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랑 을보륵의 말대로라면 문재인 정부는 통일의 기반과 환경을 조성하고 다음 대통령이 통일을 이룬다는 말이다. 그 이후 일정 기간 통일의 후유증과 통합 과정을 거친 통일한국이 평화와 번영을 누리며 세계적인 중심국가로 부상하기 시작할 거라고 전망할 수 있다. 그렇다해도 하늘의 섭리가 미리 발설되면 그 예언이 뒤틀리기도 한다. 을보륵도 그를 경계하고 있는 듯했다.

"인간들은 하늘의 섭리를 미리 알려고 애를 쓰지만 하늘은 그것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네. 왜 그런 줄 아는가?"

"하늘의 섭리를 미리 알면 인간이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려고 노력하지 않고 나태해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렇다네. 또한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그 하늘의 섭리를 뒤집으려고도 하기 때문이지. 존 티토의 경우만 해도 맞는 예언도 있었지만 틀린 예언도 많지 않은가?"

"아! 존 티토라면 2036년에서 온 시간 여행자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을보륵이 고개를 끄덕였다. 존 티토는 2000년에 깜짝 등장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가 사라진 누리꾼이다. 존 티토는 자신이 2036년 미국 군인으로 활동하다가 군대의 지시로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으로 왔다고 주장했다. 그가 인터넷에 미래를 예언한 것은 2000년 11월부터 4개월간이다. 존 티토는 자신이 목격했다고 하는 미래에 일어날 주된 사건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광우병의 전 세계 확산 등 몇 개의 예언이 적중하였다.

또 2004년 아시아에서 대재난이 시작된다고 예언했는데 실제로 2005년 동남아에서 쓰나미가 발생해 수십만 명이 사망,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예언이 모두 적중한 것은 아니다. 2008년 중국 베이징올림픽이 취소돼 2040년에나 겨우 부활한다고 예언했으나 보기좋게 빗나갔다. 또 2005년 미국에 내전이 발생한다는 내용도 들어맞지 않았다. 

그는 최초의 메시지로부터 약 4개월 후인 2001년 3월 '예정된 임무를 완료했다'라는 말을 남긴 채 현재는 소식이 끊긴 상태다. 일부에선 그를 사기꾼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네티즌들은 그의 예언을 믿고 있는 분위기다. 전 세계 곳곳에서 ‘몬탁 괴물’ ‘초소형 인간’ ‘하수구 괴물’ 등 괴생명체가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존 티토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시간 여행자 존 티토가 2036년 미래의 세계지도를 예언한 바 있는데 그 지도에는, 한국의 영토가 중국과 시베리아 일부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이 중국 영토의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존 티토에 따르면 그것은 예언이 아니라 존 티토가 살던 2036년의 지도가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 존 티토의 2036년 세계지도

그대로 되기만 한다면 얼마나 환상적이겠는가. 이 지도를 보는 한국인들이야 천하를 얻은 기분이겠지만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정세와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의 정치경제적 동향으로 미루어볼 때 2036년에 존 티토의 예언대로 될 거라는 전망은 힘을 얻기 어렵다. 차라리 2086년이라면 오히려 더 기대감이 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 그 시기야 문제될 게 없다. 이에 대해서는 탄허스님도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예언을 했다. '중국 본토가 분열하여 만주나 요동 일부가 우리 영토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또한 티토의 지도에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토번이 중국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로 표시되어 있는 부분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들은 마땅히 독립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중국 정부가 중앙통제력을 상실한 이후라야 가능할 것이다.

토번은 중국 당나라와 송나라 때 티베트 왕국을 이르던 말이다. 토번(吐蕃)은 티베트고원의 중앙에 성립된 고대왕국으로, 7세기에서 9세기 중순에 이르기까지 2백여 년간 지속된 티베트 지역 역사상 국력이 가장 강했던 왕조였다. 당나라는 이 시기 티베트에서 존속한 왕조를 ‘토번’이라고 불렀고, 이 명칭이 14세기 중순까지 티베트의 통칭으로 사용되었다.

존 티토가 평범한 누리꾼으로 엉터리 예언가라면 어떻게 토번을 알았을까? 티베트의 옛 명칭을 알았다는 것부터 기이하지 않은가?

티베트는 달라이 라마로 상징되는 불교 국가이다. 티베트 최초의 국가는 '상웅국'으로 기원전 1500년께부터 약2천년간 존속했다가 손체감포가 세운 토번왕국의 침략으로 서기 644년에 멸망했다. 상웅국이 멸망한 뒤에도 서부 티베트에는 11~17세기까지 은둔의 나라인 구거왕국이 있었는데 17세기 포르투갈 선교사가 방문하기 전까지 서방은 물론 중국에서도 그 존재를 몰랐다고 한다. 석가모니의 출신이었던 샤키아족이 이들 유목민의 일파라는 설이 유력하다. 티베트 문명이 한반도 북부 및 만주와 문화 교류를 했다는 중국 고고학자 퉁언정의 학설도 있다.

 

▲ 중국 내 티베트 자치주

14대 달라이 라마는 1950년 중국의 침공으로 티베트가 주권을 잃고, 1959년 티베트인들이 독립을 요구하며 봉기했다가 실패하자 인도로 탈출해 인도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60년간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어왔다. 그는  “중국의 일부 강경파는 티베트 문화와 언어를 말살하려 한다”면서 “이에 모든 티베트인들은 우리의 문화와 언어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총과 대포 등 무력에 극도로 의존하지만, 우리는 진리의 힘에 의지한다”고 부연했다.  마치 일제강점기의 한국과 3.1운동을 보는 듯하지 않은가? 

우리는 일제 강점기의 과거 역사를 비통해 하고 있지만 신장위구르족과 티베트민족은 현재 중국에 강점당한 상태에서 얼마나 비분강개하고 있겠는가. 그런데 미국인 존 티토가 미래로부터 온 게 아니라 해도 어떻게 신장 위구르나 티베트의 독립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한국의 영토를 저렇게 확장하여 그렸을까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저 정도의 세계지도를 예언하려면 강력한 우주적 영감을 얻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을보륵은 수천 년간 천계에 있으면서 어느 정도 하늘의 섭리를 꿰뚫고 있을 것이다. 존 티토의 예언까지 이미 알고 있으니 더 이상 말해 무엇 하랴.

나로서는 지상에서 어쩌다가 모짜르트 편지 속의 12자리 숫자에 관심을 갖게 된 연유로 영계에 오게 된 것부터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이거니와 한민족의 옛 조상인 단군시대의 삼랑 을보륵과 마주하여 한국의 미래를 논하고 있다는 사실이 암만 생각해도 꿈만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부인할 수는 없지 않은가.

<계속>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csh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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