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세 곳의 지역에서 노동자들이 하늘 집을 짓고, 고공 농성 투쟁을 진행 중입니다. 한국옵티칼 해고 노동자 박정혜·소현숙 씨는 평택 공장으로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불탄 구미 공장 옥상에 올라 459일째, 세종호텔 요리사였던 해고자 고진수 씨는 15년 간의 노조 탄압 중단과 정리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명동역 지하차도 교통시설물에서 57일째,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노동자 김형수 씨는 하청 노동자들의 차별 개선과 상여금 회복을 요구하며, 한화오션 본사 앞 30미터 교통감시카메라 철탑에 올라 24일째 고공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아래 비상행동)과 6개 야당(노동당, 녹색당, 더불어민주당, 사회민주당, 정의당, 진보당)이 함께 4월 9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고공농성 3개 사업장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3개 지부 지회는 “윤석열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됐지만, 여전히 고공이라는 어두운 터널에 갇혀 외로이 투쟁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윤석열의 파면을 위해 광장으로 나온 시민들은 거리에서 자본과 권력에 맞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과 연대의 손을 맞잡고 비정규직 철폐·정리해고법 폐지·노조탄압 중단·노동기본권 보장·외국인 투자기업들의 먹튀 방지 등을 함께 외쳐 왔다"라며 "새 세상을 위한 사회대개혁의 시작은 노동 악법에 따라 고공으로 몸을 올린 노동자들이 땅으로 내려오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하기에, 오는 6월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정치인과 집권하고자 하는 정당은 이 고공 농성 3개 사업장 문제에 대해 답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날 기자 회견장에서 정당 대표들은 "12·3 내란 사태를 계기로 이 땅의 기득권들이 노동자들을 내팽개친 우리 사회의 모순을 직시하게 됐다"라며, "자신과 가족의 생계가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고공 농성 노동자들이 가장 앞장서서 행진의 길과 광장의 문을 열어 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가 생존이 보장됨으로써 당당하게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곧 사회대개혁"이라며, 고공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을 지지했습니다. 이들은 "혜택은 다 누리면서 최소한의 노동권과 대화조차 거부하는 이 자본들을 반드시 국회가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라며 "고공 농성 투쟁 노동자들의 승리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대개혁의 시간으로 진입했음을 선언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노동자·시민들의 외침에도 세상이 변하지 않았다는 부끄러움을 씻어 내기 위해 국회와 정당들이 각자의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 공장에서 고공 농성 중인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부장은 “젊은 청춘을 바쳐 일했던 회사는 ‘우리는 하나’라고 했지만 그걸 순순히 믿었던 저희는 그저 쓰다 버리는 소모품처럼 버려졌습니다. 평생 겪어 보지도 못한 일들을 니토덴코를 통해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외국인 투자 기업에 ‘먹튀’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평생을 헌신해 왔던 일터를 잃어야만 하는 피해자는 저희가 마지막이어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제는 국회와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라며, "윤석열이 파면됐지만, 노동자들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결코 아니"라면서,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긴 세월을 공장에서 일한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등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은 여전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 사회 불평등의 핵심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 노조파괴 수단이 된 정리해고법 폐지, 노조 탄압 중단, 노동 기본권 보장, 외국인 투자 기업의 ‘먹튀’ 방지 등 사회대개혁의 핵심 과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고공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천주교 노동사목위원회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에서는 현장에서 기도회와 미사를 봉헌하며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https://www.catholic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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