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 바퀴를 달려온 탄핵의 길, 헌재가 막아 섰다
재판관들은 국민의 고통과 분노를 직시하라
윤석열 탄핵을 외치기 위해 여수에서 서울까지 32차례를 다녀왔다. 여수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350km 정도이니 32차례 왕복이면 22,400km이다. 지구의 둘레가 약 40,075km이니, 지구의 반 바퀴를 달린 셈이다.
지난 12월 3일 윤석열은 가당치도 않은 비상계엄을 선포하였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12월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 그때만 해도 윤석열의 내란행위는 분명하므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인용되어 금방 파면될 것으로 믿었다. 실제 헌법재판소의 심문과정에서도 윤석열의 내란행위는 분명하게 드러나 파면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 심문과정을 보면 초동급부라도 파면이 당연하리라고 알아차렸을 것이다. 변론을 11차(2월25일)까지 연장하며 시간이 지연되었지만, 그때에도 탄핵소추안 인용을 위해 확실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과정이라 여겼다.
그런데 변론 종결 이후 이미 한 달이 지났는데도 헌법재판소는 선고를 하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전대통령 때에는 마지막 변론 이후 11일, 박근혜 전대통령 때에는 14일 만에 선고가 이루어졌는데, 이번에는 한 달이 넘도록 헌재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으니 여러 가지로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과정에서 지귀연 판사와 심우정 검찰총장은 법을 장난질하여 내란우두머리 윤석열을 석방시켜주었다. 김성훈 경호차장은 수사를 방해하고 증거인멸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구속영장이 계속 기각되고 있다.
혐의가 분명하고, 국민의 70%가 바라는 탄핵소추안 선고를 헌법재판소는 왜 미루고 있는가? 지금도 광화문 일대에는 백만이 넘는 국민이 주말마다 모여 탄핵을 요구하고 있고, 단식까지 하다가 쓰러져가는 국민도 늘고 있는데 말이다.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가, 헌재로부터 나오는가?”
한 때는 모든 권력이 군인으로부터 나오는 때도 있었지만, 결국 총칼을 든 군사정권도 국민의 저항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후에는 모든 권력이 검찰로 넘어갔고, 그 정점에서 윤석열이 그 권력으로 국민을 짓밟으려하다가 지금 저항에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주역의 중천건괘에 항용유회(亢龍有悔)라 하였으니 ‘하늘 끝까지 올라가 내려올 줄 모르는 용은 반드시 후회가 있을 것이다’라는 뜻이다. 오를 줄만 알고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여 패가망신하게 되는 것은 지금까지 역사가 수없이 보여주었다. 윤석열과 검찰이 지금 스스로 그 길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헌재는 무슨 속셈으로 윤석열의 선고를 미루고 있는가? 그 길을 같이 가려 함인가? 이런 저런 추론된 이유가 회자되고 있지만, 어떤 이유로도 선고 지연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지금 국격은 떨어지고 있고, 국민의 고통과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무엇이든 극에 달하면 방향을 바꾼다. 높이 오른 것은 떨어질 것이고, 낮게 짓밟힌 것은 튀어 오를 것이다. 이미 국민의 분노는 터져 부풀고 있다. 계엄령을 선포한 날 국민은 자발적으로 국회로 나가 총칼을 든 계엄군을 온몸으로 막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그 국민들의 염원을 짓밟고 있다. 윤석열의 내란에 동조자가 아니라면 조속히 선고 심판을 하는 것이 국민의 분노를 풀어줄 수 있는 길이다. 지금까지 22,400km를 달렸는데 더 가지 못할 이유는 없다.
편집 : 이현종 편집위원 하성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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