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을 발발시키고, 휴머니티를
말살시키던 증오의 파시즘
자유와 정의, 이성(reason)의 국가 시스템
참여 민주주의가 강화되어야 파시즘이 번식하지 못한다
극우의 바람
전 세계적으로 극우의 바람이 분다. 6월 초에 있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전 세계 극우세력의 지도자들이 스페인 마드리드에 모여 협력을 과시했다. 여기에는 아르헨티나, 프랑스, 포르투갈, 헝가리, 이스라엘 극우 리쿠드당 장관 등 전 세계 극우세력 지도자들이 총 집결했다. 이들은 이번 EU 총선에서 다수의 극우파 의원 배출을 위해 연대를 선언했다.
작년 아르헨티나에서는 남미의 트럼프라는 하비에르 밀레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로써 그간 유지되던 중남미 핑크 타이드의 큰 축이 깨졌다. 2022년 이태리 총선에서는 극우 정당이 압승하여 여성 지도자(조르자 멜로니)가 총리가 되었다. 이태리 극우 집권당(Fratelli ditalia)은 파시즘의 후예로 평가되는 정당이다. 이미 핀란드와 헝가리는 극우정당이 집권 중이다. 프랑스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전선 마린 르펜(marine le pen)이 결선 투표에까지 가서 마크롱을 위협했다. 독일에서는 히틀러의 나치즘을 옹호까지 하는 극우 정당(AFD)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
올 11월 미국 대선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11월 대선에서 패배한다면 “나라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2020년 조 바이든에게 패배한 후 대선 결과에 불복하여 발생한 2021년 1월 6일 의사당을 점거한 극우 폭도들을 애국자라 했다. 트럼프는 이민자를 짐승에 빗대고, 그를 비판하는 민주당 소속 연방 의원(무슬림)들을 보고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며 노골적 인종차별 언사를 내뱉는다. 트럼프는 집권 중에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최루탄, 고무탄 등을 난사했으며, 마구잡이 체포를 감행하여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이런 트럼프가 당선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여러 나라에서 극우파 세몰이가 거세다. 이들은 이민자 반대, UN 기후협약실천안 비난, 이슬람 혐오, 좌파(anti-left) 반대, 노조 비판, 부자 감세를 공히 주장한다. 극우 동맹체들이다. 이들의 주장 내용은 100여 년 전 무솔리니나 히틀러, 프랑코의 파시즘이 내세우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수 천만 명의 인명을 살상시킨 2차대전을 발발시키고, 인종청소, 휴머니티를 말살시키던 증오의 파시즘, 극우 독재 그 망령에 대한 우려가 다가오는 것이다.
극우의 종착점, 극우 독재와 파시즘은 한 끗 차이?
역사에서 보면 극우 세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반감(反感)에서 출현했다. 질서와 안정을 갈구하고 변화, 개혁에 피해의식을 갖는 사회 지배계층이 극우가 되고 파시즘의 기반이 되었다.
파시즘은 근대 민주주의의 사상적 원류인 계몽주의 철학, 인간 존엄, 자유, 평등의 가치 실현을 외치는 자유주의, 사회주의를 증오한다. 일찍이 에리히 프롬은 독일 나치즘은 자유로부터 도피라고 설명했다.
미국, 유럽 사회의 극우세력들은 이민자 등 유색인들이 누리는 자유, 평등, 복지 등 민주적 가치를 자기들의 소득 및 자산의 감소, 기회의 축소로 여긴다. 이민자들과 가난한 계층 사람들이 문화적 이질감과 사회적 갈등을 조장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서구에서 백인, 지배계층이 이민자를 좋아하지 않겠지만 서구사회의 유색 인종 특히 미국, 유럽(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태리 등)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은 과거 제국주의가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하고 수탈하면서 발생한 후과이다. 이는 침략자 그들 자신의 업보이기 때문에 그 사회가 포용해서 상생해야 한다.
한편 우리 사회에도 극우세력은 준동한다. 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한 보수 기독교 세력들이 주말이면 수년째 태극기를 들고 반동성애, 차별 금지법 반대, 부자감세, 주사파 척결, 한미일 동맹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이들은 소수이다. 그럼에도 언론, 극우 정치세력과 연결되어 잔류하고 있다. 전 세계 극우는 공히 민족의 우월성, 자존, 자기 민족을 내세운다. 그런데 우리의 보수 우파는 역사정의, 민족 자주와 자주국방의 개념이 없다.
극우와 파시즘은 한 끗 차이일지 모른다. 극우가 극우독재로, 파시즘으로 전환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지금 세계는 이스라엘 극우 네타냐후가 펼치는 증오, 광기의 정치, 끔찍한 학살의 정치를 보고 있다.
세계인권선언과 각 국가의 민주헌법이 규정, 천명하는 사람존중, 자유와 정의의 국가 시스템만이 인류를 파시즘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다. 참여 민주주의가 강화되어야 야만의 극우 파시즘이 번식하지 못한다.
“이성이 잠들면 괴물을 낳는다 – francisco goya
편집 : 심창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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