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오래 하고 세상 물정을 좀 익혔더니 이제는 익숙해진 단어 중 하나가 '월 마감'이다. 한 달을 마무리하려면 이 마감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한 달 동안 얼마나 벌고 얼마나 썼는지를 확인한다. 회원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살펴본다. 입장객은 지난달·지난해 동일 기간과 비교하면 얼마나 변화가 있었는지 가늠해본다. 월 마감은 다음 달을 준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지난 한 달간의 활동 성과를 의미 있는 숫자와 각종 지표로 나타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새해를 맞이한 지 석 달이 지났을 때 개인적으로 월 마감을 해봤다. 작은 수첩 속에 지난 한 달간의 의미 있는 활동들이 차곡차곡 정리돼 있었다. 이를테면 △영화 몇 편 △전시회 관람 몇 회 △책 몇 권 식이다. 월계와 누계를 함께 기록했다.

이렇게 기록하고 마감하는 습관을 들인지 6 ~ 7년 정도 돼 간다. 달이 거듭되고 해가 바뀔수록 점점 기록할 일들이 많아지고, 분류가 세밀해졌다. 이젠 자기 관리를 위한 훌륭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매달 마감할 때 지난달·지난해 동일 기간과 성과를 비교한다. 연초에 세웠던 목표도 다시 돌아본다. 그러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자신을 채찍질해 다음 달에는 더 노력하게 된다.

월 마감, 나만의 자기관리법이다. 작은 수첩에 개발새발 기어다닌 볼펜 흔적에 불과하지만 자기관리에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방법이다. 다른 분들도 수첩 한 권 써보시렵니까?

김정진 주주통신원  mode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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