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근육이 필요합니다.

우리 몸 구석구석에 근육이 있듯이 마음에도 근육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 탄탄했던 근육이 나이 들면 빠져 나가듯, 마음을 잡아주는 근육도 노쇠한 마음에서 소리 없이 빠져나갑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젊었을 때 보다 더 '버럭증'이 심해지는 이유입니다.

곧 후회할 일을... 자신도 통제하지 못하는 순간적인 사이에 저지르고 말지요. 우울증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마음의 병인 것처럼 '버럭증' 역시, 병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통제하기가 어렵습니다. 다행이라면 그 분노나 화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80이 넘은 사람이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며 보디빌딩 챔피언으로 방송에 나옵니다. "근육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다." 라고 말하면서요. 마찬가지로 마음의 근육도 꾸준한 정신운동을 통하여 탄탄하게 단련하면 나이와 상관이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온화한 성품과 가지런한 심성들을 가진 어르신들의 단아함은, 일부 유전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대개는 치열한 노력을 통한 마음근육 단련의 결과입니다.

이 땅의 선현들은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기 위하여 '사랑방'에 모여서 정치나 경제 이야기로 논쟁을 하기도 하고 시와 서화를 향유하는가 하면 음주가무를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타인과의 어울림과 갈등 상황들을 통하여 내 마음을 단련할 줄 알았던 것이지요.

종로에 있는 '문화공간 온' 사랑방이 우리 민족 전통의 진정한 사랑방 구실을 충분히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행사 후 뒤풀이에서 있곤 하는 음주가무의 행동들이 그저 한 판 잘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 있는 '어떤 것'들을 풀어내고 어울림과 소통의 기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하면 우리들 속에서 우리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마음의 근육들을 강하게 해주어 ‘버럭증’이 치유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유원진 주주통신원  4thmeal@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