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온> 편집위원회 운영규약 제7조 4항에 따라 <한겨레:온> 편집위원회는 전월 등록기사 중 '이달의 필진'을 선정하여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합니다. 2025년 4월 <한겨레:온>에는 필진 35명이 참여하여 기사 134건이 올라왔습니다.  그중  간호윤, 김상천, 김형효, 이문복, 이현종 (존칭생략) 필진이 '4월의 필진'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달의 필진'은 연속해서 선정하지 않으며 1년에 최대 4번 선정됩니다.

【4월 이달의 필진 】

1. 간호윤  필진 : 실학으로 읽는 지금 외 2편

2. 김상천 필진 : 유목서사를 위한 서시 외 3편

3. 김형효 필진 : 어머님과 헤어짐을 외 1편

4.  이문복 필진 : 경로당 시국토론 2편

5. 이현종 필진 : 타지에 사는 우리들 외 1편
 

사진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사진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편집위원 한 줄 소감】 

◆ 박춘근 편집위원

한 무제 때 장탕은 일찍이 책서(磔鼠)의 재능을 인정받고도 혹리(酷吏)로 전락한다. 그리고 자진한 뒤에도 시신은 곽()도 없이 관()만 갖추어 소가 끄는 수레에 실려 나가 땅에 묻힌다. 이는 소위 엘리트 출신 한국의 법비들에게 보내는 경종이다. 간호윤 필진의 실학으로 읽은 지금은 계속 이어진다. 촌철살인의 경지가 참으로 놀랍다.
세계의 중심으로서의 문화의 아테네는 곧 서울이라고 확신하는 김상천 필진은 케이철학의 선구자로, 한강 문학의 세계성을 펼쳐 보인다. 4회 연속 기획작이다. 역작이다.
김형효 필진의 어머니, 광장에서 한남동으로 다시 남태령으로 쉼없이 달려가 윤석열은 물러가라고 포효하던 선생 모습과 딴판이다. 더 가까이 더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엄마는 점점 멀어져 가는데.... 지금 이 시각에도 여전히, 부모님과 아들을 번갈아보면서 환생을 떠올리고 있을 선생의 얼굴이 삼삼하다.
이문복 필진의 시는 구수하다. 쉬이 읽혀진다. 시의적절하다. 한 마디로 살아 있다. 벌써 5편까지 이어졌다. 머잖아 한 권의 책으로 나오길 기대한다.

이주민을 향해 한국인이 다 되었네요.”라거나, 장애인을 향해 희망을 가지세요.”라는 말은 당신은 아무리 한국에 오래 살아도 한국인이 될 수 없어.’, ‘당신은 현재의 삶에 희망이 없어.’라는 말을 전제하고 있다는 이현종 필진의 글은 울림이 큰 이야기이다.
 

◆ 조형식 편집위원

정조대왕이 천수를 누리며 정약용 등 실학파들과 함께 조선을 개혁하고 부국강병을 이루었으면 치욕스런 경술국치도 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조의 급작스런 서거 이후 실학파는 제거되고 세도정치 훈구파들이 권력놀이에 빠져 결국 망국에 이르렀습니다. 간호윤 필진의 '실학으로 읽는 지금' 연재를 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 봅니다.

문화비평에 일필휘지를 하며 고답스런 문화 기득권을 벗어나 재야의 문화를 생생하게 살려내   새로운 문화 세계를 선보이는 김상천 필진의 글은 가히 혁명적입니다.

바쁜 일상에서도 먼 길을 달려와 촛불빛혁명의 자리를 지키고 어린 아들의 자라남과 구순 어머니의 늙어감을 바라보며 인생의 심오함을 글에 담아 소중하게 전달하는 김형효 필진, 충청도 어르신의 구수한 사투리로 진단하는 시국이 전문 정치평론가를 무색하게 하는 이문복 필진, 사려깊은 담론으로 독자들과 함께 성찰의 산책길을 걷는 이현종 필진의 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4월의 필진들께 축하의 마음 전합니다. 계절의 여왕, 가정의 달 5월에도 또 많은 필진들께서 한겨레온 글마당을 채우며 높고 고귀한 사상을 펼쳐 보이겠지요? 자못 설레입니다.     

 

◆ 하성환 편집위원 

정의의 여신 디케는 두 눈을 가리고 공정하게 판결하지만 우리나라 대법원 정의의 여인상은 두 눈을 뜨고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따라 판결을 합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해 윤석열이 임명한 대법관들은 법기술자에도 미치지 못하는 법비들임을 간호윤 필진은 단호하고 준엄하게 꾸짖고  있습니다.

한강 작가 작품의 위대함을 동서양 철학을 바탕으로 분석한 김상천 필진의 문예비평은 세계성을 담지한 철학하는 시인 김수영에 이어서 한강 작가 작품이 K-철학의 세계성을 담고 있으며 특히 <시적 산문>을 통해 그 심오함을 보여주였다고 분석하였습니다.

병상에 누워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어머니의 사랑을 어머니에 대한 사랑으로 성찰하는 김형효 필진의 글은 어머니의 위대함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가슴을 울리며 감동을 주었습니다.  

12.3 내란사태와 내란 과정에서 목격하는 부조리한 정치 현실을 충청도 사투리로  구수하면서도 신랄하게, 그리고 예리하게 표현한 이문복 필진의 글을 읽다보면 이름도 명예도 없이 살아가는 말없는 민중들의 기지와 통찰이 놀랍습니다. 아니, 이문복 필진의 문학성에 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12.3 내란을 틈타 이원집정부제나 준내각제 개헌을 시도하며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움직임에 일침을 가한 이현종 필진의 글에 크게 공감하며 특히 <시민의회>를 비롯해 주권자가 개혁 주체가 되는 직접민주주의 실현에  적극 찬동합니다. 고예나 작가를 통해 드러난 사회문화적 차별과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우리 사회 낮은 인식 수준에 대한 글도 성찰하며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형광석 편집위원

실학으로 읽은 지금, 죄는 지은 대로 가고 덕은 닦은 대로 간다. 유목서사를 위한 서시, 그리고 왜 한강인가, 한강의 무엇이 세계인을 사로잡았나? 제도 이대로 두면 전두환, 윤석열은 또 나온다, 그리고 타지에 사는 우리들, 타지로 내모는 우리들. 간호윤, 김상천, 이현종 필진의 글은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끝나지 않는 두 가지 논리의 맞대결’(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이라는 말을 소환합니다. 이러한 카(E. H.Carr)의 말씀을 더 찾아보면서 “사실을 공부하기에 앞서 역사학자를 연구하라”(Study the historian before you begin to study the facts.)는 말씀이 정문일침(頂門一鍼)으로 다가옵니다.

맛과 멋이 드러나는 경로당 시국토론, 어머니와 헤어짐을 준비하는 날이 왔다(부모님이 계시는 집)와 기적이 있으련가? 이문복, 김형효 필진의 글은 장수인이 걸어온 삶의 과정이 날줄과 씨줄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임을 은은하게 보여줍니다.

 

◆ 심창식 편집장

국민들은 윤석열이 자행한 불법적인 비상계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고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치고 있는데 극우세력들은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하며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여정에 훼방을 놓고 있습니다. 국힘당의 친윤계를 비롯한 내란동조 세력이 그렇고, 사법부의 조희대와 지귀연이 그러합니다.  마치 스무고개를 넘는 기분입니다. 시민들은 비상계엄 이후 국회에서 윤석열을 탄핵하기 위한 찬성 200표를 애타게 기다렸고,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을 위한 전원일치 판결이 나기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였으며, 대법원장 조희대의 파기환송심으로 인해  '아! 결국 이렇게 무너지고 마는가!' 하며 절치부심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큰 위기는 넘어간 듯합니다. 매번 위기의 국면마다 한겨레온 필진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한겨레온에 글을 올렸습니다. 위기의 순간순간에는 큰일 났나 싶어 마음을 졸였지만, 크게 보면 모든 게 윤석열이 벌인 자중지란이요 자충수였습니다. 비상계엄이라는 친위 쿠데타로 인해 윤석열의 임기는 앞당겨졌고, 윤석열의 사주를 받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엉터리 졸속 판결을 수반한 사법 쿠데타로 인해 사법개혁의 물꼬가 트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무고개가 거의 끝나가는 느낌이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닙니다. 6월 3일 대선 승리의 그날까지 시민사회의 함성과 한겨레온 필진들의 열정적인 글에 힘입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스무고개가 완성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편집 : 심창식 편집장

심창식 편집장  csh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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