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충호 주주통신원
크고 작음을 헤아리는 것도, 행복하고 불행함을 느끼는 것도, 다 우리의 마음이라고 하는데 내 마음은 아직도 제 자리에 정좌를 하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으니 크고 작음을 헤아리지도 못하고 행복하고 불행함을 가늠하지도 못하게 되나 봅니다.
가끔은 매일매일 가는 이 길이 문득 낯설어질 때도 있지요. 아니면 너무 익숙해 일손을 멈추고 뒤로 물러나고 싶어질 때도 있지요. 이것 또한 내 마음이 건너고 있는 길이라는데 나는 또 그 길들을 보지 못해 안달이기도 합니다.
일 년 열두 달 매일을 나를 들여다보며 또 헤아려 보기는 힘든 일이려니 하고 내 팽개쳐 두었던 그런 나를 한 해가 다 가는 끝자락에 서면 다시 불러내어 살펴보게 되지요.
당신이 불러 세운 당신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간혹 가다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다 하는 친구를 보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데리고 다니는 삶이 여간 못마땅하기만 한 모양입니다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이 한 해의 모습도 그러하지는 않는지요. 그러나 차지 않았다고 나무라지는 마십시오. 또 느리다고 탓하지도 마십시오. 조금 덜 차 보이는 부분은 다시 한 번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아주십시오. 조금 느려서 뒤처져 보이는 부분도 따뜻한 손길로 다시 한 번 만져 주십시오. 당신의 그 애정 어린 시선과 손길이 닿으면 이내 그래도 제법 열심히 살았고 또 제법 근사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보고 느끼게 되실 것입니다.
어차피 우리가 걸어온 길, 그렇게 올 수 밖에 없었을 수도 있는 것을 나무란다면 이 추위가 더 강하게 느껴지기 밖에 더 하겠습니까?
행복과 불행을 나누는 것이 마음 하기 나름이라는데 내 스스로에게 높은 점수 한 번 주고 또 칭찬 한 번 해주면 그대 또한 행복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행복 그거 별거 아니지요. 다 우리 마음먹기 나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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