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은 유배생활 총 18년 중 대부분을 강진에서 보냈는데, 그 기간 중, 초기에 해당하는 7년동안 주역을 공부하며 고독을 달랬다.

주역에 관한 학문업적을 이룬 후에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는 시 한편을 적어 보냈는데, 이 시는 그동안의 고독의 소회를 표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7년동안 유배지에 떨어져
문걸어 잠그고 움츠려 지내다 보니
노비들 조차도
나와 함께 말을 걸려 하지 않는구나
낮에는 흘러가는 구름의 모습과 하늘색 뿐이고
밤에는 벌레 우는 소리와 바람에
부딪치는 대나무 소리뿐이구나 "

다산 정약용은 그 고독을 적극적으로 이겨내는 방법으로 ‘고독 속에서의 방황’이 아닌 ‘고독 속에서의 집중’을 택하여 후대의 우리에게 금과옥조와 같은 내용으로 가득찬 500여권의 많은 저작을 통하여 불멸의 가르침을 남겨 주셨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인간이라는 것은 고독하게 홀로 태어나고 갈 때도 홀로 간다. 그럼에도 살아가는 동안에는 그 고독을 피하기 위하여 사람들과 어울려 더불어 살기를 갈망하고, 어쩌다, 혼자 있을 때에는 그 고독을 견디는 방법을 몰라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고독이라는 주제에 관하여 ‘군중속의 고독’이라는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리스만에 의해서 분석된 바도 있다.

오늘날 널부러져 있는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 한쪽에는 부정부패, 비리, 사기.. 등의 눈살 찌푸러지는 내용, 다른 한쪽에는 생활고 자살, 고독사..등등의 가슴 아픈 사건 등이 끝도 없이 진행되고, 그리하여 고독을 이기지 못하고 절망에 빠져 극단적인 행동을 통하여 절망과 파멸의 방법을 찾아 나선 사례가 있음을 뉴스를 통해 보게 되는 혼돈속에서 문득, 다산의 정신이 떠올라 진다.

찬란한 빛의 계절, 가족, 친구, 일 등 바쁘고 즐겁게 살아가며 고독할 틈이 없이 살아가면서도 한 발자욱 조금 떨어져 인생을 관조해보고 고독의 참맛을 혀로 맛보고,고독의 향기를 코로 흠향해 보며, 고독의 참맛을 씹어 즐겨보는 기회를 통하여 고독의 발전적 극복 과정의 일환으로 다산 정약용의 책을 가까이 해보고 그의 삶의 참 뜻을 익혀가며 그 곳에서 고독을 적극적으로 극복해낸 그의 얼도 알아보며 쾌감을 맛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이재준 주주통신원  izs41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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