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절망의 공간’이란 글을 쓴 적이 있다. 경기도 광릉에 있는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에서 호랑이를 비롯한 동물을 보고 쓴 글이다.
http://www.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46
국립수목원에 갇힌 동물에 대한 예의와 도리 없음, 아니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 이외의 모든 동물에 대한 잔인한 인식과 대응은 어떻게 되었을까?

2년 후 다시 찾아 간 국립수목원에는 ‘산림동물원’이 없어졌다. ‘산림동물원’에 갇혀 있던 동물들은 경북 봉화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갔다. 백두산 호랑이 ‘두만’(수컷 15세)도 2017년 2월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으로 옮겨졌다.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은 축구장 7개 면적인 4.8ha 규모로 국내에서 가장 큰 호랑이 서식장이며 최대한 자연생태와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2018년 5월 3일 문을 연 호랑이 숲에는 두만이와 2017년 6월 말 서울대공원에서 옮겨온 백두산 호랑이 ‘한청’(암컷 12살)과 '우리'(수컷 6살) 3마리가 약 1년간 적응을 끝내고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그곳에서 두만이는 정형행동을 벗어났을까?
'산림동물원' 동물들이 자연방사 되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5,179㏊로 아시아에서 제일 크고, 세계에서 제일 큰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한탐식물원(6,229㏊) 다음 두 번째로 크다는 백두대간수목원으로 옮겨갔다니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멘트 바닥에 좁은 독방 감옥같던 철장, 저절로 코를 막게 되던 지독한 지린내 등... 고통 속에 인간을 향해 눈으로 하소연하던 국립수목원 동물들이 이제 조금이나마 평화로운 여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편집 : 김동호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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