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단풍(필자촬영)
  내장산 단풍(필자촬영)

가을로 오시지요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낡은 담벼락

펼쳐가는 담쟁이의 근육

햇살에 지친 여름의 끝단에

붉은 잎 염장한 가을로 오시지요

 

바다 위를

쉼 없이 걸어가는

파도의 고단함도 가을은

쪽빛 휴식 같은 썰물 부르지요

 

빨랫줄 널린

생선 바라보다

졸고 있는 고양이의 망상

쉼 찾아 누일 곳은 가을이지요

 

그늘진 주름

젖은 홍시의 비명

물까치 떼 부리 노동력은

가을을 두들기는 소리 핥지요

 

동백을

따라나선 수선화

비켜선 라일락을 불러

예쁜 가을에 꿈같은 봄 꿈꾸지요

 

단풍은

햇살 그윽한 날

떨어져 가을 쌓기 위해

그리도 맑게 예쁜 꽃 피우지요.

 
  내장산 단풍(필자촬영)
  내장산 단풍(필자촬영)

편집 : 박명수 객원편집위원 

박명수 객원편집위원  kosen21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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