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루아-코나(Kailua Kona)라는 곳>
'카일루아-코나'는 빅아일랜드에서 힐로 다음으로 큰 도시다. 보통 '카일루아'를 빼고 '코나' 시라고 부른다. 빅아일랜드 서쪽 상업과 관광업의 중심지로, 면적은 103.3km²이고, 2020년 조사 기준으로 인구는 약 2만 명이다. 국제공항도 있는 코나는 빅아일랜드 관광객들의 여행 거점이다.
코나 시에는 몇 개의 역사적인 장소들이 있다. 1838년에 지어진 하와이 왕족 여름 별장인 '훌리헤에 궁전', 1820년에 세워진 가장 오래된 '모쿠아이카우아' 교회, 카메하메하 왕이 개인 신전으로 사용했던 '아후에나 헤이아우'와 같은 곳이다. 아후에나 헤이아우'신전을 제외하고 걸어서 쉽게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코나 지구(Kona District)>
코나 시를 넘어서 '코나 지구'라는 곳이 있다. 코나 북부와 코나 남부를 합친 '코나 지구'는 빅아일랜드 서쪽 해안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넓은 지역이다. 보통 '코나에 간다' 하면 '코나 지구'를 말한다.
'코나 지구'는 빅아일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다. 첫째 이유는 늘 맑고 화창한 날씨 때문이다. 열대성 반건조 기후로 일 년 내내 따뜻하고 습하지 않다. 둘째 이유는 서쪽 해안에 아름다운 해변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화산 마우나로아가 병풍처럼 북동쪽에서 오는 바람을 막아주어 코나 앞 바다는 늘 맑고 잔잔하다. 수영, 스노클링, 다이빙, 세일링, 돌고래 구경 등을 하며 쉬엄쉬엄 놀기 아주 좋은 지역이다.
<코나 커피(Kona coffee)>
코나 커피는 미국에서 재배하는 유일한 원두다. 빅아일랜드 코나 지구의 북부와 남부에서 자란다.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Blue mountain), 예멘의 모카(Mocha)와 함께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라고 한다. 백악관 공식 만찬 시 제공될 정도로 귀하고 비싼 커피다.
코나 커피가 깊은 맛과 향을 가진 이유는 재배에 이상적인 기후와 토양를 가졌기 때문이다. 아침의 따가운 햇볕, 온종일 구름이나 비가 없는 화창한 날씨, 시원한 바람 그리고 후알라라이 화산과 마우나로아 화산의 해발 4,000m 이상 산비탈,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 토양에서 자란 덕에 최고의 커피가 되었다.
코나 커피 공장도 추천 여행지다. 안내원을 따라가면서 커피의 역사부터 공정까지 설명을 듣는 것은 한나절이 걸린다고 했다. 머릿속에 온통 해변으로 가득 차 있는 아이들을 위해 야외 커피숍에서 커피만 잠깐 마셨다. 커피 맛을 잘 몰라서 그런지…. 사위가 매일 아침 손수 갈아 내려준 커피가 더 맛있었다.
< 쿠키오 해변(Kukio beach)>
'쿠키오 해변'은 코나 시에서 약 40분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숨은 해변이다. 우리 숙소를 관리하는 현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다. 푸른바다거북과 함께 수영하며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최고로 아름다운 해변이라고 해서 모두 마음이 들떴다.
하와이 해변은 모두 공공 무료 해변이라지만, 이 해변은 바로 가까이 있는 하룻밤에 200만 원짜리 5성급 호텔 '포시즌스 후알랄라이 리조트' 손님을 위한 해변 같았다. 해변으로 가기 위해선 리조트 입구 수위실에서 공공 해변으로 간다고 해야 안전 바를 열어준다. 샤워실도 화장실도 있어 시설은 양호하지만 공공 주차장은 30대 정도만 들어갈 정도로 좁다. 성수기에는 이른 아침에 주차장이 다 찬다고 한다. 우리는 비수기인 9월 중순에 갔기 때문에 다행히 입장할 수 있었다.
미국 최고의 호텔에서 머무는 사람들이 즐기는 해변이라고 하니.. 얼마나 좋을까? 정말 좋았다. 화창한 날씨, 선선한 바람, 잔잔한 파도, 물속이 훤히 보이는 맑고 깨끗한 바다, 하얀 백사장, 해변을 감싸고 있는 코코넛 야자수와 아이언우드, 놀기 좋은 바위 웅덩이, 가끔 물속에 등장하는 푸른바다거북 등 해변이 갖출 수 있는 모든 것을 갖고 있었다.
사람이 거의 없어서 우리 전용 해변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 넓은 해변을 맘껏 즐겼다. 아이들은 원 없이 수영과 스노클링을 했고, 나도 스노클링을 한참 동안 했다. 아이들이 하루 가보고는 얼마나 좋은지 또 가고 싶어 해서 '코나에서는 역시 해변이야' 하면서 이틀 연속으로 갔다.
나는 수영은 배웠으나 잘하지 못한다. 오죽하면 딸이 내가 수영하는 걸 보고 "엄마, 로봇이 수영하는 것 같아"라고 놀렸을까. 물에만 들어가면 몸이 뻣뻣해지고 물속에 고개를 넣으면 살짝 겁에 질려 깊은 곳이 아님에도 버둥거릴 때도 있다. 특히 바다에서는 파도가 있어서 더 못한다. 어려서 물에 빠져 놀랐던 공포를 극복하지 못했다.
예전부터 해변에 가면 아이들이 노는 걸 그냥 구경만 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아이들은 엄마를 그냥 둘 수 없다는 듯 팔뚝 튜브를 끼워주고 튜브도 불어주고 만반의 준비를 한 후 같이 바다에 들어가 주었다. 아이들 덕에 난생처음 스노클링을 실컷 했다. 바닷속의 각양각색 물고기를 보는 것이 뭣이 그리 대단한가? 생각했는데.... 물고기들이 너무 예뻤다. 특히 무리지어 다니는 보라색, 노란색 물고기를 봤을 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유유히 자신의 길을 가는 푸른바다거북이 내 곁에 있을 때는 영광스럽기까지 했다.
아이들이 늘 가까이 나를 지켜보고 있어서 안심하고 바닷속에서 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려서는 내가 다 돌봐주었는데.. 이제는 역전되어 내가 돌봄을 받고 있다. 이것이 인생이란 건가?
코나 해변에서 꼭 봐야 할 것이 해넘이다. 해변 모두 서쪽을 향하고 있기에 해가 떨어지는 것을 해변에 앉아서 볼 수 있다. 첫째 날엔 아이들이 해넘이 노을에 넋을 빼앗겼고,
둘째 날엔 우리가 넋을 빼앗겼다.
<하와이 전통 음식 포케(Poke)>
힐로에서도 포케를 한번 먹었다. 쿠키오 해변에서도 포케를 점심으로 먹었다. 하와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전통 음식인 포케는 하와이어로 '자르다'란 뜻이다. 날생선을 깍둑썰기로 잘라 소스에 버무린 요리다.
고대 하와이 사람들은 갓 잡은 싱싱한 생선(보통 참치)을 소금, 해초, 쿠쿠이 너트 등에 버무려 먹었다. 중국과 일본 이민자가 들어오면서 간장과 참기름이 들어 간 간장 소스와 세사미 소스로 버무린 포케가 생겼다. 다른 나라 이민자가 들어올 때마다 그들만의 조미료가 더해져 다양한 포케가 만들어졌다.
힐로에서는 반얀트리 드라이브 초입에 있는 'Suisan Fish Market'에서 '포케 볼'을 사 먹었다. 밥을 먼저 담고 포케를 정하면 그 위에 포케를 수북이 담아준다. 그런데 생선 양념 맛이 밥에 배어 밥이 비릿하니 영 입맛에 맞지 않았다. 밥 위에 올려진 어떤 포케는 살짝 익은 것도 같았다.
코나에서는 포케 맛집 'Da Poke Shack'에서 포케만 샀다. 밥은 미리 도시락에 지어갔다. 흰쌀밥 위에 김자반을 뿌려, 하와이 전통 포케, 간장 포케, 매운 포케, 세사미 갈릭 포케, 연어 포케, 문어 포케 등과 해초 샐러드, 무 초무침과 함께 먹었다. 어찌나 꿀맛이던지... 이틀 연속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우리끼리 포케 순위를 정했는데 간장 포케가 1위로 선정되었다.
이렇게 빅아일랜드 8박9일 일정을 마치고 남은 5박6일 일정을 위해 카우아이섬으로 이동했다.
카우아이섬 여행은 다음 편에...
참고 사이트 : 위키백과
참고 사이트 : https://www.hawaiianairlines.co.kr/hawaii-stories/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하성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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