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가는 길

파란 점선을 따라 이제 불가리아 국경을 넘어 소피아를 향한다.
파란 점선을 따라 이제 불가리아 국경을 넘어 소피아를 향한다.
불가리아는 두개의 커다란 산맥과 평원이 있다.  다뉴브강이 북측 경계에 있다.
불가리아는 두개의 커다란 산맥과 평원이 있다.  다뉴브강이 북측 경계에 있다.

 

불가리아에서 며칠동안 머물렀던 작은 호텔.
불가리아에서 며칠동안 머물렀던 작은 호텔.

불가리아로 들어올 무렵 걸으면서 쓴 필자의 글이 한겨레 신문에 실렸다. 이때 필자와 시민활동을 함께 하는 지인에게 다음과 같이 메일을 보냈다.

선생님들께
어제 북마케도니아에서 세번째 유럽국 불가리아로 넘어왔습니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걸은 거리는 모두 604km. 오늘 마침 저의 글이 한겨레에 실렸습니다.

 

그동안 걸으면서 자연스레 정리된 생각을 담은 글입니다. 원제는 <원전 찬양은 민족과 인류에 대한 반역> 이었는데, 한겨레 데스크에서 제목을 바꾸었네요.

[한겨레/이원영] 원전 찬양, 감당할 수 있겠는가

지금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지구촌에 충격과 공포를 주고 있습니다. 한국은 더 걱정됩니다. 잠복기에도 전염되는지의 여부가 더욱 큰 일입니다.

또하나의 걱정은 지난달 중국원전세미나에서도 나온 얘기로서, 이와 같은 사태의 충격으로 중국정부가 통제력을 상실하여 바닷가에 잔뜩 운영하고 있는 원전들 가운데 문제가 생기는 경우입니다. 바이러스는 백신이 나오면 대처할 수 있겠지만 방사능은 영구적이나 다름없고 원천적으로 통제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단 앞으로 며칠 더 지켜보고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소피아에 도착할 무렵이면 방침이 설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이곳은 유럽에서도 한류의 인기가 많은 편이고, 한국을 잘 알고 있는듯 합니다. 지금 같은 시기에 더욱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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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땅을 상징하듯 산과 마을과 평지가 한 눈에 담긴 장면.
불가리아 땅을 상징하듯 산과 마을과 평지가 한 눈에 담긴 장면.

 

 

이런 길을 걷는 동안 만나는 자동차들에게 나그네가 손을 흔들어 준다. 그러면 운전자와 조수석의 사람들도 흔들어준다. 동양인이라고 배척하는 분위기는 없다. 인구밀도는 북마케도니아보다 낮아 보인다.
이런 길을 걷는 동안 만나는 자동차들에게 나그네가 손을 흔들어 준다. 그러면 운전자와 조수석의 사람들도 흔들어준다. 동양인이라고 배척하는 분위기는 없다. 인구밀도는 북마케도니아보다 낮아 보인다.

 

 

나그네에게 호기심을 가진 말들이 성큼 다가와서 나란히 나그네를 마주보고 있다.신선한 체험이다~
나그네에게 호기심을 가진 말들이 성큼 다가와서 나란히 나그네를 마주보고 있다.신선한 체험이다~

 

인구 4만5천의 Kyustendil 시가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민가에서 만난 이 분이
민가에서 만난 이 분이
자신의 과수밭에서 수확한 사과인듯 푸짐하게 주신다. 모레까지 간식이 될 만큼.
자신의 과수밭에서 수확한 사과인듯 푸짐하게 주신다. 모레까지 간식이 될 만큼.

 

도시안에서 대중식당에서 먹은 점심. 푸짐한데다 값도 쌌다.
도시안에서 대중식당에서 먹은 점심. 푸짐한데다 값도 쌌다.

 

이런 길을 걷는 동안 만나는 자동차들에게 나그네가 손을 흔들어 준다. 그러면 운전자와 조수석의 사람들도 흔들어준다. 동양인이라고 배척하는 분위기는 없다.

유럽은 썬팅한 차들이 별로 없다. 차속의 사람들 얼굴표정도 훤히 보인다. 그들중 많은 이가 '저 나그네가 먼 길을 걸어서 여행하고 있다'는 상황을 알아차리고 함박웃음으로 환호를 표현한다. 

여러 대의 차가 연속해서 지나가는 경우 나그네는 잠깐만 손을 흔들고 있어도 많은 환호들을 받는다. 가성비 만점이다. 게다가 상황을 알아차리는 건 여자들이 더 빠르다. 물론 웃음도 더 매력적이다~

마차도 적지 않다.
마차도 적지 않다.
다음날은 1천미터 높이의 고개를 넘어서 28km를 걷는다. 올라가야 할 높이가 550미터쯤 되는 최대의 험난코스를 만났다.
다음날은 1천미터 높이의 고개를 넘어서 28km를 걷는다. 올라가야 할 높이가 550미터쯤 되는 최대의 험난코스를 만났다.

 

오르막 안개길이 인상적이다.
오르막 안개길이 인상적이다.

 

고개길 식당에서 멀리서 걸어온 나그네를 환영해주는 현지주민들과 함께.
고개길 식당에서 멀리서 걸어온 나그네를 환영해주는 현지주민들과 함께.

 

내리막길에서 만난 호수. 유럽에서 처음 만나는 민물 호수다. 필자는 만약 유럽에서 한국식 벼농사를  실험해본다면 이 호수 아래쪽의 평원이 적격의 후보지로 생각되었다. 유럽에는 그런 실험이 필요하다. 
내리막길에서 만난 호수. 유럽에서 처음 만나는 민물 호수다. 필자는 만약 유럽에서 한국식 벼농사를  실험해본다면 이 호수 아래쪽의 평원이 적격의 후보지로 생각되었다. 유럽에는 그런 실험이 필요하다. 
바로 이 일대다.
바로 이 일대다.
이분들은 양봉을 하는 분들이다. 나그네가 걷고 있는 모습을 운전하다가 보았는지, 길목에서 기다린 후 나그네에게 꿀을 선물한다. 감격스런 선물이다. 넉넉한 불가리아의 인심이다. 어떤 주민은 자신이 딴 과일을 주기도 했다.
이분들은 양봉을 하는 분들이다. 나그네가 걷고 있는 모습을 운전하다가 보았는지, 길목에서 기다린 후 나그네에게 꿀을 선물한다. 감격스런 선물이다. 넉넉한 불가리아의 인심이다. 어떤 주민은 자신이 딴 과일을 주기도 했다.

 산을 넘어서 평원에 도달할 무렵 누군가가 기다렸다가 걸어가는 나그네에게 선물을 준다. 양봉을 하시는 분이다. 아마 나그네가 걷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기다린듯 하다. 감격스런 선물이다.

꿀이긴 한데, 고체형태라서 생소했다. 알고 보니 유럽은 딱딱한 꿀도 많이 먹는다. 맛을 보니 역시 꿀이다. 양봉을 하시는 분이다. 숙소에 와서 한 숟갈 먹어보니 맛이 그만이다. 
 

숙소에서 제대로 맛을 보았다. 깊고 그윽한 단맛이 느껴진다. 두고두고 감사히 먹도록 해야겠다.
숙소에서 제대로 맛을 보았다. 깊고 그윽한 단맛이 느껴진다. 두고두고 감사히 먹도록 해야겠다.
숙소로 돌아가는 기차안에서 찍은 바위산의 모습.
숙소로 돌아가는 기차안에서 찍은 바위산의 모습.
산림 간벌하는 이들이 산속의 간이역에 내린다. 간벌을 제대로 해야 자랄 나무가 잘 자란다. 산불방지효과도 크다. 간벌한 나무를 베어서 장작용으로 운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냥 놔두면 썩으면서 온실가스가 나올 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 동네단위의 일자리창출에도 효과적이다. 기후위기시대의 문법이다.
산림 간벌하는 이들이 산속의 간이역에 내린다. 간벌을 제대로 해야 자랄 나무가 잘 자란다. 산불방지효과도 크다. 간벌한 나무를 베어서 장작용으로 운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냥 놔두면 썩으면서 온실가스가 나올 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 동네단위의 일자리창출에도 효과적이다. 기후위기시대의 문법이다.

 

어느 소도시 공원에 있는 위인들의 흉상.
어느 소도시 공원에 있는 위인들의 흉상.

 이 나라도 길거리에 꽤 인물 동상이나 흉상이 많다. 민족적으로 중요한 인사들이다. 우리나라도 독립투사들을 공원에 몰아둘 게 아니라, 길거리에 배치해서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이런 일을 소홀히 하면 어느 틈에 윤석열 같은 매국적 행태가 벌어진다.

불가리아 소피아로 가는 길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 눈이 덮힌 길을 찾느라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이런 아늑한 길을 오랫동안 걷기도 한다.
불가리아 소피아로 가는 길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 눈이 덮힌 길을 찾느라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이런 아늑한 길을 오랫동안 걷기도 한다.

 

이원영 객원편집위원  leewys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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