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해 첫 나들이

창덕궁 처마에 발로 드리운 고드름
창덕궁 처마에 발로 드리운 고드름

연말(2023)과 연초(2024)는 으스스하고 오싹한 일이 연이어 일어났다.
중대 경제범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권력층의 탈법적 경제공동체인 50억 클럽의 쌍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두 경제범죄 행위를 옹호하는 정치집단에서는 괴상한 논리로
거세게 시비를 거는가 하면
제1당 대표는 예리한 칼로 찔려 살해될 뻔했다.

새해 첫 주말 6일
눈이 세상을 새하얗게 뒤덮었다.
설경의 고궁 모습을 그리며 창덕궁을 찾으니
새하얀 옷을 입고 얼굴을 내민다.

밤사이 내린 눈
남향의 청기와 위엔 햇살 받아 물로 흐르고
그늘진 지붕은 하얀 골짜기를 이룬다.
처마에 발을 치기도 하고 빛에 눈부신 고드름이
날 반겨 준다.

태양이 고드름을 곱게 빛내준다.
태양이 고드름을 곱게 빛내준다.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옆에 달아 놓아요

고드름 고드름 녹지 말아요
각시방 방안에 바람이 불면
손 시려 발 시려 감기 드실라

100년 전(1924년) 일제 강점기에
유지영(柳志永 1896~1947) 선생이 작사하고
윤극영(尹克榮 1903~1988) 선생이 작곡한
동요 고드름 1절과 3절이다.

노래 가사에
고드름을 조선인으로
각시방을 조선국으로
바꿔 불러 보니
답답한 가슴이 시원해지는 듯 하다.

고드름이 궁궐 속내를 들여다 보고 있는 듯 하다.
고드름이 궁궐 속내를 들여다 보고 있는 듯 하다.

 

편집  :  최성수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장

최성수 객원편집위원  choiss3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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