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 칼럼] 민족폭탄주

한성 시민통신원l승인2018.01.08l수정2018.01.0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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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은 이번 평창올림픽에 어떻게 올 것이며 무엇을 가지고 올 것인가?

사람들의 기대가 크다. 지난 1월 5일 중앙일보에 실린 [강민석의 직격 인터뷰] 기사를 보면 대충 그림이 나온다. 강원도 최문순 지사의 인터뷰기사다. 그 주요내용을 재구성해본다. 재미있어서다. 많은 상상이 가능하다. 민족공조에 기초하는 남북관계 개선 공정에서 그리고 정신건강에 좋을 상상들이다.

북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오는 방식 즉, 경로에는 세 가지가 있다. 금강산 육로와 평양 순안공항을 이용하는 하늘 길 그리고 원산에서 속초로 이어지는 크루즈선 뱃길이다. 최고로 좋은 것이 뱃길이다. 숙박, 이동경로 문제, 경호경비 문제 등이 다 단 방에 해결이 된다. 정치적 의미는 더 크다. 상상컨대, 북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이 공동출정식을 하고, 원산항에서 환송식을 멋있게 한 뒤 출발해서 속초항에서 더 멋있는 환영식을 하는 그런 그림이 가능하다. 가슴 뛰는 일이다.

북은 평창올림픽에 네 가지를 보낼 수 있다.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등이다. 대표단과 관련해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최용해, 황병서, 김양건 등 ‘빅3’가 왔다는 것과 비견해 김여정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래도, 너무 나간 상상이다. 현실적으로 대표단은 최휘 북 국가체육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유력하다. 선수단은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다. 남북피겨단일팀 구성이 회자되고 있다. 응원단은 그 유명한 미녀응원단이 있다. 지금 남에서 유행하고 있는 롱패딩을 입은 미녀응원단을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박수가 나온다. 가장 꽂히는 것이 예술단이다.

남북 간에 특별히, 스포츠문화채널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강원지사 최문순과 북 4.25체육위원회 체육원장인 문웅 간의 채널이다. 최문라인이라고 해도 된다. 지난해 12월 18일 중국 쿤밍(昆明)에서 만들어졌다. 제3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매개로 한 것이었다. 문웅은 남 같은 경우에 국군체육부대 즉, 상무팀 단장 정도로 보면 된다. 하지만 북에서는 차관급으로, 상당히 실력 있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최문라인은 이른바, 통-통라인(통일부-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 아니다. DJ정부 시절의 임동원-박지원과 김용순-송호경 같은 밀사급 라인도 아니다. 말 그대로 스포츠문화채널이다. 티는 안났었지만 오랜만에 그리고 어렵게 만들어진 것이라 소중하기 이를 데가 없다.

쿤밍 1차회담에서는 오는 6월에 평양, 10월에 평창에서 유소년 축구대회를 열기로 합의를 했다. 최문순이 미·중의 핑퐁외교를 상기시키면서 ‘작은 공을 굴려 큰 공을 움직인다’고 한 말에 문웅이 수용했다는 소문이다. 쿤밍회담은 오는 15일에도 이루어진다. 2차회담인 셈이다. 최문순은 모란봉악단에 욕심을 갖고 있다. 평창올림픽은 문화올림픽이다.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많은 공연단이 온다. 문화공연만 무려 150개가 준비 중이다.

세계인들의 눈을 휘어잡을 특기할만한 문화행사로 모란봉악단과 한국 걸그룹의 합동공연을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10인조 밴드다. 단원 대부분이 리설주가 나온 금성학원 출신들이다. 북 혁명 가요 외에 서양 클래식과 팝음악까지 두루 다 소화한다.

‘리설주의 후배들과 한국 걸그룹이 함께 무대에 설 수는 없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불가능한 일만은 결코 아니다. 현실화된다면 대박이다. 지난 2008년 2월 26일 평양을 상기해보자. 그때 평양에서 뉴욕필 공연이 열렸다. 사변적인 일이었다. 북이 ‘철전지 원쑤’라고 부르는 미국의 국기가 평양 중심부에 게양되었으며 국가도 울려퍼졌던 것이었다. 문화의 힘이다.

“북한과 접촉했을 때 스포츠를 매개로 남북관계를 뚫어보려는 의지가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최문순은 1차쿤밍회담 때의 소회를 그렇게 밝혔다. 쿤밍회담 처음 분위기는 냉랭했다. 오랜만에 만들어진데다가 11월 29일 화성-15형 발사로 미국의 대북제재와 압박이 전 세계를 압도하고 있었던 때였다. 딱딱하고 어색하고 서로 간의 경계도 있었다.

그때, 문웅이 룡성소주, 송악소주 등 2 종류의 소주와 대동강 맥주를 내놓는다. 최문순은 평창 공식건배주인 ‘설궁’과 국산 양주 등으로 맞섰다. 그냥 마신 것이 아니었다. 남과 북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 술들을 섞었다. 남과 북을 이리저리 다 섞은 것이다. 소맥이 나오고 양주폭탄주도 나왔다. 이른바 남북폭탄주, 민족폭탄주가 말아졌던 것이다. 문웅을 비롯해 북측 대표들은 다들 술이 셌다. 새해 첫날 북 조선중앙방송이 ‘술과 맥주를 섞어 마시면 심장, 간 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를 했을 때 문웅과 최문순은 어쩌면 움찔했을 지도 몰랐다. 어쨌든, 민족폭탄주가 돌자 회담은 점차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술술 술처럼 말이다. 긴장되고 딱딱했던 판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한 것이 민족폭탄주였던 셈이다. 두어 시간 예정되었던 회담시간이 무려 5시간 가까이로 늘어났던 것도 그 민족폭탄주 때문이었다.

15일 있게 될 2차쿤밍회담에서는 더 많은 양의 술이 동원되고 더 다양한 민족폭탄주가 돌 것으로 전망된다. 남과 북의 의기투합을 가능케 할 수 있는 민족폭탄주. 그런데 그 민족폭탄주가 진짜 필요한 곳은 따로 있다. 9일 남 통일부장관 조명균과 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리선권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고위급회담장이다. 남북관계 개선 사업에는 음주가무 좋아하는 우리민족이 만드는 민족폭탄주가 제격이다.  민족공조에 기초하는 남북관계 개선을 성과적으로 이루어내자면 대동강맥주와 국산양주 그리고 룡성소주와 설궁으로 말아낸 민족폭탄주가 필요한 것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이동구 에디터

한성 시민통신원  hansung6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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