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보니

 

말로 다져지는 진실은 허망하기 일쑤더라
지나고 보니
가벼운 진수성찬의 말이 시가 된 사람들도 있더라
지나고 보니
실천과 흉내낸 실천의 입은 다르더라
지나고 보니 알게 되는 것이 있더라
침묵을 품고 하는 말들이 무겁게 실천하는 진리의 말인 경우
참으로 많고 많더라
지나고 보니
뜻없이 지나친 침묵은 없더라
굳게 다물고 눈빛으로 전해온 귀한 인사가 많고 많더라
시인들에 심중에 갇힌 말들이 무겁게 날 감싸온다.
지나고 보니 덧없이 흐른 세월 속에서 강고히 지켜온 말들이
우두커니 날 바라봐주더라
내게 말없이 건네는 무거운 말들이 눈빛들이
나를 살게하고 나를 돌보던 약속이더라
지나고 보니 내 귓가에서 쟁쟁거리던 말이 내게 상처가 되는 것이더라
그리움은 모두 침묵 속에서 크게 빛이 되고 있더라

 

편집자 주 :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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