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구정봉 큰바위얼굴 (출처: 박철)
월출산 구정봉 큰바위얼굴 (출처: 박철)

나는 영암 월출산의 큰 바위 얼굴이다. 수많은 세월 동안 이 자리에서 변함없이 세상을 지켜보았다. 숱한 사람들이 내 앞을 스쳐 지나갔고, 그들의 희로애락을 모두 목격했다. 갓 결혼한 부부의 행복한 웃음소리, 수능을 앞둔 학생의 간절한 기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슬픔에 잠긴 눈물... 모두 내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사람들은 나를 단군, 부처, 예수 등 다양한 인물에 비유하며 저마다의 희망을 투영한다. 그들의 간절한 소망을 묵묵히 들어주며, 언젠가 그 꿈들이 현실이 되기를 응원한다.

사진작가의 카메라 렌즈에 내 모습이 포착되어 세상에 알려진 후, 사람들은 나를 '큰 바위 얼굴'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나를 '하늘의 뜻을 받든 천손의 상징'이라 말하기도 한다. 나는 말을 할 수 없지만, 묵묵히 내 앞에 선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 그들이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새로운 꿈을 꾸며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어간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일 것이다.

나는 영암의 상징이자 한국인의 자긍심이다. 꿈을 가진 이들에게, 혹 잠시 꿈을 잃은 이들에게도,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좌절하지 말라. 포기하지 말라. 끊임없이 도전하라. 나처럼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세상에 희망을 전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라. 우리 모두 안에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숨 쉬고 있다.

K-영암이여, K-한국이여, 도전하고, 성장하라!
나는 언제나 이 자리에서 너희를 지켜보며 응원할 것이다.

 

김반아 K-중립화운동가

김반아 객원편집위원  vanak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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