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웁니다.

70여 년 전 그날

해방의 기쁨도 잠시 슬픔의 눈물이

또다시 어머니의 눈에서 흐릅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수수천년을 하나로 안아 키워온

다정했던 자식들이 둘로 헤어진다고 합니다.

형은 남으로 아우는 북으로..

 

갈라져도 사이좋게 지냈으면 하는

어머니의 가냘픈 마음을 자식들은

5년만에 총과 칼로

또다시 상처를 내며 싸웁니다.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으로

형의 마음도 아우의 몸도 피투성이가 되었건만

누구도 화해의 손길을

남의 손에 맡겨두고 남의 눈치만 보면서..

 

그 무슨 이념이고 그 무슨 체제를 말하면서

정작 우리들의 어머니가 수수천년을 걸쳐

가르켜 준 한민족의 풍속, 우리들의 글은

저 멀리 버리고 남의 풍과 남의 글에 놀아납니다.

 

어머니의 속을 태우던 자식들은

동생이 굶주리고 형의 기력이 쇠진해서야

어머니의 자식들임을 한반도의 자녀들임을 돌이키며

화해의 손을 내밀며 회환의 눈물을 흘립니다.

 

수 십년을

자식들의 피로 물들어진 땅을

눈물로 적시며 묵묵히 자녀들을 지켜준

우리들의 어머니 한반도가 이제야

주름진 이마를 펴 환한 웃음을 짓습니다.

 

우리들의 어머니 우리들의 조국이

희망찬 웃음을 자식들에게 축복의

웃음, 희망을 보냅니다.

 

▲ 그림 출처 : 유라시아횡단 마라톤 응원 카톡방

- 위 그림은 김봉준 화백의 허락 하에 게재하였습니다 -

 

[편집자 주] 김혜성 시민통신원은 2002년 홀로 북한을 떠나 2009년 한국에 정착한 북향민이다. 현재 부천시 행정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방송통신대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학교통일교육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18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자문위원이다. 2017년 1월 월간문예사조에 <고향길>외 시 2편이 당선되면서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그림 : 김봉준 화백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혜성 시민통신원  cherljuk1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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