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섭영화인문학]

영화 블로우(blow)”

영화 블로우는 실존 인물 주인공 조지 웅의 삶을 바탕으로 한 범죄 드라마이다. 그는 1970~80년대 콜롬비아의 메데인 카르텔(Medellín Cartel)과 손잡고 미국 내 코카인 유통의 80% 이상을 담당했다. 코카인 소비는 미국 중산층과 상류층 사이에서 성공과 쾌락의 상징이었다. 미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조지 웅은 안전한 유통을 위해서 뇌물과 협박을 이용해 CIA요원들과 정치인, , 경찰, 사법기관까지 카르텔을 형성했다. 막강한 권력을 걸머 쥔 그는 거액을 벌었다. 하지만 그의 말로는 비참했다. 한때의 부귀영화는 국가 권력을 등에 업은 공조직 카르텔에 이용당한 후 효용가치가 없어지자 처참하게 폐기되었다. 이러한 논리는 지그문트 바우만이 설파한 쓰레기 인간이다. 조직에서 이익이 없어진 존재는 곧 쓰레기가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 사례다.

임은정 부장검사가 2023년 3월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에서 열리는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임은정 부장검사가 2023년 3월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에서 열리는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암흑 속의 평택항, 불법의 그림자

63국민주권정부가 들어선 일주일 뒤인 10일 대검찰청은 해외 마약 밀수조직에 대한 세관 직원의 연루·가담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초유의 사건이자 관련 수사외압, 구명 로비 등 세간의 이목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중대 사안으로,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관련 의혹을 신속히 규명하여 엄정처리하고자 한다고 설명하고 윤국권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을 팀장으로 검찰·경찰·국세청·금융정보분석원 등 20여명 규모의 합동수사팀을 서울동부지검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발생 2년여 만이다. 당시 법무부장관 한동훈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마약 범죄는 그 자체로도 위험하다. 중요한 사실은 도이치모터스,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평택항 마약 밀수 의혹과 수사외압, 경찰 인사 개입으로 국가 시스템 전반에 걸친 외압 로비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종호가 관련되었다는 사실이다. 정치평론가 장성철은 평택항에서 최은순 씨가 운영하는 농수산물 수입업체가 마늘과 배추 사이에 시가 1조 원의 양귀비를 숨겨 왔다. 무게만 1740kg으로 50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용산에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백해룡 경정은 인천세관은 도마에 마약을 숨겨와도 모르는 엉성한 기관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과 검찰·경찰·관세청 고위 간부들이 사건을 무마하려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찰청 간부인 조병노와 당시 영등포경찰서장 김찬수가 자신에게 용산이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가 중단된 배경에 이종호-김건희 라인의 외압 가능성도 거론했다. 백경정은 노상원이 한동훈을 수거하려 한 것도 마약의 비밀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누가  반국가  세력인가!

국가기관 구성원들이 황금에 눈이 어두워 불법 자본가와 결탁하면 그들은 더 이상 국민의 공복이 아니라 국가 기강을 무너뜨리고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반국가 세력일 뿐이다. 불법 자본은 기름이 되어 그들에게 윤활유처럼 작동하고, 방패가 된 권력은 이를 은폐하고자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내란이나 외환의 죄를 일으킨다. 뿐만아니라 핵심 요원은 의문의 자살을 당하기도 한다. 영화 블로우의 진짜 범인은 조지 웅이 아니라 그와 함께 공존 공생했던 국가 공기관의 구성원들이었다. 그렇다면 평택항의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대한민국의 진짜 범인은 묵묵히 감싸준 마약 컨테이너와 은밀한 검찰의 서랍과 밀봉하고 폐기 못한 관세청의 비밀서류와 용산 최고위층의 썩어버린 양심 속에서 움츠리고 있다. 임은정 검사가 동부지검으로 간 까닭도 여기에 있다.

 

편집 : 심창식 편집장. 조형식 편집위원

한창섭 주주  hansop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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