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불거진 스포츠계의 불미스런 성폭력 사태 유감 (遺憾) 

 요즘 빙상과 유도 종목의  스포츠계에서  선수에 대한  지도자의  불미스러운  일로 많이 시끄럽다. 자라나는 청소년,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가한 코치는 두말 필요없이 죗값에 따른 응분의 처벌과 더불어 영구적으로 제명시켜야함은 물론이다.  여기에서는 좀 다른 시각으로, 대한민국 스포츠의 질적, 양적 변환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보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의 스포츠 정책은 일반 국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스포츠정책 보다는 국가의 명예와 위신을 우선하는 이른바 '엘리트 체육'을 모토로 하여 발전되어 왔다. 그래서, 아시안 경기나 올림픽 대회를 위해 그동안 태릉선수촌에서 각 종목 대표선수를 일정기간 합숙 훈련시키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이를 위해 개인의 권리와 자유마저도 제한시키는 것을 용인하는 풍조 또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권위주의나 소수 정예위주 정책은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는 세계적 흐름에 뒤처지는 것이 되고 말았다. 즉, 이제 세계의 선진국 대열에 발맞춰 일반 국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스포츠 정책으로 한시 바삐 변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등에서의 스포츠 중계는 금메달 획득을 지상과제로 여기는 풍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라, 우리 스스로는 올림픽 경기 종목을 얼마나 실제로 경험한 적이 있는가? 아니, 하다못해 학교 체육시간에 핸드볼이나 농구, 수영, 체조를 얼마나 체험해 보았는가 자문해보자. 아마도 거의 전무하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지 않은가? 

 필자 본인도 초등학생 시절에 체육시간이 있었는지도 기억에 없고, 중고교 시절도 그저 제식 훈련을 받거나, 축구공을 건네받아 공만 뒤쫓아 가던 기억만 난다.(그마저도, 고교 2학년부터는 대학 입시교육 위주로 편성된 시간표 때문에 체육수업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각급 학교에 운동부가 있어서, 정규수업 보다는 운동만 중시하는 교육과정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요즘은 그나마 방과후 훈련과 주말리그제 실시로 약간 완화되는 추세이기는 하다.) 학교교육에서 체육수업 시간은 학생들이 장차 성인이 되어 건강 증진과 행복한 사회생활을 할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그냥 이론으로만 머릿속으로 경기규칙을 배우고 체육 시험을 보면 끝나는 게 아니라, 아이들 모두가 실제로 스포츠경기를 체험하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소질과 특기를 지닌 학생도 선발될 수 있고, 학생 자신도 장차 선수가 되기 위해 체육중고교와 대학에 진학하려는 동기가 생기게 되는 것이 자연스런 교육정책이리라. 지금처럼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선발하여 중고교, 대학교,심지어 실업팀 소속 이후까지 합숙훈련을 강요하는 엘리트 체육교육과 성적 지상주의 위주의 스포츠 정책, 그리고 올림픽 등 세계대회에서 금메달만 부르짖는 언론이 존속하는 한, 제2 제3의 성폭력 가해 코치와 피해자 학생이 발생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21h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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