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금단의 열매, 국가보안법을 폐지 못하는 이유는?(하)

김용택 주주통신원l승인2019.05.14l수정2019.05.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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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헌법적, 반민족적, 반통일적, 반인도적인 국가보안법을 두고 민주주의니 통일이 어쩌고 하는 말은 기만이요 사기다. 북한의 좋은 점을 따라하거나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이적찬양고무죄로 처벌받는 이런 법을 두고 선진국 운운하는 것은 코미디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70년이 넘도록 북한에는 헌법도 없고 애국가가 있다는 사실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모르고 살아 왔다. 북한이 발행한 서적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이 국가보안법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한반도의 북쪽 동족의 반쪽이 살고 있는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의민공화국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통일을 말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의심받게 만드는 법,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했지만 사상의 자유란 말도 꺼내지 못한다. 분단의 현실에서 사상의 자유를 헌법이 보장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헌법제판소(1997년 3.27. 96헌가 11)는 “헌법이 보호하려는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이지, 막연하고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양심이 아니다.”고 판시한 바 있다.

<국가보안법의 역사>

국가보안법전문 :  국가보안법.hwp

국가보안법은 1948년 12월 1일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 제국의 치안유지법을 기반으로 하여 대한민국 내에서 자유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 단체의 활동을 규제하기 위해 제정한 법률’이다. 1948년 여수·순천 사건 이후 ‘국헌을 위배하여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단체를 구성하는 등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각종의 행위를 처벌할 목적’으로 12월 1일에 법률 10호로 제정, 무려 13차례나 개정에 개정을 거듭해 오늘까지 건재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이승만이 조봉암을 비롯한 정적을 빨갱이로 몰고 비판세력의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만든 법이다.

금단의 열매, 국가 보안법은 1948년에서 1986년 사이 230명이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 김대중대통령은 자신이 국가보안법으로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그는 대통령에 당선 5년 동안 오히려 1,164명을 보안법 위반으로 구속시키기도 했으며 “낡은 유물[보안법]을 칼집에 넣어서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고 폐지를 주장하던 노무현대통령까지 179명이나 되는 보안사범이 처벌하기도 했던 법이 국가보안법이다.

 ▲박정희가 김일성에게 선물한 은(銀)담배함과 재떨이 세트, 은칠보 꽃병 ▲전두환 전대통령의 다기 세트, 금수저 ▲노전대통령의 백자, 은주전자 세트 등이 북한의 전시관에 각각 진열돼 있는가 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6·15공동선언문’ 전문이 쓰인 병풍과 휘호 세트, 도자기, 김종필·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선물이 버젓이 진열돼 있다는가 하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이너스티 승용차와 금송아지 등을 비롯, 남측 기업들이 보낸 선물도 '국제친선 전람관'에 전시되어 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법. 전문 25조로 된 국가보안법은 ‘국가보안법’이라 쓰고 ‘통일 반대법’이라고 읽는다. 국가보안법의 본질을 알려면 국가보안법이 탄생한 경위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국가보안법의 모체는 ‘일본 제국 말기에 천황 통치 체제를 부정하는 운동을 단속하기 위해 만든 치안유지법’이다. 해방 후 정권에 눈이 어두운 이승만이 친일세력을 등에 업고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양심적인 학자와 통일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일제가 폐기처분한 치안유지법을 이름만 바꿔 부활시킨 법이 국가보안법이다.

김남주 시인은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시에서 “분단이 38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팔군 병사의 군화에도 있고, 입산금지의 팻말에도 있고, 수상하면 다시 보고 의심나면 짖어대는 네 이웃집 강아지의 주둥이에도 있다’고 했다. 또 나라 밖에도 있다 바다 건너 원격조종의 나라 아메리카에도 있고, 피 묻은 자유로 몸부림치는 창살, 삼팔선은 감옥의 담에도 있고, 그대 가슴에도 침묵의 벽에도 있다‘고 절규했다. 분단 71년, 세계에서 가장 긴 휴전 중인 나라에서 남북의 지도자가 만나 판문점선언을 했다고 통일이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흥분할 일인가?

존 스튜어트 밀은 그의 저서 <자유론>에서 “단 한 사람만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동일한 의견이고, 그 한 사람만이 반대 의견을 갖는다고 해도, 인류에게는 그 한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할 권리가 없다. 이는 그 한 사람이 권력을 장악했을 때, 전 인류를 침묵하게 할 권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헌법에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했지만 그런 자유를 누리고 있는 사람은 누군가? 인간의 양심조차 통제하고 규제하겠다는 국가보안법을 두고 어떻게 민주주의며 통일을 말할 수 있겠는가?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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