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를 점입가경(漸入假境 )으로 만든 가짜 인간~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2024년 4월 총선에서의 부정선거를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고 발설하여 지금까지 부정선거라는 단어로 나라가 온통 시끌시끌하다. 야권의 192석이라는 압도적인 총선 승리를 여당과 집권세력에서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이었겠지만 극우 유튜브에서 무작정 주장하는 부정선거를 계엄의 구실로 삼았다는 것은 집권자로서 정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처사였다.   

부정선거를 밝히고 싶었으면 자료와 근거를 면밀히 준비하여 행정소송 등을 통하여 밝히면 될 일을 하필 계엄군을 동원하여 선관위와 국회를 장악하려고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보수 시민단체가 제기한 수백 건의 부정선거 소송이 기각 내지는 패소한 응어리가 남아 홧김에 불을 지른 것인가? 별 것도 아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듯이 억측에 불과한 부정선거로 나라를 아수라장 만든 윤석열 대통령은 거꾸로 구치소에 수감되는 치욕을 당하고 있다.

필자가 과문한지 모르겠으나 집권당과 집권세력이 부정선거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힘당과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 최초인 것 같다. 생각해 보라. 권력이 없는 야당이 무슨 힘이 있어 선관위와 짜고 부정선거를 획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서슬퍼런 집권세력의 감시가 있고 특히, 무시무시한 검찰독재를 휘두르는 윤석열 정부 하에서 선관위가 야당을 도와 부정선거를 했다? 중학교를 졸업한 상식만으로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억지와 궤변에 불과하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원래 부정선거는 역사적으로 세계적으로 집권세력의 전유물이었다. 민주주의가 발전하지 못한 후진국일수록 집권세력이 선거관리 권한을 움켜쥐고 민의를 조작한 부정선거로 장기집권을 획책했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승만의 3.15 부정선거, 박정희의 1971년 대선 부정선거 의혹에 이은 통일주체국민회의 조작 행태는 모두 권력을 움켜쥔 독재자가 저지른 부정선거였지 어디 감히 야당이 부정선거를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세상에 어느 선관위가 집권세력을 무시하며 야당을 위해 부정선거를 획책할까? 선관위가 망하려고 작정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언감생심도 못할 말도 안되고 어림 턱도 없는 이야기이다. 자고로 역사적으로 부정선거는 집권세력의 전유물이다. 야당이 무슨 수로, 무슨 능력으로 선관위를 끌어들여 부정선거를 한다는 것인가? 사악한 집권세력이 선관위를 휘어잡고 부정선거를 하고 싶은데 선관위가 휘둘리지 않아 부정선거를 하지못한 분풀이로 괘씸죄를 묻는 전근대적이고 전형적인 독재자의 악랄한 발상일 뿐이다. 

우리나라도 오랜 군사독재를 거치며 수십 년 치열한 민주화 투쟁의 결과로 1987년 6월 항쟁의 결실을 맺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통해 비로소 공정한 선거관리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그동안 집권세력이 관리했던 선거를 여야가 중립적인 선관위와 함께 참여하여 공정하게 관리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였고 그후 지금까지 세계적으로도 손색없는 비교적 공정한 선거를 해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선거감시를 집권세력인 행정안전부에서 하기 때문에 집권세력에게 불리한 부정선거는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다. 오히려 야당은 외톨이 신세로 눈을 부릅뜨고 고군분투해야 하는 불리한 여건에서 번번히 선거를 치른다고 봐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이 부정선거를 당하였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칼을 가진 사람이 맨주먹의 사람에게 당하였다고 엄살을 부리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그런 주장은 집권당이 바보같이 힘 없는 야당에게 맥없이 당했다고 무능력의 치부를 고백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1월4일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광장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하는 베를린 제3차 시국집회가 열렸다. (글 사진 한겨레신문 장예지 특파원)
1월4일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광장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하는 베를린 제3차 시국집회가 열렸다. (글 사진 한겨레신문 장예지 특파원)

이치가 이러므로 윤석열 대통령은 상식에 맞지 않는 언행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고래로부터 부정선거를 당했다고 외치는 것은 야당이었지 집권 세력은 부정선거를 당할 근거가 99% 없기 때문이다. 1987년 이후 여러 번의 재검표가 있었지만 집계의 소소한 오차는 있었을지언정 당락이 뒤바뀐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국힘당과 윤석열 정부의 남탓, 야당 헐뜯기는 상상을 초월하지만 집권 세력답지 않은 그런 찌질한 행태가 국민들을 진절머리 나게 한다. 혹시 국힘당과 윤석렬 정부는 스스로 야당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일까?

국힘당에서 문정부 내내 부정선거 억지를 부리니 선관위에서 2024년 4.13 총선에서는 투표 공정성을 위해 수십 억 원의 비용을 더 쓰면서 전산 집계와 수개표를 병행했다고 한다. 그 결과 전산 집계와 수개표 집계가 일치했다고 한다. 투표 부정을 위해서는 전산조작원과 수개표요원을 모두 매수해야 하는데, 현실적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투표함 자체를 바꿔치기 하는 방법도 여야 참관인이 끝까지 동행하며 감시하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지는 쪽이 단골메뉴로 주장하는 투표부정, 자기편을 결집시키며 상대편을 흔드는 양수겸장이지만 이제는  근거없이 떠드는 주장에 합당한 책임을 묻는 엄격한 법을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계엄 후 12월4일 사표를 내면서 "2년 6개월 동안 순간순간이 행복했다"고 토설했는데, 그의 임기 5개월 만에 10.29 이태원 참사로 159명의 젊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깡그리 잊은 것인가? 임기 동안 무슨 행복한 일이 많았길래 그런 철부지 막말을 내뱉는 것인가? 윤석열 정부 각료들은 하나같이 사이코 수준이 아니면 자격이 없는 것 같다. 또한 4.13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 주관 부서 장관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총선 후 즉시 물러났어야 했다. 아니, 대통령이 즉시 이상민을 파면처리 했어야 했다. 이상민이 떳떳하게 행복 운운하니 부정선거는 없었던 것이 확실한 것 같다. 

계엄 계획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예비역 노상원이 '선관위원 잡아서 족치면 부정선거 자백하게 되어 있다.' '야구방망이 케이블타이 복면을 준비하라.' '선관위 홈페이지에 부정선거 자수글 올리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수사기록을 보면 있지도 않은 부정선거를 고문과 구타로 조작하고 만들어 내려는 천인공노 경천동지의 음모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이 하루만에 해제될 줄 알고 혼만 내려고 계엄을 했다고 횡설수설하는데, 바보의 뇌피셜인가? 의원을 끌어내라고 한 것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했다니, 제2의 '바이든 날리면'인가? 어떤 요원을 끌어내려고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했다는 것인가? 이게 뭔소리인지, 한국말인데도 해석이 되지 않는다. 거짓말이 계속 꼬이고 있다. <계엄령이 계몽령이었다>는 말은 국민에게 개꿈을 꾸라는 개몽령이라는 것인가? 도대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언어도단을 태연하게 토설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말 서울법대를 나온 것이 맞나? 9수 만에 사법고시 합격한 것이 맞나? 그의 언행들을 보면 아무리 극우 유트브에 세뇌되었다 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불성설의 유치찬란한 끝판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의 화려한 이력이 심히 의심스럽다. 혹시 그가 부정선거를 확신하는 것처럼 서울법대도 어떻게 뒷구멍으로 들어가서 사법고시도 컨닝을 해서 9번만에 간신히 턱걸이 한 것은 아닐까?

좀 심한 비약이지만 그의 언행이 검찰총장, 대통령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처구니없고, 돈키호테는 웃기기나 하지만 그의 행실은 불쾌감과 짜증만 유발하니 그런 합리적 의심에까지 다다른다. 그의 이력이 부정으로 점철되어서 자기의 맘에 들지 않는 일이나 선거는 다 부정으로 보이는 것일까?

그는 3년 동안 나라를 점입가경(漸入佳境)이 아니라 점입가경(漸入假境)으로 만든 가짜 인간이었을까?

서울 전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관저 인근 ‘노동자 시민 윤석열 체포대회’ 농성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안경에 김이 서린 한 시민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글 사진 한겨레신문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서울 전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관저 인근 ‘노동자 시민 윤석열 체포대회’ 농성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안경에 김이 서린 한 시민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글 사진 한겨레신문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편집 : 조형식 편집위원, 하성환 편집위원

조형식 편집위원  july2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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