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픈 말 2

 

우리 글을 버리려고 하는 1등 공신들은 첫째 정부와 공직자들, 둘째 언론이다. 똑같은 사안을 두고 방송이나 신문에 따라 다르게 말하는 그 자체를 나는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물론 표현의 방법은 다를 수는 있다. 그래서 우리 선대들은 어와 아의 표현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고 하긴 했었다.

그러나 딱 하나만 말하자면 뉴스에서 시작은 <땅 꺼짐>이라고 하더니 마무리는 <싱크홀>이라고 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요. 나는 모르겠네요. 모두가 최고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은 안다. 어떤 면에서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써 준 대로 읽는 사람은 아마도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어서 그대로 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나리오 작가들의 머리가 나쁜가요? 아니면 어느 한쪽으로 기울었을까요?

세계의 여러나라들은 우리 글이 좋아서 배우려고 하는 나라가 수백 개의 나라라고 들었다. 또 우리글을 자기들의 국어로 사용한 나라도 있다고 하는데 정작 우리는 어떠한가. 스스로 내 것을 천시하는 그 풍토는 아마도 36년이란 긴 세월의 탓으로 파리가 되었는데 그것이 아직까지 완치가 안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시간이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왜 두 손만 싹싹 비벼대는지 모르겠다. 그것이 밥 먹고 사는 방법인지는 모르지만....,

일본말 <입장>을 우리말로 바꿔 쓸 것을 강조한 분은 이오덕 선생님이다(출처 : 하성환) 우리말과 글을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심하게 더럽히고 망가뜨린 자들을 이오덕 선생은 지식인이라고 일갈했다.
일본말 <입장>을 우리말로 바꿔 쓸 것을 강조한 분은 이오덕 선생님이다(출처 : 하성환) 우리말과 글을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심하게 더럽히고 망가뜨린 자들을 이오덕 선생은 지식인이라고 일갈했다.

요즘 언론에서 즐겨 쓰는 글을 보면, 몇 개만 열거해보겠다.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빌런(악당), 딥페이크(불법 합성물), 의사들은 ‘레드 플래그 사인’(위험 신호)을 왜 공부하겠는가?, 대통령 탄핵을 위한 빌드업 아닌가, 턴어라운드(흑자 전환), 경선 컷오프(예비경선), 멘토(후견인), 멘티(새내기),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 릴리스(배포), 트리거(방아쇠), 부스터샷(추가접종), 썸네일(미리보기) 등등 한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왜 우리 글이 괄호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글이 그렇게 형편없는 글인가요. 많이 배우면 그렇게 무지해지고 몰상식해지는 것인가요? 많이 배워서 그 좋은 머리를 머리가 아닌 다른 표기을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스스로 나는 왜 최고학부를 나오고도 이런 말을 들어야 할까라고 생각을 해보시고 그래도 당신 생각이 옳다면 그렇게 하세요.

교육을 담당하는 부처는 무엇을 하고, 정부에서도 새로운 말이 나올 때 보면 꼭 외국어가 제목이 되어 말단 이장에게까지 간다. 대한민국정부가 맞는지 의문스럽다. 그런 글을 쓰는 나라들이 그렇게 좋으면 그 나라로 이민을 가면 될 것 같은데, 인구가 줄어들면 집값이라도 내려가게 말이다. 그러고 나서 다시 우리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출산 장려도 하고 다시 인구수를 늘리자고 한다면 몽둥이라도 들 것인가?

요즌 한참 TV화면을 뒤덮고 있는 노래도 작곡을 잘해야 대중이 좋아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아는 사실이다. 엉터리 작곡가가 만들어 낸 노래는 외면을 당한다는 것쯤은 잘 알 것인데, 작곡가나 시나리오 작가도 아니면서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하면서 살지 말았으면 한다.

 

세상이 불확실해서인가? 왜 우리말을 이렇게 잘 못 쓰고 있을까? 요즘 젊은이들이나 어른들도 다 똑같다. 

추석에 할머니를 만나게 되어 참 좋은 것 같다.

구경을 나온 사람에게 물어도 좋은 것 같습니다.
 
라고 답하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좋으면 좋지 왜 좋은 것 같다고 표현을 할까요?

그런 대답을 하는 사람의 지능이 거기까지인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지도자라고 하는 분들, 이대로 당신 생각대로 끌고 가시렵니까? 바로잡아 주셔야지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 서울에 계신 분들 미안한 말이지만 우리 말을 다시 공부하세요. 

사람보고도 얘가 쟤가, 물건 보고도 얘가 쟤가, 옳다고 생각하는가요?

우리나라의 표준어는 실종이 되었는가, 참 기가 막혀서 욕이 나오려고 한다. 왜 스스로 내 것을 천시하는지, 당신의 것도 그렇게 천시를 하는가요? 아니겠지요. 내 것은 금쪽인데 라고 하겠지요. 내 것이 중하면 우리 것도 중요한데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표준어의 정의를 사전에서는 전 국민이 공통적으로 쓸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단어. 우리나라에서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네이버)

이게 말이 됩니까? 우리나라에서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말, 참말로다 참말로, 스스로 교양이 있다고 목에 힘주고 상체 흔들며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이 표준어를 쓰던가요.

내 눈에는 당신들이 우습게 보는 날품팔이들이 더 좋은, 아니 더 옳은 우리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그리고 제발 제발 눈높이라는 말 좀 쓰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다. 이 말은 오래전에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재를 만들었던 회사에서 나온 말이다. 즉 어른이 아이에게 하는 말이다.

많이 배웠으니 무식이란 표현은 안 되고 무지한 사람들아, 좀 생각해 가면서 말도 하고 글도 써라.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은 내가 당신들보다 더 위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도 생각해라.

 

mbn의 기사에 교육부가 발표한 ‘제4차 성인 문해 능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성인 중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의 ‘문해 능력 1’에 해당하는 비율은 146만 명입니다. 기본적인 읽기·쓰기·셈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비문해’ 성인이라는 겁니다.

박 연구사는 “문해는 평생 해야 하는 학습”이라며 “모국어니까 민감하게 접근하지 못하고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고 스스로 그런 교육을 찾지도 않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이런 기사를 당신들도 보았을 것이다.

이오덕 선생은 <우리글 바로쓰기>에서 특히 신문, 방송을 비롯해 언론인들이 쓰는 신문 기사나 방송 언어 가운데 잘못된 용어들이 많음을 개탄했다(출처 : 하성환)
이오덕 선생은 <우리글 바로쓰기>에서 특히 신문, 방송을 비롯해 언론인들이 쓰는 신문 기사나 방송 언어 가운데 잘못된 용어들이 많음을 개탄했다(출처 : 하성환)

문맹퇴치운동부터 시작해서 요즘 문해교육이라고 국가가 예산을 세워서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러한 덕에 어렵게 우리글을 읽고 쓰게 되었는데, 다시 이분들을 문맹자로 만드는 곳이 행정과 언론이다. 자꾸 외래어를 쓰니 알 수가 없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님들 외래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마세요. 당신들만 아는 말을 쓰고 있는데 정작 그 사람들은 당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라 어떤 사람에게 표를 줄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에 외래어를 아는 당신들까지만 하세요. 그 시간에 우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한 푼이라도 돈을 벌어야 하겠네요.

 

아직 사리 분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게임에 빠져 살고 있다. 문제는 모두가 싸워야 하고 또 이겨야 하고 죽여야 하고 이런 것이 중독성이 있다는 것을 고위공직자들은 모를 수가 없는데, 한번 해보시지요.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런데 그 결과는 마약을 하는 것과 같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생명의 귀중함도 모르고 또한 인성교육도 받지 못해 날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모른다면 그대로 생을 마감하든지 아니면 참교육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당신들 빠져나갈 구멍 찾듯이 한번 해보세요. 그리고 요즘 말이 많은 댓글도 그렇다. 

이 또한 중독성이 엄청나다.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도취?되어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그로 인해 상대는 해아릴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는데, 물론 좋은 뜻의 댓글은 필요하겠지만 그 상대가 자기였어도 그렇게 쓸 것인지도 한번 생각해 본다면 아니라는 답이 나올 것이다.

 

이제 곧 우리 글 날이 돌아온다.

한글학회가 있긴 한다는데 거기서는 무엇을 하고, 왜 철저하게 외면을 당하고 힘없는 단체로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한글학회도 큰소리 좀 치세요. 뭐가 부족합니까? 내 나라 글을 바르게 쓰자고 하는 것이니 누가 말을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단체보다 맨 앞에 서서 <세종대왕님께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할 우리가 왜 그러냐고! 많이 배운 사람들 똑똑한 머리로 말 좀 해보세요! 1년에 한 번 한글날 행사에서나 한글학회가 거론되는 서글픈 현실 누구의 책임인가요?

제발 좀 싸우지만 말고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우리 것이 소중함도 알았으면 하고 부탁을 해본다. 부족하면 공부하는 행정이 필요한데, 현재로는 안 된다. 너무 무지한 사람들만 요직에 앉아 있어서 그렇다.

우리 글 날은 1926년 음력 9월 29일로 지정된 '가갸날'이 그 시초이며 1928년 '한글날'로 개칭되었다. 법을 만든다는 의원님들, 내가 보기엔 극히 작은 수의 의원들만 항상 말을 하던데 나머지는 하도 속이 상해서 말을 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거수기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는 법 좀 만들어 보세요.

도덕책의 부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면 우리 것의 중요한 것도 자랑스러움도 알게 될 것이니까요. 이러다가 바람이 다 빠진 자동차 바퀴 되어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꼴이 되기 전에요.

편집 : 하성환 편집위원

마광남 주주  wd34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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