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온> 편집위원회 운영규약 제7조 4항에 따라 <한겨레:온> 편집위원회는 전월 등록기사 중 '이달의 필진'을 선정하여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합니다. 2025년 7월 <한겨레:온>에는 필진 33명이 참여하여 기사 126건이 올라왔습니다.
그중 간호윤 김영수 김형효 김혜성 박종운 (존칭생략) 필진이 7월 <이달의 필진>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달의 필진>은 연속해서 선정하지 않으며 1년에 최대 4번 선정됩니다.
【7월 이달의 필진 】
1. 간호윤 필진 : 실학으로 읽은 오늘 외 3편
2. 김영수 필진 : 야누스의 얼굴, 미국 건국정신과 트럼프 외 2편
3. 김형효 필진 : 어머니 가시는 길에 외 3편
4. 김혜성 필진 : 북한 이탈주민의 날 외 1편
5. 박종운 필진 : 말씀과 함께 외 1편
【편집위원 한 줄 소감】
◆ 박춘근 편집위원
가고 오고
다시 가고 오고
언젠가 ‘나’가 가면 또 다른 누군가가 오겠지....
할아버지, 할머니, 장인어른, 아버지, 큰외손녀, 어머니, 친손과 또 다른 손주, 둘째누이 등등 나의 살붙이들의 죽음을 퍽이나 건조하게 써 내려간 박종운 필진의 글, ‘말씀과 함께’가 나를 저민다. 그뿐이랴. ‘나’ 가기 전에 얼마나 많은 ‘나’를 보내야 하는가? 내세울 건덕지 하나 없는 ‘나’ 이전에, 그나마 ‘나’를 요만큼 만들어 준 제살붙이들! ‘나’ 가기 전까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곳에서 다시 만나 못다 한 정담 나누면서 원 없이 안고 돌 그날을 위하여 님의 말마따나 우리는 이제 아름답게 마무리할 때다.
“언제 떠나도 충분히 아쉽지 않도록 오늘을 살아야겠다.”
◆ 조형식 편집위원
간호윤 필진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 인간의 본능적인 위선을 반추해 봅니다. 민주당 정부가 출범한지 2개월만에 이춘석 법사위원장의 차명주식거래가 들통나 법사위원장을 사퇴하고 민주당을 탈당하며 민심이반을 막아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4선 의원으로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거꾸로 타성에 젖어 겁도 없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핸드폰을 열어 주식창을 보고있었으니 언론의 먹잇감이 되면서 당에 큰 폐를 끼쳤습니다. 노골적인 극우적폐 보다 민주당에 기생하는 위선적인 다선의원들이 더욱 얄밉습니다.
김영수 필진의 깊이있는 칼럼을 통해 세상을 올바로 이해하고 성찰하게 됩니다. 미국은 자유 민주 인권의 나라로 세계 민주주의의 종주국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징검다리 재선 대통령 까지 되면서 더이상은 그런 멋진 민주주의 국가라고는 생각되어지지 않습니다. 부동산 재벌 특유의 윽박지르기, 건너집기, 기선잡기, 억누르기 등의 고압적인 거래의 기술을 구사하며 세계를 곤혹스럽게 합니다. 그러나 그런 협상의 기술은 관세전쟁을 통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미국의 물가를 올리고 소비가 침체되며 경제가 후퇴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많습니다. 트럼프를 뽑은 미국민이 그만큼 삶이 각박하여 시야가 좁아졌다는 반증입니다.
김형효 필진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의 노래는 따뜻하면서 절절합니다. 바쁜 중에도 만주 조선족 문화단체를 방문하여 문학교류를 하며 동포로서의 우애를 나누는 기사는 뭔지 모를 한민족의 희망을 느끼게 하여 줍니다. 연변 자치주와 북한, 남한이 서로 평화 왕래를 하며 다방면의 교류를 하는 가슴벅찬 날을 기대해 봅니다.
박종운 필진의 길지않은 글이지만 가족에 담긴 따뜻한 사랑의 기사는 험한 세상을 함께 건너가는 힘을 느끼게 합니다. 마치 기러기떼가 서로 날개를 호응하며 하늘을 헤치고 날아가듯이 '말씀과 함께' 말씀에 의지하여 고난 속에서도 평안을 나누며 믿음으로 세파를 넘어가는 모습이 독자들에게 위로와 안도와 소망을 선물합니다.
◆ 하성환 편집위원
김혜성 필진이 뉴스로 전한 제2회 <북한 이탈주민의 날>를 읽다 보면 아직도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존재함을 읽게 됩니다. 같은 한민족이고 통일된 조국에서 함께 살아갈 한 핏줄, 한 겨레인데 남쪽 사람들의 못난 모습, 그 짜잔함에 실망입니다.
2007년도 세현고등학교에서 북한 이탈 주민인 고교생을 담임으로 맡은 적이 있었는데 그 아이를 통해 북한 이탈 주민(당시엔 새터민이라 불렀음)에 대해 매우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그 당시에 제가 있던 우리학교엔 북한 이탈 주민 학생들 여럿이 있었습니다. 하나같이 착하고 의지가 강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책상 머리에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사진을 붙여 놓고 장차 멋진 정치인을 꿈꾼 여학생도 기억 나고 대학 진학 후 사회 운동에 뛰어든 남학생도 기억납니다. 부모와 함께 영국으로 이민을 떠난 여학생도 기억이 나고요.
제가 담임했던 그 아이는 제 교직 생활 30년 동안 청소를 그렇게 성실하게 한 아이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남>이었습니다. 교실 구석구석을 그렇게 열심히 청소하는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으니까요. 그리고 교사에 대한 존경심 또한 매우 높았고 예의도 무척 반듯했습니다. 남쪽 친구들이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학생다운 열정과 성실성, 그리고 배려심이 남달랐지요. 18년이 지나가는 지금 어디서 잘 살고 있는지 몹시도 궁금합니다. 아마도 잘 살고 있겠지요. 그렇게 성실한 학생을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마음으로 축복해 주고 싶은 아이였습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서 진정으로 남북 화해와 평화가 깃들고 남북 인적 물적 교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전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 교육을 주도한 이만규 선생의 후손들을 한 번 인터뷰하고 싶은 마음에 상호 방문도 활짝 열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남북한 학생들 간 교차 테마 여행도 실현되면 더욱 좋겠지요. 북한이탈 주민 기념 행사 관련 좋은 소식 잘 읽었습니다.
◆ 형광석 편집위원
박종운 주주 필진의 글을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 2022년 12월 당시 시대상에 대한 고뇌를 담은 “또 한 장의 달력을 넘기며”(시)에 이어서 지난 7월 “말씀과 함께”와 “그래도 희망”을 만났다. “말씀과 함께”에 나오는 ‘숨겨진 보물: 우리 모두, 언젠가는 떠난다’는 샤를 프랑수아 구노의 ‘아베마리아’(원제: S. 바흐의 피아노 전주곡 1번에 붙인 묵상)를 들으면서 한참 묵상할 주제로 보인다. 말씀과 함께하면 그래도 희망은 우리 삶을 부추기겠지요.
김혜성 필진의 ‘들꽃 눈물’을 보며 상상한다. 북녘 들판의 꽃들도 눈물을 흘리리라. ‘함께 걷는 자유의 길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보니, 가곡 ‘불타는 강대나무’(이항구 작시, 이수인 작곡) 선율이 머릿속을 스친다. ‘~ 아 겨레의 한 맺힌 눈물 흐르네.’ 강대나무(强大나무)는 백두산과 같은 고산지대에서 선 채로 말라서 껍질이 벗겨져 죽은 큰 나무이다.
김형효 필진의 글을 통해 중국연변조선족자치주의 석화시인이 우리말글과 전통문화를 지켜내고 동포들과의 두터운 민족애를 나누자고 설립한 ‘석화문학센터 및 연변조선족자치주 조선족전통문화발전연구회’를 접했다. 아마도 연변조선족자치주는 우리말의 원형을 간직한 곳이겠지요. 부디, 도시화에 뒤따른 촌락공동체의 급속한 붕괴가 연변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김영수 필진은 “내란을 넘어: 빛의 혁명 완성으로”에서 ‘민주주의의 적(敵)이 민주주의 제도를 악용해 권력을 장악하고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방치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가끔 생각한다. 우습게도, 민주화의 열매를 가장 많이 따서 누린 자는 독재세력이고 시장경제 숭배론자이다. 외려 민주화 세력은 변방으로 밀려났다. 그 와중에 일부 민주화 세력은 ‘민주화’라는 가면을 쓰고 민중지배체제(democracy)의 적으로 돌아섰다. 참고로, 몇 개월째 ‘민주주의’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민주주의’ 하면 ‘주의’(ism)가 강조되어 민중지배체제의 본래 뜻이 사라진다. 요컨대, ‘민주주의’는 Democracy(민중지배체제)의 오역인지 모르겠다.
“간호윤의 실학으로 읽은 지금”에 올라온 네 편의 글을 보면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되새김한다. 實은 현실(reality)이고, 事는 사실(facts)이고, 求는 끝까지 유연하게 찾는 행위이고, 是는 올바름 혹은 진실이다. 말하자면, 실사구시는 현실과 사실에 근거하여 올바름을 끝까지 유연하게 찾는 행위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 말씀한 ‘상인의 현실 감각과 서생의 문제의식’이 실사구시의 시작점으로 보인다.
◆ 심창식 편집장
7월 중에 한겨레온 역사상 처음으로 언론중재위의 제소를 받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정철승 변호사와 관련된 글입니다. 해당 필진으로서는 정철승 변호사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린 것이지만 정철승 변호사 관련 여성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었다면서 한겨레 본사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한 것입니다. 결국 한겨레온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사과문을 개재하고, 보상금 3백만원을 지급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만, 향후로는 이와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되겠지요.
편집위원회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였으며 한겨레 본사에 두 가지 제안을 하였습니다. 첫째, 한겨레온에 올리는 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것. 둘째, 한겨레온에 올리는 모든 글에 '한겨레 신문사의 보도 방향과 다를 수 있다'는 취지의 표준문안을 글 말미에 싣도록 하자는 제안입니다.
당부드릴 사항은 이번 일로 필진들의 글 쓰는 의욕이 위축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다만 소송 중인 사건이거나 사회적으로 민감하고 쟁론 중에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을 기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편집 : 심창식 편집장. 조형식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