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는 세상에 그렇게 무서운 게 없는가?

검사는 세상에 그렇게 무서운 게 없는가?

“83년생 검사 ‘레전드 태도’… 이 정도면 ‘검사 종특’?” [뉴스.zip/MBC 뉴스]를 본다. 최근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최재현 검사가 마이크를 세우는 등 권위적이고 무례하고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자 나온 말이다. 이에 대해 서영교 국회의원이 “검사는 세상에 그렇게 무서운 게 없어요?”라고 되묻는 장면은, 검찰 조직을 해체해야 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검찰이 얼마나 견제받지 않고 자란 ‘벋놓인 상태’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순간이기 때문이다.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은 있을 수 없는 사건이다. 증거물 관리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절차조차 지켜지지 않았고, 윗선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은폐하려는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검찰 내부의 구조적 문제와 책임 회피 문화가 얼마나 깊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런데도 국민이 보는 청문회에 나와 어찌 저런 방약무인한 태도를 보인단 말인가.

‘벋놓다’는 순우리말이다. 이 말은 ‘다잡아 기르거나 가르치지 아니하고, 제멋대로 두어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게 내버려 두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식을 너무 벋놓아서 버릇이 없다’라고 할 때 쓰는 말이다. 사실 저들이 저러한 망령된 행태를 보이는 데는 우리 국민의 떠받듦이 있었음을 고백해야 한다. 세칭 머리 좋은[암기력 좋은] 자들에 대한 과한 숭배와 선망이 저들을 무뢰배 집단으로 만들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그 권한은 국민을 위한 정의 실현보다는 권력 유지와 내부 보호에 사용되어 왔다. 검찰이 스스로를 견제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제멋대로 권한을 행사하는 모습은, 마치 부모가 자식을 너무 벋놓아서 버릇이 없어진 패륜의 상황과 다를 바 없다.

 

박상용 검사가 청문회에서 “연어 술파티 없었다”고 강변하며 보여준 태도 역시 불량스럽기 짝이 없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조차 업신여기는 무례하고 방자한 행태이다. 이러한 행태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검찰 조직 전체의 문화와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검찰은 권력의 하수인이 아닌 정의의 수호자가 되어야 하거늘, 지금의 모습은 법이나 정의보다는 권력에 더 가까운 ‘검사종 특성’ 아닌가. 더욱이 저러한 자가 ‘법무연수원 교수’라니, 그야말로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검찰개혁은 단순히 권한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법 앞에 평등을 실현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제도적 조치이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 외부 감시 기구의 강화, 공정한 인사 시스템 도입 등은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의로운 사법 시스템으로 거듭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지금처럼 방자히 벋놓인 상태로 두는 것은, 결국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결과를 방치하는 것이다.

 

사진출처_유튜브 TV CHOSUN NEWS 화면 갈무리
사진출처_유튜브 TV CHOSUN NEWS 화면 갈무리

 

거듭 말하지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드러난 검찰의 태도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이는 오랜 시간 동안 견제받지 않은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해온 조직의 민낯이며, 그 민낯을 마주한 국민은 이제 더 이상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검찰개혁을 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라는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현실을 직시한 국민의 절박한 요구이기에 척결할 대상에게 건네는 당위적 명령이다.

검찰은 이제 변화해야 한다.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하며, 법 앞에 공정해야 한다. 권력의 도구가 아닌 정의의 수호자로 거듭나기 위해, 검찰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벋놓인 검찰을 바로잡는 일은, 곧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며,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벋놓인 검찰'에게 국민이 묻는다. “검사는 세상에 그렇게 무서운 게 없는가?”

글┃간호윤(인하대학교 프런티어창의대학 초빙교수)

펴집 : 하성환 편집위원

간호윤 주주  Kan7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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