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D-ca Poem) -1
나뭇잎이 빨노랑 옷 갈아입고
태양은 은빛 꼬리를 내린다
소녀는 그믐달 타고 나르며
석촌호수 위에 흐른다.
내일 또 만나자고
※주(註): ‘디카詩’는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날시)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로,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다. -한국디카시연구소-
편집: 박춘근 편집위원. 조형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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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수 객원편집위원
choiss305@naver.com


그러나, 님의 사진에는 한하고 붙잡고 싶은 ‘석촌호수의 늦가을’이 명징하게 잘 드러나 있습니다. 영락없이 오지호의 ‘풍경’입니다. 즉, 흐린 하늘과 부드러운 회색톤, 황토색 계열의 단풍, 호수 주변의 고요한 빛 등은 한국적 인상주의 화풍의 거장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물론 짧지만, 감각적이고 신선한 시어가 도드라집니다. 무엇인가를 드러내기보다 ‘암시’와 ‘여백’으로 감정을 증폭하는 마력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풍경의 시적 이미지, 즉 「색–빛–소녀–호수」를 1연(1~4행)으로 하고, 5행을 단일 연으로 시 속의 ‘소녀’가 독자에게 말을 거는 순간으로 구성한 점이 돋보입니다.
앞으로도 님의 멀티 언어 예술을 종종 만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