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가는 첫차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가을은
맑은 하늘을 눈으로 주무르니
흘러내린 푸른 물감으로 예쁘다
가을은
귀뚜리 소리에 놀라
빠알간 홍시가 되어 떨어진다
가을은
갈잎 옷으로 갈아입고
서릿발이 내린 대지 위에 웅크린다
가을은
떨어진 은행잎으로 더위를 식히고
추수하는 농부 접은 소매끝이 시리다
가을은
어두워진 비탈길에 고라니가 되어
두런두런 엄마찾는 두 눈이 되어 슬프다
가을은
새벽을 깨우는 닭 울음소리로
은천골 아침 골짜기를 두드린다
가을이
별과 달과 바람에 전하는 말
고운 옷 차려입고 겨울가는 첫차를 타련다.
편집 : 박명수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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