 인간 존엄, 상생의 공동체 정신이 있어야 평화가 지켜진다. 인간을 악마화시키는 사회경제적 제도가 인간중심, 인간존엄, 민주적 경제질서로 변화되어야 평화와 평등, 인권이 살아난다.

                                                           2023.11.1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영수 주주  peak0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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