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부모세대'라는 근본문제

숙소는 북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에 정하였지만 행진코스는 교외지역을 경유하면서 나아갔다. 덕분에 작은 주거도시에 살고있는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서남향의 비탈에 와이너리가 있다. 햇볓을 잘 받는 이런 건조한 비탈밭은 좋은 와인포도가 생산될 필요조건이다. 필자가 예전에 살펴본 세계적 와이너리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명품 포도밭은 물을 끼고 있는 동향 내지는 동남향 비탈지에 많은 편이다. 떠오르는 매일아침의 햇살이 새벽 이슬을 걷어내면서 포도송이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지 않을까? 

요는 외부로부터의 적절한 자극이다. 무언가 제대로 결실을 맺으려면 그러한 자극이 보약이다.

농가의 원두막에 옥수수 피망 마늘 등 종자용 열매를 매달아 보관하고 있다.
걸어가다가 여학생들을 마주쳤다.손을 흔들며 인사한 후 필자가 가슴의 벽보를 가리키면서 South Korea 라고 하니 놀라면서 환호한다.K-Pop의 덕을 보는 순간이다. 팜플렛을 보여주니 내용을 단박에 이해하면서 감탄한다.
걸어가다가 여학생들을 마주쳤다.손을 흔들며 인사한 후 필자가 가슴의 벽보를 가리키면서 South Korea 라고 하니 놀라면서 환호한다.K-Pop의 덕을 보는 순간이다. 팜플렛을 보여주니 내용을 단박에 이해하면서 감탄한다.

마을 지나면서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을 만났다. 아이들에게 팜플렛을 나눠주면서 설명하니 영어를 잘 알아 듣는다. 발음은 필자보다 더 낫다. 이것저것 많이 묻는다. 걸어서 온 것, 앞으로 갈 것을 설명하니 감탄연발이다.

아이들이 먼저 나그네와 셀피를 찍기 시작한다. 필자는 배낭에 갖고 다니는 지도를 꺼냈다. 이번 유럽순례를 위해 다시 만든 작은 사이즈의 순례지도다. 아테네출발때 꺼낸 이후로는 처음이다. 아이들도 이 사진을 찍어갔다. 그들에게 무슨 기억으로 남을까.

북마케도니아의 아들과의 뜻깊은 기념사진
북마케도니아의 아들과의 뜻깊은 기념사진
자전거 타며 놀던 아이들이 나그네가 신기한듯 따라온다. 팜플렛을 주고 간단히 설명한 후 다시 걸어갔다. 그러자 그걸 본 후 또다시 따라왔다. 이젠 셀피타임이다
자전거 타며 놀던 아이들이 나그네가 신기한듯 따라온다. 팜플렛을 주고 간단히 설명한 후 다시 걸어갔다. 그러자 그걸 본 후 또다시 따라왔다. 이젠 셀피타임이다

 

알바니아계 청년들과의 셀피
알바니아계 청년들과의 셀피
여자분은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친도 많다. 이 사진에 대한 '좋아요' 표시수가 언뜻 보니 99명이다.필자는 이들 사이에 유명해졌다. 이 사진도 거기서 다운받은 것이다.
여자분은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친도 많다. 이 사진에 대한 '좋아요' 표시수가 언뜻 보니 99명이다.필자는 이들 사이에 유명해졌다. 이 사진도 거기서 다운받은 것이다.
마을주민들과의 셀피
마을주민들과의 셀피
이 나라도 농사방식은 여전하다. 
이 나라도 농사방식은 여전하다. 
산비탈에 목축을 하는 환경이다.
산비탈에 목축을 하는 환경이다.
양떼를 몰고 오는 목동이 인상적이다.
양떼를 몰고 오는 목동이 인상적이다.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는 돼지갈비 요리다.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는 돼지갈비 요리다. 
이 나라는 여러 인종들로 구성된 것 같다.
이 나라는 여러 인종들로 구성된 것 같다.
국경으로 가는 길목에서 보이는 자연공원
국경으로 가는 길목에서 보이는 자연공원

넉넉하게 쌓아 놓은 장작과 새로이 짓고 있는 건물. 이를 보고 있자니, 우리가 사용해온 온돌난방 방식이 생각났다. 유럽의 벽난로나 연통방식으로는 열손실이 크다. 온돌은 최소한의 장작으로도 밤새 뜨끈하게 잘 수 있는 전통적인 난방방식이다. 요즘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많이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기후위기시대에 지구촌에 널리 공유되면 좋겠다. 특히 겨울이 긴 지역에서는. 필자도 이즈음 온돌을 그리워했다.

 

멀리서부터 사람들이 보인다 싶었는데 이 아이들이 비를 맞으며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필자를 발견하고서는 동네어귀에 내린 김에 필자를 만나고 가려고 기다린 것이다.기특하다. 팜플렛 대신에 스마트폰의 영문홈페이지 liferoad.org를 열어서 설명을 해주었다.
멀리서부터 사람들이 보인다 싶었는데 이 아이들이 비를 맞으며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필자를 발견하고서는 동네어귀에 내린 김에 필자를 만나고 가려고 기다린 것이다.기특하다. 팜플렛 대신에 스마트폰의 영문홈페이지 liferoad.org를 열어서 설명을 해주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본을 보여야 한다. 다른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편리만을 편협하게 추구한 나머지, 우리세대는 거의 영구적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핵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

핵발전소는 아이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존재다. 그런 희생을 강요하는 부모세대의 자세를 그대로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아이들은 나중에 생각할 것이다. '우리 부모도 우리에게 이런 강요를 했으니 우리도 아이들에게 그런 짓를 해도 돼!'  바로 이 문제가 무엇보다 크다. 이런 식으로 내려가면 인류는 자멸을 피할 수 없다.

원전은 인류의 양심마저 파괴하는 존재다. 우리는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우리 세대가 무책임하게 낳은 핵쓰레기의 처리에 대해 두고 두고 후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

국경에 이르는 마지막 마을 즈음에서 만난 아이들

 

숙소로 가는 버스에서 만난 주민들. 사우스코리아를 반기는 분위기는 어디서나 비슷하다.
숙소로 가는 버스에서 만난 주민들. 사우스코리아를 반기는 분위기는 어디서나 비슷하다.

 

 

아이들을 만난 마을에서 누군가가 나그네를 집안으로 초대한다. 이름은 Goce 고오체 로서 미국 뉴욕에서 일하고 있다가 잠시 귀국한 이다. 자신의 뉴욕 한국인친구와 영상으로 바로 이야기도 나누게 해준다. 오른쪽은 그의 부친. 지구촌이 좁다.
아이들을 만난 마을에서 누군가가 나그네를 집안으로 초대한다. 이름은 Goce 고오체 로서 미국 뉴욕에서 일하고 있다가 잠시 귀국한 이다. 자신의 뉴욕 한국인친구와 영상으로 바로 이야기도 나누게 해준다. 오른쪽은 그의 부친. 지구촌이 좁다.

이 무렵 길가에서 만난 주민들중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인지 나그네를 보면서 중국인이냐 하고 확인하는 이들이 있었다. 사우스 코리언이라고 하니 안심을 한다. 상황이 심상찮다. 이 바이러스의 문제는 잠복기에도 전염이 된다는 것. 그래서 지구촌이 좁을 지경으로 퍼지고 있다. 필자의 순례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

불가리아로 넘어가는 국경은 해발 1164미터를 넘어가는 고개길이다.
불가리아로 넘어가는 국경은 해발 1164미터를 넘어가는 고개길이다.
국경에 도달해서 파노라마를 본다.
국경에 도달해서 파노라마를 본다.
불가리아로 넘어가는 국경
불가리아로 넘어가는 국경이 보인다.
호텔에서부터 짐을 싣고 올라온 택시기사와 만났다. 함께 기념사진. 걸어서 국경을 넘을 때는 이런 신세를 져야한다.
호텔에서부터 짐을 싣고 올라온 택시기사와 만났다. 함께 기념사진. 걸어서 국경을 넘을 때는 이런 신세를 져야한다.
불가리아 국경을 넘을 때도 통관원들은 걸어서 넘는 필자를 신기해 한다. 때는  2020년 1월29일.
불가리아 국경을 넘을 때도 통관원들은 걸어서 넘는 필자를 신기해 한다. 때는  2020년 1월29일.
필자와 함께 국경을 넘은 짐이다. 큰 가방 속에는 로마에 도착해서 교황께 전할 생명헌장 족자도 들어 있다. 달라이라마 존자와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께도 헌정했던.
필자와 함께 국경을 넘은 짐이다. 큰 가방 속에는 로마에 도착해서 교황께 전할 생명헌장 족자도 들어 있다. 달라이라마 존자와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께도 헌정했던.

편집: 이원영 객원편집위원

(글쓴이 이원영은, 국토미래연구소장이자 원전위험공익정보센터 대표로서, 주로 도보행진을 통하여 탈원전운동 및 핵폐수투기저지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원영 객원편집위원  leewysu@gmail.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