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앞뒤 마당과 골목길에서
날이면 날마다 흔히 봐 왔지만
오랜만에 만난 한 쌍의 암수탉
반가운 맘으로 뒤를 슬슬 따르며 한 컷
암탉과 함께 걷는 수탉의 보무당당한 모습
마치 개선장군처럼 늠름하고 위엄이 있어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쫙쫙 펴는 발가락
쭉쭉 뻗는 긴 다리엔 품격과 기상이 넘쳐
곧게 세운 벼슬, 길게 뺀 목, 사방 굴리는 눈
고개를 전후좌우로 크게 끄떡이면서
팔방을 경계하며 절도 있게 걷는 장엄함엔
누구도 감히 덤벼들지 못할 매서움이 보여
동행 암탉은 잠시도 고개를 들릴 틈 없이
오리 못지않은 큰 엉덩이를 뒤뚱거리며
먹이 찾기에만 골몰하며 편안히 걷는 자세
참 멋지고 아름다운 암수탉 한 쌍일세
*덧붙임 : 현 한국의 지도자들이 암수탉만큼 내치와 외치에 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필자만이 아니겠지요? 참으로 기대 난망합니다.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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