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월 미국의 폭염으로 녹아내린 링컨 대통령 밀납 좌상. 연합뉴스 사진을 필자가 그림으로 변환했음
2024.6월 미국의 폭염으로 녹아내린 링컨 대통령 밀납 좌상. 연합뉴스 사진을 필자가 그림으로 변환했음

실락원

 

2024년 미국 링컨 대통령의

거대한 밀납 좌상이 폭염에 녹아

고개는 뒤로 젖혀지고

몸은 녹아 늘어진

그 볼품없는 몰골이

황당하고 우스워 헛웃음을 지었다.

2025년 여름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관광객 입장을 막았다.

폭염에 철골이 녹으며

관광객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휘어져 쓰러질까봐

취한 비상조치 였다.

알프스 설산

정상 온도가 영상이라는데

이제 만년설도

속수무책 녹아 내리겠지

빙하도 참혹하게 무너져 내리고

대륙마다 정글은 불타오르며

숲 속 동물들은 허둥대다 불에 타겠지

 

오대양 바다는 뜨거워지고

물고기들은 수면 위로

아가미를 내밀며

안간힘으로 헐떡거리다

하나 둘 배를 뒤집고 허옇게 떠오른다.

다음에는 누구 차례일까?

 

편집: 조형식 편집위원

조형식 편집위원  july2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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