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역사 강사, '역사의 죄인'의 편에 서다"
전한길(본명 전유관) 강사가 최근 부정선거 의혹 제기,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 참여 등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 같은 행보로 인한 협박 메일들과 위험에 노출되었다면서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였다. 처음에는 어떤 뜻도 없이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며 나섰던 전한길 강사, 그러나 그는 현재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부정선거론을 부정한 이준석 의원 등을 비판하며 점차 노골적으로 본인의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개인적 回想
필자는 개인적으로 한국사·세계사를 가리지 않고 역사에 꽤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 고등학생 시절 순전히 역사에 대한 호기심으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을 취득하기도 했고, 현재는 3월에 있을 세계사 능력 검정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역사에 대한 마음이 시들 무렵 전한길 강사의 유튜브 영상 몇 편을 보고 어느새 나는 그의 팬이 되어있었다.
일 년 전 그는 필자가 거주하는 마을의 한 교회를 찾았다. 작은 마을에 있는 교회에 '스타 강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그의 강연을 들었다. 대한민국이 '헬조선'이라면서 푸념하는 우리 세대를 따끔하게 혼내는 모습을 보면서 21세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잠시 깊이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강연이 끝나고 전한길 강사는 예배당 밖에서 이어지는 사진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었다. 필자는 제일 먼저 나가서 그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한국 교회 성도를 사랑하는 마음에 작은 마을의 교회를 찾아오고 한 사람씩 정성스럽게 사진을 찍어주던 모습이 인상 깊게 남아있다.
그 뒤로도 그가 MBC <라디오 스타>와 같은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마음속으로 그를 응원했었다. 문득 그가 김효은 씨처럼 정치에 발을 들이려는 뜻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자신은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되는 것에 관심이 없고, 청년 시절 故 황수관 박사의 국회의원 출마를 뜯어말렸다는 본인의 에피소드를 풀었던 영상을 보며 팬으로서 내심 안도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돌연 정치적인 영상들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연달아 게재하는 상황을 보면서 혹시 딥페이크 피해를 당한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는 대단히 비상식적인 부정선거론을 들고나오면서 우파도 극우도 아닌 '상식파'를 자처하였다. 필자는 다른 생각보다 이렇게까지 해서 본인의 인지도를 올리거나 돈을 벌 필요가 전혀 없는 일타 강사가 무엇이 아쉬워서 '극우 코인'을 탔는지 심히 개탄스러울 뿐이다.
강사에게도 정치적 중립 엄격히 적용해야
사실 필자는 공무원도, 기자도 정당에 가입해도 된다고 본다. 공무원이나 기자가 특정 정당에 가입하고 심지어 정치적인 활동을 하더라도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한다면 국민 생활에 어떠한 악영향도 주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나 강사는 다르다.
교사와 강사는 자라나는 다음 세대의 교육자들이다. 어떤 기자가 특정 정치적 집회에 참여한다고 해서 착각에 빠지는 국민은 없다. 그러나 어제까지 학교 또는 학원에서 본인을 가르쳤던 교사가 집회에 나간 사실을 알게 된다면 학생들은 필연적으로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스승은 제자에게 존경의 대상이다. 청소년에게 선생님은 교과 외에도 인생에 뼈와 살이 되는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크고 든든한 존재다. 그런 선생님이 집회에 나가서 윤석열 탄핵 반대를 외친다면 청소년들은 내가 얼마 전까지 따르던 사람의 발언을 '진리'로 느끼게 되기 마련이다.
전한길 씨가 연봉 60억 원을 포기하고 소신 발언을 한다며 존경의 뜻을 전하는 댓글들이 보인다. 그가 이러한 언행에 어떤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는 본인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정선거 의혹이나 야당과 선관위, 공직자들을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 과거 수험생을 대변하여 목소리를 내던 '선생님'의 모습은 사라진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국회에 군이 난입한 참상을 전 국민이 봤음에도, 그것을 '구국의 결단'으로 포장하는 세력의 모습이 버젓이 등장하고 있다. 엄중한 처벌을 애써 회피하고자 궤변을 늘어놓는 내란수괴와 그 공범들은 이해할 수 있다고 치자. 가장 심각한 존재는 '말리는 시누이'들이다.
내란범 따르는 교인 반성해야
전 씨가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한 교회 목사는 주일예배 때 공당 대표를 대놓고 비난하는 제목을 가지고 설교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야당과 그 당수가 파멸하고 12.3 내란이 정당화되는 것이 '자유 대한민국'인 것일까. "하나님 까불면 죽는다"라고 했으나 이러나저러나 전광훈 씨 같은 자가 진정 이 나라의 참된 목회자일까.
진정 '상식파'라면 쿠데타 실패자가 아니라, 내란 사태로 무너져가는 나라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국민을 보며 눈물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예수께선 구치소 독방에도, 부산역 광장에도 계시지 않는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기도와 더불어 혼란스러운 정국 속 구세주를 참칭하는 자의 등장과 외세의 위협을 경계하는 것이 옳다.
끝으로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이 한 목회자가 보내준 성경을 읽으며 옥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내란 수괴인 윤석열의 성경 통독이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내란 정당화 등 자기 위로의 목적이 아니길 바란다.
편집 : 심창식 편집장, 하성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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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도 내란세력과 함께 인생을 망치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