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느리게 걷기에 다녀와서)

한주회(한겨레 주주통신원회) 6월 워크샵

(지리산 느리게 걷기에 다녀와서)

 

지난 6월 17일과 18일 1박 2일로 지리산 뱀사골과 실상사를 다녀왔다.

서울, 광주 그리고 정읍, 담양에서 15명의 통신원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지리산 막걸리와 비빔밥

도착하자마자 예약해 놓은 식당에서 시원한 지리산 막걸리와 비빔밥으로 허기를 달랜다

▲ 지리산도 식후경

안지애씨 가족의 도착이 조금 늦어지며 식사 시간은 길어지고 막걸리의 빈 병은 늘어 갔다.

▲ 아 지리산이여!

식사를 마친 후 국립공원 뱀사골 탐방로 안내소에서 설명을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리산의 자연과 역사에 대해 배워 본다.

뱀사골이란 지명의 유래는 '이무기가 죽은 골짜기"란 뜻으로

지금으로부터 1300여 년 전 뱀사골 입구에 송림사라는 절이 있었다. 송림사에서는 매년 칠월 백중날(음력 7월 15일) 스님 한 명을 뽑아 밤에 신선바위에서 기도하게 하였다. 다음날이 되면 매번 스님들이 사라졌는데, 사람들은 신선이 되어 승천했다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스님이 이 이야기를 기이하게 생각하여 그 해에 뽑힌 스님의 옷자락에 독을 묻혔다고 한다. 날이 밝자 사람들은 신선바위로 향하였는데 바위에는 이무기가 죽어 있었다. 그동안 사라진 스님들은 이무기의 제물이 되었던 것이다.

이후 계곡의 이름은 이무기 즉, 뱀이 죽은 골짜기라는 뜻의 뱀사골이 되었다. 또한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의 재물이 되었던 스님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계곡입구 마을을 절반의 신선이라는 뜻인 반선이라고 불렀다.

▲ 지리산의 자연과 역사

모두 집중 !!

▲ 빨치산과 토벌대 이야기

2층에는 빨치산과 토벌대 간의 긴 싸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당시 빨치산들이 은거해 있던 지리산에서는 수력발전까지 해가면서 전력을 만들어 썼다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토벌대의 우두머리였던 백선엽의 회고록을 근거로 많은 기록들이 쓰여졌고, 그 내용으로만 당시 상황을 알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씁쓸할 뿐이다.

▲ 본격적인 뱀사골 탐방

본격적인 뱀사골 탐방에 나선다. 일부는 중간에서 시원한 계곡에 발 담그고 제대로 힐링을 즐기고 몇몇은 계곡을 따라 트레킹을 계속한다.

뱀사골은 9.2km에 달하는 계곡 곳곳에 기암괴석과 소가 자리잡고 있으며 각 소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요룡대 :  와운골과 뱀사골이 합수되는 곳에 위치한 이 바위는 용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요룡대라 불린다.

석실 : 큰 바위가 겹쳐지면서 작은 공간이 만들어져 석실이라 불린다. `1950년대 지리산에는 많은 빨치산들이 숨어들었다 한다. 이들은 소식 전달과 사상교육을 위해 신문과 기관지를 출판. 인쇄 하였는데 석실은 그런 작업이 이루어지던 곳이다.

지리산 천년송 : 우산을 펼쳐 놓은 듯 한 이 나무는 오래된 수령과 민속적 가치가 매우 커 천연기념물 제424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천년송이 위치해 있는 와운마을의 주민들은 이 소나무를 수호신으로 믿고 매년 정월 초사흘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

탁용소 : 용이 목욕을 하고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가을이 되면 계곡물이 단풍으로 물들어 절경을 만들어 낸다.

뱀소 : 깊은 수심과 양면이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이 소는 뱀 모양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옛날에는 이 곳을 용소라 불렀으나 뱀사골 전설에 나오는 이무기가 이곳에서 죽었다 하여 그 때부터 뱀소라 부르기 시작하였다.

병소 : 이 소는 옛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사용했던 호리병 모양 같다 하여 병소라 불린다.

일행은 다음일정으로 인해 이 곳까지만 갔다가 다시 되돌아 내려갔다.

병풍소 : 조금만 더 올라가면 기암절벽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 아래에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모양의 병풍소가 있다.

제승대 : 1300여 년 전 송림사 고승인 정진스님이 불자의 애환과 시름을 대신하여

제를 올렸던 장소로 소원의 영험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제승대라 불린다. 주변의 기암, 괴석, 청류는 지리산을 찾는 탐방객의 탄성과 발길을 붙잡는다.

간장소 : 옛날 어느 보부상이 화개재에서 소금을 거래한 뒤 짊어지고 오다가 이 소에서 빠졌다 해서 간장소라 하며, 반야 봉 등지에서 흐르는 물의 차가움이 간장까지 서늘하게 한다하여 간장소라 부른다.

화개재 : 옛날 남원, 구례, 하동의 물물을 교환했던 지점으로 많은 이들의 이동이 있었던 곳이다. 또한 지리산의 종주능선의 일부분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 한옥 게스트하우스 달빛마루

맛있는 저녁을 먹고 숙소에 와서 여장을 풀고 집을 들러본다.

한옥게스트하우스 "달빛마루 "

이 집의 주인공은 중터아짐 - 김 영임님

고향집처럼 편안하고 푸근하다.

 

광주통신원들과 헤어지기가 아쉬워서 더 어두어지기 전에 실상사를 들러보기로 한다. 지나는 뚝방길에 버찌와 오디가 즐비하다. 어린 시절 맛보던 열매들을 입가가 시커매지도록 실컷 따먹는다. 어둑해지는 실상사와 주변의 경치는 저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 지리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개울

실상사를 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개울, 지리산에서 흘러내려 온다.

▲ 실상사의 아침

실상사 앞의 연못에는 연꽃이 자유롭다.

▲ 실상사의 연못

실상사

▲ 달빛마루 지킴이 백구의 재롱

달빛 마루를 지키고 있는 백구의 재롱

▲ 지리산의 주능선

 

실상사에서 바라다 보이는 지리산의 주 능선

▲ 공덕비에 새겨졌던 반란수괴의 이름은 사라지고

실상사 입구의 장승과 공덕비. 공덕비는 실상사 입구의 다리를 가설하고 나서 그 공덕을 기리며 세운 비이다. 제일 앞줄에 큰글씨로 대통령 000, 영부인 000 이란 글씨가 눈에 띈다. 거기에 이름이 정으로 쪼아져 지워져 있다.

이 번에 처음으로 알게 된 야담. 이 동네의 의협심이 넘친 열혈청년 김 모씨가 전두환, 이순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던 공덕비를 도저히 그대로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새벽에 정으로 쪼아냈다는 것이다. 어느 청년인지 만나면 감사패라도 전해야 할 듯?

▲ 실상사의 풍경

다음날 새벽 5시쯤 눈이 절로 떠진다. 일찍 일어났지만 개운하다. 어제 저녁 갔었던 실상사를 대원씨와 함께 다시 한 번 가본다. 대원씨는 어제 가 보지 못하여 그런지 연신 사진 찍기에 바쁘다. 같은 장소에서도 저녁때와 새벽의 느낌은 또 다르다. 어제 보지 못한 보리수가 잔뜩이다. 실컷 따먹고 동료들에게 맛을 보이고자 손수건에 한 움큼 따서 돌아 선다.

▲ 보리수를 많이 먹으면 깨달음을 얻을까?

빠알간 보리수가 탐스럽다.

▲ 유기농 아침 식사

아침식사가 한창 준비 중이다. 호스트 김 정임아짐이 손수 유기농 재료로 준비한 아침이다.

▲ 헤어지기 아쉬워 어스름 저녁에 실상사 산책

실상사에서

▲ 지글스와 김영임 아짐

달빛마루에서 김영임 아짐과

김영임 아짐은 "지글스"의 필진이다

지글스란 '지리산에서 글 쓰는 여자들'의 약자이다.

계간지인 지글스 아홉 권을 사서 서울 팀에게 일일이 나누어 주신 광주의 임준택 통신원께 감사 드린다.

지글스는 자칭 '생활 밀착형 B급 교양문예지'를 표방한다.

▲ 달빛마루 앞마당

자유롭고 평화로운 달빛마루 앞마당에서...

▲ 뱀사골의 주인공들

뱀사골 계곡 트레킹 중에 만난 다람쥐와 백로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포즈를 취해준다.

▲ 뱀사골 계곡 입구

뱀사골 계곡 입구에서

▲ 집구경

게스트하우스를 나와 근처에 사는 김종근 통신원 댁에 집구경차 들렀다. 김 통신원은 교직을 은퇴하고 최근에 이곳으로 들어왔다. 같이 간 방문객들이 하나같이 부러움의 탄성을 곳곳에서 지른다.

어디에서나 그림처럼 감상 할 수 있는 저 흔한 지리산 풍경을 집안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감상 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러울 따름이다.

▲ 집구경이 재미지네요

부러움과 존경의 기념 사진

▲ 지리산을 집안에

맛있는 오미자차와 수박을 대접받고 본격적인 둘레길 탐방에 나선다. 담양에서 아침 일찍 달려와 준 이선혜 통신원이 함께 했다.

▲ 이야기가 있는 둘레길

가는 곳마다 이야기가 있고 아름다운 풍경이 있어 더욱 즐거운 트레킹이다.

▲ 둘레길 이정표
▲ 자유를 만끽

상황마을의 커다란 나무 그늘은 수 십 명을 품고도 남는다. 시원한 그늘과 바람으로 자유를 만끽한다.

▲ 힐링

동네 어르신들과도 금새 어울린다.

▲ 인월전통시장

첫 날부터 트레킹까지 꼼꼼히 안내해준 김종근 통신원과 인사를 하고 10여분 거리의 인월전통시장을 들렀다. 시장구경과 함께 보리밥집에 들러 푸짐한 보리밥으로 배를 채웠다.

담양의 이선혜 통신원, 정읍의 송광섭 통신원과도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광주 통신원들의 식사비부담과 푸짐한 선물 그리고 넉넉한 환대로 경비에 여유가 생겨 시장에서 옥수수를 한 보따리씩 모두에게 나누어주고 영진이네 가족과도 헤어졌다.

이 번 여행은 느리지만 든든하고 알찬 여행이었다. 실상사 입구에서 보았던 문구가 생각난다.

'가득함도 빛나고 비움도 빛나라'

 

편집: 양성숙 부에디터

김진표 주주통신원  jpkim.internationa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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