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기억과 애도의 달’ 선포
“3년 전 그날 이후로 모든 날이 10월29일입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우리의 목소리에 함께해 주십시오.”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앞둔 1일 서울 광화문광장, 송해진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아이가 떠나고 세 번째 맞이하는 가을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아이가 나갔던 그 문을 열어둔 채 살아가고 있다”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완수될 때까지, 정의가 바로 설 때까지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 3주기를 맞는 10월을 ‘기억과 애도의 달’로 선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는 25일에는 서울광장에서 참사 당일 최초 신고 시각인 오후 6시34분부터 시민추모대회가 열린다. 올해 추모행사는 처음으로 유가족협의회, 시민대책회의와 함께 행정안전부·서울시청도 주최에 이름을 올렸다. 추모행사에는 외국인 희생자 26명 가운데 20명의 유족 45명이 처음으로 정부의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16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비롯한 참사 피해자들을 만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사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윤석열 정부 시절, 행안부를 비롯한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의도적 행정처리 지연으로 답답한 날들이 계속됐다. 그 결과 아직도 왜 참사가 발생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밝혀내지 못했다”며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와 검경 합동수사팀 수사 등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모든 노력에 어떤 방해나 지체도 있어선 안 된다. 3주기를 기점으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수립으로 나아가는 더 단단한 디딤돌이 놓여야 한다”고 밝혔다.
25일 시민추모대회에 이어 29일 오전 10시29분에는 광화문광장에서 기억식이 열린다. 광주(24일), 전주(18일), 수원(29일) 등 전국 각지에서도 이달 중 추모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추석 연휴를 앞둔 6일에는 추모공간인 ‘별들의집’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하는 추석맞이 상차림 행사도 열린다. 박석운 시민대책회의 공동대표는 “159분이 하늘의 별이 됐지만 가족과 시민이 아직 제대로 송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3주기가 송별의 시작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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