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Chain of Craters Road)
- 케알라코모 전망대(Kealakomo  Lookout)
- 홀레이 씨 아치(Hōlei Sea Arch)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Chain of Craters Road)>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 내에는 중요한 두 개의 도로가 있다. 하나는 킬라우에아 화산 가장자리를 도는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Crater Rim Drive)이고, 또 다른 하나는 킬라우에아 화산 정상 부근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다. 지난 글에 소개했던 Devastation Trail 주차장에서 동쪽을 향하는 도로가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이고, 아래로 향하는 도로는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다. 

▲ 초록 동그라미가 Devastation Trail 주차장, 노란 선이 주요 두 도로, 붉은 선이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 이스트와 웨스트', 파란 선이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이미지 출처 : https://www.nps.gov/havo/planyourvisit/maps.htm)
▲ 초록 동그라미가 Devastation Trail 주차장, 노란 선이 주요 두 도로, 붉은 선이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 이스트와 웨스트', 파란 선이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이미지 출처 : https://www.nps.gov/havo/planyourvisit/maps.htm)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는 이름처럼 도로를 중심으로 작은 분화구들이 체인처럼 이어진다. 1974년 분출한 '루아마누' 분화구(Luamanu crater)를 시작으로 '푸히마우'(Puhimau), '히이아카'(Hi‘iaka), '파우아히' (Pauahi), '알로이'(Alo‘i), '마카오푸히'(Makaopuhi) 등이 도로 주변 분화구들이다. 보통 차로 이동하며 주차한 후 이곳저곳을 걸어가며 볼 수 있다. 

▲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에 있는 분화구 및 명소(이미지 출처 : 구글 지도)
▲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에 있는 분화구 및 명소(이미지 출처 : 구글 지도)

1928년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의  해발 1,219m 지점에서 출발해서 아래로 마카오푸히 분화구(Makaopuhi Crater) 가장자리까지 13km 도로가 처음 개통되었다. 1959년에는 칼라파나(Kalapana) 해안 마을까지 연장됐다. 1969년 마우나울루(Mauna Ulu) 화산 폭발 후 이 도로는 부분적으로 묻혔다가, 1979년 현재의 코스(편도 30.3km)로 재개통됐다. 

▲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 멀리 보이는 방패 모양의 산이  마우나울루(Mauna Ulu) 분화구
▲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 멀리 보이는 방패 모양의 산이  마우나울루(Mauna Ulu) 분화구

이 도로 부근에는 여러 마을과 유적지들이 있었다. 하지만 1969~1974년 마우나울루 화산 폭발 후 마을들과 수천 개의 고고학 유적지는 용암 아래에 묻혔다. 이후 도로 동쪽에 있던 푸우오오(Puʻu ʻŌʻō) 화산이 1983년에서 2018년까지 35년 동안 끊임없이 분화했다. 이 도로는 1996년 푸우오오 용암이 도로를 덮은 곳에서 끝난다. 지난 60년 중 41년 동안, 용암이 이 도로를 가로질러 흘러 도로는 수시로 폐쇄되곤 했다. 인간도 참으로 끈질기다. 용암에 묻히면 또 공사하고 개통하고, 또 공사하고 개통하고를 41년 동안 반복한 것이니 말이다. 

▲ 달리는 차 안에서 찍은 홀레이 팔리'(Hōlei Pali) 절벽. 마우나울루 용임이 남서쪽으로 흘러내리면서 형성된 400m 높이 절벽 
▲ 달리는 차 안에서 찍은 홀레이 팔리'(Hōlei Pali) 절벽. 마우나울루 용임이 남서쪽으로 흘러내리면서 형성된 400m 높이 절벽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는 빅아일랜드에서 가장 멋진 도로로 꼽힌다. 수십 년간 계속 분출된 용암들이 장관을 이루는 풍경들은 매우 독특하다. 이 도로는 화산의 여러 특징을 가능한 한 많이 보여주기 위해 만든 도로라 그런지, 중간중간 명소와 트레킹 코스가 즐비하다. 일주일 이상 잡아야 구석구석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이 도로를 달리면서 세 곳(빨간 동그라미)만 방문했다. 케알라코모 전망대(Kealakomo Lookout), 홀레이 씨 아치(Hōlei Sea Arch) 그리고 푸울로아 암각화(Pu'uloa Petroglyphs) 언덕이다.

▲ 케알라코모 전망대(Kealakomo Lookout),홀레이 씨 아치(Hōlei Sea Arch), 푸울로아 암각화(Pu'uloa Petroglyphs) 밭(사진 출처 : https://www.nps.gov/havo/index.htm)
▲ 케알라코모 전망대(Kealakomo Lookout),홀레이 씨 아치(Hōlei Sea Arch), 푸울로아 암각화(Pu'uloa Petroglyphs) 밭(사진 출처 : https://www.nps.gov/havo/index.htm)

<케알라코모 전망대(Kealakomo  Lookout)>

Keala는 길이라는 뜻이고 komo는 입구라는 뜻이라 한다. '입구 길'이라는 의미를 가진 'Kealakomo'는 고대 하와이 해안 마을이자 소금 생산의 중심지였다. 이마도 해안에서 육지로 올라가는 길 입구에 있는 마을이었지 싶다.  하지만 1868년 지진과 쓰나미로 파괴되어 일부만 남은 후, 1969~1974년 분화한 마우나울루 화산 용암에 대부분 묻혔다. 이 폭발로 용암은 바다를 향해 딜려가 0.85㎢(200에이커) 넓이의 새 땅을 만들었다. 

 ▲케알라코모 전망대(Kealakomo  Lookout)에서
 ▲케알라코모 전망대(Kealakomo  Lookout)에서

해발 600m에 위치한 케알라코모 전망대는 화산 공원에서 만난 가장 아름다운 전망대라고 생각한다. 마을을 덮어버린 용암 지대 위에 세워진 전망대는 태평양과 해안선, 광대한 용암들이 파노라마처럼 장엄하게 펼쳐지는 탁 트인 언덕에 자리 잡았다. 마우나울루 화산 폭발 때 나온 거칠게 들쑥날쑥하고 칙칙한 검은 아아( 'a'a) 용암과 부드러운 은회색 파호에호(pāhoehoe) 용암이 제 모습을 뽐내며 전망대 주변을 장식하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로 파괴되고, 용암이 마을을 덮쳤을 때 이 땅은 한 톨 생명의 울부짖음마저도 사그라져가는 처절한 곳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땅은 무척 평화로워 보인다. 새 생명은 싹을 틔우고 있고, 인간은 새 전망을 즐기고 있다.

▲ 케알라코모 전망대(Kealakomo  Lookout)에서  아아( 'a'a) 용암
▲ 케알라코모 전망대(Kealakomo  Lookout)에서  아아( 'a'a) 용암

지금 지구는 무엇보다도 기후 위기로 인한 재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모든 피조물 중 특히 인류는 살아남기 어렵다. 하지만 한바탕 재앙이 휩쓸고 간 후 지구는 또 회복할 것이고, 평화를 찾을 것이다. 결국 기후 위기는 지구의 위기가 아니라 인간의 위기일 뿐이다. 지구는 시간만 주면 회복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기에...

▲ 케알라코모 전망대(Kealakomo  Lookout)에서
▲ 케알라코모 전망대(Kealakomo  Lookout)에서

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바다의 경계는 분명치 않다. 구름도 깜박 속은 듯하다. 구름은 시리게도 푸른 바다가 하늘인 듯싶어 풍덩 뛰어들었다. 깜짝 놀라 '어~~ 여기가 아닌데...' 하곤 다시 사르륵사르륵 바닷속에서 피어올라 하늘로 뭉게뭉게 날아가는 것 같다. 하늘에 구름이 없으면 재미가 없듯, 바다도 구름이 없으면 심심했을 듯...

<홀레이 씨 아치(Hōlei Sea Arch)>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 끝 게이트를 지나 300m 정도 걸어가면 '홀레이 시 아치'가 있다. 약 550년 전 태평양을 향해 흘러 내려온 용암은 24~28m 높이의 가파른 해안 절벽을 만들었다. 해안 절벽은 파도에 쓸리고 닦였다. 용암은 단단한 정도에 따라 차별적인 침식을 받아 절경을 만들어 냈다. 550년 동안 천천히... 자연의 솜씨로 빚어낸 '홀레이 시 아치'와 같은 절경은 빅아일랜드 남부 해안선 여러 지역에서 만날 수 있다. 

▲ 홀레이 씨 아치(Hōlei Sea Arch)
▲ 홀레이 씨 아치(Hōlei Sea Arch)

아래 안내판 설명을 보자면 새로운 용암이 식어 암석으로 변하는 순간 해양 침식은 시작된다. 순식간에 밀어닥친 바람과 물의 힘은 절벽을 부수기 시작한다. 하와이 남쪽 가장자리 바다는 거칠고 격렬한 파도로 유명하다. 파도와 바람은 절벽을 천천히 부수고 바위를 닳게 하여 바다 동굴을 만든다. 파도가 새로운 바다 동굴에 부딪히면 물은 동굴의 맨 뒷벽에 부딪혀 튕겨 나온다. 이 물의 힘으로 동굴은 침식되어 아름다운 조각품, 바다 아치가 된다. 이 아치도 시간이 지나면 파도의 힘으로 인해 무너져 내리고, 시스택(sea stack / 수직 바위 기둥)만 남게 된다. 이 바위는 또 바다 아치가 될 것이다. 이렇게 바다 아치의 생성과 소멸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섬의 해안선은 계속 변화한다.

▲ 푸나 해안을 따라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는 바다 아치 형성 단계. 절벽(왼쪽), 바다 아치(가운데), 붕괴 후 남아 있는 sea stack(수직 돌기둥)
▲ 푸나 해안을 따라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는 바다 아치 형성 단계. 절벽(왼쪽), 바다 아치(가운데), 붕괴 후 남아 있는 sea stack(수직 돌기둥)

화무십일홍이라는 말도 있듯이 아름다운 바다 아치는 바람과 물과 세월을 이기진 못한다. 그 일시적 아름다움에 반해 가까이 바위를 영접하려던 사람들도 종종 목숨을 잃는다. 자연이 거리를 달라고 할 때, 오지 말라고 할 때는 멀리 있는 것이 상책인데....  

푸울로아 암각화(Pu'uloa Petroglyphs)는 다음 편에...

참고 사이트 : 위키백과
참고 사이트 :  하와이 화산공원 홈페이지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하성환 편집위원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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