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품은 오늘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좀 더 커 보이려고
좀 더 나아 보이려고
좀 더 큰 햇살 받으려고
장대비에
웃자란 가지들 시샘은
전지가위에 눌려 잘려가듯
자란 만큼 짧은 생애 꺾여간다
장마 뒤에
햇살 따가운 날
콘크리트 강을 건너다가
지렁이 신념이 생을 마치는 날
낮은
해에게 묻고
밤은 별에게 묻는다
여름은 내리는 비에게 묻는다
비와 해와 별
흘린 궁색한 대답은
여름을 내어준 넓이만큼
웃자란 가지에 큰 가위 뒤따르지
염려에 눌리고
상처에 눌리는 날
시간에 눌린 오늘은
피로를 껴안은 채 내일을 품는다.
편집 : 박명수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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