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오시지요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낡은 담벼락
펼쳐가는 담쟁이의 근육
햇살에 지친 여름의 끝단에
붉은 잎 염장한 가을로 오시지요
바다 위를
쉼 없이 걸어가는
파도의 고단함도 가을은
쪽빛 휴식 같은 썰물 부르지요
빨랫줄 널린
생선 바라보다
졸고 있는 고양이의 망상
쉼 찾아 누일 곳은 가을이지요
그늘진 주름
젖은 홍시의 비명
물까치 떼 부리 노동력은
가을을 두들기는 소리 핥지요
동백을
따라나선 수선화
비켜선 라일락을 불러
예쁜 가을에 꿈같은 봄 꿈꾸지요
단풍은
햇살 그윽한 날
떨어져 가을 쌓기 위해
그리도 맑게 예쁜 꽃 피우지요.
편집 : 박명수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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