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린 기제, 양심을 당신은 가졌는가?

사진 김승원
사진 김승원

혹자는 묻기를 ‘당신은 위급할 때 처자를 맡길만한 친구를 가졌는가.’하고 묻는다. 인생 살아오면서 일정한 나이를 먹고 잘 살아왔는가를 반추하는 물음표다. 이쯤 해서 나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하늘이 내린 양심이란 기제를 당신은 가졌는가’ 라고 묻고 싶다. 특히 정치권과 그 주변에 있는 인사들에게 말이다.

”有錢無罪 無錢有罪!”

88년은 대한민국에서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해다.

이해 10월, 영등포 교도소에서 공주교도소로 이감되던 죄수 12명이 집단 탈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 시내 한복판으로 몰려와 인질극을 벌이는 등, 9일 동안 서울 장안은 이들에 의해 발칵 뒤집혔다. 경찰들과 대치하는 중 이들 몇몇은 자살하거나 경찰에 사살되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주범은 지강헌이었다. 그는 위 두 행의 사자성어를 우리 시민사회를 향해 폭탄처럼 던지고 사살되었다.

두고두고 저 여덟 글자처럼 그 사회를 극명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이 있었던가. 위 사건이 있었던 때는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인데 저 때에도 공정은 찾을 길 없고 불법과 위법이 난무하고 있었던 때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부장판사가 은퇴하면 관행에 의해 첫 사건 수임료가 무조건 50억이라니 살인자도 피해자로 둔갑시키고도 남을 금품이다. 우리의 검찰과 사법은 이렇게 수십 년 불법을 자행해왔다. 돈도 없고 권력도 없고, 일가 친인척 붙이, 누구 하나 끄나풀 없는 서민들이 불법 앞에 속수무책이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 불법이 대를 이어 세습될 때 해당사회에는 폭도가 등장하는 것은 준비 된 수순이다.

하물며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부패하여 그 권력을 남용하고 직무를 유기하기 시작하면 그 사회는 희망이 없다. 단 일개의 검사라 해도 그 폐해가 클텐데 검찰이라는 기관 자체의 구조적 부패는 한 국가를 망조에 들게 한다. 더구나 그 부패 기관의 총아를 대통령이란 자리에 앉혔으니 그 망상은 하늘에 오르다 못해 급기야 거꾸러졌다.

그러나 백 년동안 키워 온 그 잔당들을 척결하지 않고는 그간 눈깔 빠진 자유민주주의를 찾아올 수도 없고 새 나라 건설도 어불성설이다. 이 대혼란의 정국을 수습하는 데는 무엇이 필요한가.

1. 현재를 세계사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애국으로 뭉친 열정적 인사가 있어야 한다.

2. 어디를 수술해야 하는지를 간명하게 짚어내는 진단의 명의가 있어야 한다.

3. 정확한 진단 아래 적확한 처방이 있어야 한다.

4. 숨 끊어져 가는 '대란민국'에 정상적인 호흡을 불어넣으려면 수술자리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예리하게 수술해 낼 노련한 집도의가 있어야 한다.

5. 이 총체적 위기와 난국을 헤쳐 나가는데 필요한 인재와 용병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을 화합, 융합시킬 수 있는 리더십의 직관을 가진 이가 필요하다.

엊그제부터 조기 대선정국에 돌입했다. 위에 집약한 사항을 대체로 갖춘 인사가 바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이라고 각 계를 대표하는 올 곧은 인사들이 지난해부터 소신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어떻게 돌아가는가. 탄핵이 임박해지자 수박들이 대여섯 등장하여 뜬금없이이재명에게 흠집을 내며 자기들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설쳐댄다. 하다못해 윤석열 같은 함량 미달도 대통령을 했는데 정치권 떨거지들 누군들 못하랴!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의 인기가 높으니 그까짓 거 나라고 못할 소냐, 그런 생각 드는 모양이다. 그들은 모두 이재명보다는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참으로 가소로운 인사들이다. 

여기서 특기할 사항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을 둘러싼 인사들 가운데 어떤 논리든 이재명은 안 된다고 우기는 세력들이다. 대체로 학벌이 좋고 과거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들로 항간에 엘리트라고 이름 붙은 사람들이다. 바로 여기에 이재명을 용납하고 싶지 않은 그들의 비겁한 심리가 도사리고 있는 것을 나는 본다. 학벌로 말하면야 이재명이 그들을 어떻게 따라갈까.

이재명은 세상이 다 아는 흑수저로 소년공 출신이다. 이후에 그가 각고의 노력으로 대학을 갔다면 칭찬해 주어야 하는 것이 마땅한 세상 인심 아닌가. 사시에까지 약관의 나이에 패스했으니 그는 분명 수재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그와 동류이고 싶지 않은 심리의 저변에는 그의 출신 성분을 따지고 싶은 저급함이 도사리고 있음을 또한 본다.

이는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아직도 우리는 왕조시대에 살고 있는가. 양반가를 지나면서 상놈 출신이 목청을 돋우어 큰기침으로 가래침을 뱉었다 하여 무엄한 이놈은 바로 앞 양반가로 끌려가 곤장을 맞다 못해 척살당했다는 일화를 측근으로부터 들은 바가 있다. 양반 세도가는 인민의 생사 여탈권도 갖고 있었던 왕조시대의 반상 DNA가 이들, 엘리트주의자들에겐 아직도 핏속에 꿈틀대는 모양이다.

사진 김승원
사진 김승원

이승만 시대부터 지금 윤석열 정권을 배태시킨 여당은 보수가 아니고 제 국민을 맘대로 학살했던 악당이다. 사람이 아니라 그들은 아예 화제의 대상도 아니다. 그런데 진보라고 자처하는 민주당이, 더구나 같은 당원을 정적 제거하기에 여권이 혈안이 되어있을 때 그들에게 합세하고 몰래 그들과 보조를 맞추고 그들과 함께 여론몰이를 하고, 윤석열 같은 괴질이 정권을 탈취 할망정 이재명이 대권을 잡는 것은 절대로 못 보겠다던 수박들이야말로 이번에 철퇴를 내려야 한다.

아주 드러내놓고 나는 철면피다. 나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서는 국가고 국민이고 아무것도 없다. 권력과 명예와 돈을 위해서는 대의명분도 염치도 버린지 오래다. 적과의 동침은 물론 정적을 제거하는 데는 모든 방법이라도 불사한다. 나라를 팔아먹은들 무엇이 대수냐!

위는 공화정이 시작되고부터 국힘당이 간판만을 바꾸어 달며 공공연히 실천하고 있는 행적들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보수가 절대 아니다. 그들은 세상이 다 아는 악당의 악당원 들이다. 그들은 하늘이 내린 양심의 기제가 아예 없는 종족이다. 저들은 어쩌다가가 아니라 양심 없는 짓들만 골라서 한다. 짐승과 사람을 구별하는 데는 하늘이 내린 양심이라는 기제가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들은 사람이 아니고 짐승이다.

내란수괴에 동조하고 그를 떠받들지 못해 안달하고 폭도들을 부추기고 헌정질서 파괴범을 옹호하는 그들과 며칠 되었다고, 어찌 그들과 함께 앉아서 개헌을 논하랴! 이번에 개헌령을 발포한 국회의장을 어떤 지면에서는 역적이라고 명명한 것을 목도 하기도 했다. 우원식도 수박이라 하더니 그예 본색을 드러냈나? 먼저번처럼 이재명이 대권을 쥐게 될까 봐, 아주 속 들여다 보이는 술수를 쓰고 있다. 뱃속이 검은 것들이여! 이제는 의상을 벗어라!  

당신들, 애국심은 1도 없는 권위주의, 일명 엘리트주의 혹은 귀족주의의 탈을 쓴 비열자들이여! 그 흑두건을 벗고 진정 평등평화를 추구하는 민주시민으로 돌아오라! 

  나보다 머리가 명석한 자를 인정하지 못하는 열등한 자들이여!   시대를 똑바로 통찰하는, 나보다 경륜 높은 자를 수용하고 우러러 보라! 

  흑수저임에도 그는 얼마나 성실하고 청렴하게 살았나.  그를 반드시 죽이려고 300번 넘게 압색하여 검찰조차 소설이라도 쓰려했지만 티끌 하나 잡아  낼 것 없는 인생  앞에 겸허하게 허리를 굽히라! 

마지막으로 이재명이 대권을 쥐는 것을 절대로 반대하는 무리들의 드러내지 못하는 속셈에는 또 두 가지가 있다. 과거에 위법이나 탈법이나 불법을 저지른 경력이 있는 사람들, 정치 검찰, 고위 공직자, 각 국무위원들, 각각 공기관의 공무원들이다. 이재명은 가차 없이 법을 집행할 사람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말로 사바사바 라는 뇌물은 사라질 것이며 공무원의 위법은 발을 못 붙일 것이다.

또 앞으로 불법을 행하여 국민 앞에 눈먼 재화를 긁어 들일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절대로 이재명을 거부할 것이다. 성남 대장동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이재명이 성남 시장만 아니었던들, 관계 정치권이 그 개발 호재로 얼마나 많은 재화, 수천억을 개인 통장에 벌어들였을 것인가.

성남 대장동과 같은 논리로 전국은 아마도 노다지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재명이 들어서서 그 불법구조를 타파하고 꼼짝없이 모든 수익이 국고로 들어 가게끔 했으니 그처럼 미운 놈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이 두가지에 해당하는 인사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사생결단, 이재명은 안 된다고 소리치는 것이다. 이 소리치는 자들의 뱃속은 똑같이 시커멀 것이다. 겉으로 드러낼 마땅한 이유가 없으니 그들은 무조건 무조건 이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너무 콕 찔렀나??

편집 : 심창식 편집장,  하성환 편집위원

김승원 주주  heajo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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