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11월

고국의 방문은 항상 가슴 뛰게 한다. 즐거운 지인들과의 만남이 있고, 작지만 맑고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활동하는 협회 모임도 있다.

2014년 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세월호 침몰로 시작된 의문과 분노가 나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라, 모든 의식 있는 대한민국 국민을 일으켜 세우기 시작했다.

2015년 가을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민중 대궐기의 날이라고 광화문으로 모이라 해서 귀국을 연기하고 참았다. 차벽과 체류탄을 섞은 물대포로 광화문으로는 접근할 수 없어서 종로1가에서 물대포의 줄기를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그 날 그 순간에 그 물대포의 물줄기를 정면으로 맞는 사람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약품 섞인 물을 저렇게 맞아도 되려나, 걱정하며 지켜보았다. 그는 1년 후 사망한 백남기 그 분이었다.

그리고  2016년 10월의 한국 방문은 또 나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닌가. 동창 밴드에 그때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올렸다.

"2016년10월30일, 요즘 최순실로 도배하는 여론 몰이에 맘이 불안하다.

조중동이 움직여 보도하고 부화뇌동을 유도하는 것이 훤히 보이는데 무엇을 목적으로 이번일을 벌리고 있는지 뜨악하고 염려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공연히 알고 있는 최태민 관련 사실들을 정권말기에 보도하며 뭐 큰일이 난 것처럼 새삼스레  국민들을 뒤흔들고 있는 행태가 많은 과거의 일들을 되짚어 보게 한다.

이미 어떤 결과를 준비하고 있을 것만 같고, 또 얼마나 국민들을 절망하게 할지, 걱정이 된다. 조선일보가 변한다고 믿겠나? 그들이  언제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존재했더냐? 권력의  앞잡이로 꼭두각시로 역할을 충실히 해오더니 유독 이 시기에 이 사건만??? 지금부터  잘 지켜보자!!!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해야만 권력이란 것들이 주권자들과 약자에게 더 이상의  횡포를  못하게 할지 잘 생각하고 판단해서  행동해야 할 중요한 시점인 것 같다!! 
이번일이, 정치라고?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자손들이  살아갈 현실이다!!
외면 할 수도, 외면해서도 안 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의무다!!
최순실 게이트가 대한민국 호를 어디로 끌고 가게 하지말고, 가난하고 힘없는 국민도 억울하지 않게 살 수 있는 나라로 우리가 끌고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일요일 아침 장문의 편지를 띄운다."라고.

그리고 시작된 촛불집회 !!

한 달 한 달 귀국을 연기하며 토요일을 광화문 거리에서 아침부터 국회 앞에서 탄핵의 기쁨을 부둥켜안기도 하고, 첫 눈의 토요 집회때 세월호 희생자들의 포근하고 따스한 열망을 전해 받는 경험도 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집회. 나 한사람의 참여가 백만의 촛불로 채워짐을 독려하는 시간들.

2017년 촛불을 들고 통일을 염원하며 임진각에서 송년과 새해맞이를 하고, 3월초 파리로 도착한 바로 다음날,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카대로에서 토요집회가 있었다. 비가 뿌리는 파리의 날씨속에서 다시 한번 촛불을 들고 프랑스 교민들과 함께 외치던 구호와 그 간절함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들린 탄핵의 소식!! 교민들과의 축하파티!!

이렇게 지난 일들에 대한 추억으로 끝나는가 했는데, 2017년 가을 11월 서울의 광화문은 아직도 외침이 그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방문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염원하며 마름물이 되고자 한 노영삼 열사의 49제를 3보1배를 하며 절대평화의 간절함을 전하고자 했건만 험악하게 저지하며 집회의 허가도 무시하는 경찰들의 과잉방어는 무엇이란 말인가?? 경찰차벽으로 빙 둘러 몰아넣어 가두며, 감옥을 연상케 한 알 수 없던 과잉방어!!

그래도 한 가지 즐거운 일로 또 귀국을 연기한다. 천제를 지낸다고 한다. 우리 민족의 정기를 다시 찾고자 하는 '다시 3.1 혁명'을 간절함으로 하늘에 고하는 의식을 한다니, 이 얼마나 멋진 행함들인가!! 이런 행사에 참여할 수 있음도 고맙다. 그리하여 내년에는 단풍구경과 놀이만 생각하는 한국에서의 11월의 가을을 맞이하려나, 기대해본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임남희 주주통신원  namhi.operasal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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