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야기 83] 차이잉원 대만총통 연임 성공

김동호 편집위원l승인2020.01.29l수정2020.01.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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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1월 11일 대만에서는 총통과 입법위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있었습니다.

보수적이고 친중 성향의 국민당 지지자와 개혁적이고 대만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 지지자 사이의 갈등은 한국의 진보와 보수 진영의 대치와 차이가 없습니다.

선거 결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압승으로 끝났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번 총통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였습니다.

▲ 선거 결과가 확정된 후 지지자들 앞에 나타난 차이잉원 현 총통. 한겨레 1/12

국민당 대선후보로 한꿔위(韓國瑜)가 지명될 때 대선 예측 여론조사에서 한꿔위 후보가 현 총통인 차이잉원 후보를 이길 확률이 거의 두 배였지요. 민진당 내부에서도 후보를 교체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무기력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홍콩에서 반송중(反送中: 범죄자 중국 송환 반대) 시위가 일어나면서 젊은 사람들과 여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또한 중국이 대만 선거에 개입하여 국민당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이 폭로되었습니다. 차이잉원 정부 들어서 중국인 단체 대만 관광을 금하던 중국 정부가 지난 8월부터는 아예 일반인 자유 관광마저 금지하며 대만 경제에 타격을 주려고 하였지요.

결과는 오히려 역효과로 나타났고, 지금은 오히려 코로나 바이러스(武漢肺炎)을 이유로 대만이 중국인들을 모두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만 총통 선거는 74.9%의 높은 참여율로 현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이 57%를 초과하는 817만 표를 획득하여 연임에 성공하였습니다. 국민당 한꿔위 후보는 552만 표, 친민당 쏭추위(宋楚瑜) 후보는 60만 표를 얻었지요.

차이잉원 후보는 '이번 선거는 대만인들이 민주와 진보의 가치를 선택하였고, 개혁과 단결을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저의 주변 친구들 대부분은 공공연히 국민당을 지지하였습니다. ‘지난 국민당 정권이나 현 민진당 정권이 무슨 차이가 얼마나 있느냐’고 물어도, 그냥 ‘나라 망한다’는 소리만 염불 외우듯 하더군요. 민진당 지지자들 역시 국민당이 집권하면 나라 망한다는 확신을 갖고 말합니다.

전직 최고 경영자 출신이며 이미 캐나다 국적 취득자인 한 친구는 심각하게 국민당 한꿔위가 지면 재산을 처분하겠다고 하더군요.

선거 전날 다른 친구들과 식사 중에 6:4로 차이잉원 후보가 유리하다고 말했더니, 무슨 소리냐며 5:5로 팽팽하다고 다들 기대를 합니다. 개표가 시작되며 초반부터 차이 후보가 월등하게 앞서나가자 부정선거개표 이야기는 극히 일부에서만 나중에 나오고 모두 승복을 하더군요.

이번 선거는 세대 간에 크게 갈렸다고 보는 것이 대체적입니다. 한 친구는 50대 이상에서는 70%가 국민당을 지지했고, 40대 이하에서는 80%가 민진당을 지지했다고 합니다. 부부 사이에 의견이 갈린 경우도 주변에 있습니다. 남편은 국민당, 부인은 민진당을 지지하면서 자녀에게 서로 강요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뒤끝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결과가 나온 다음 날 대만경제가 폭망이라는 둥 친구들의 원망 섞인 글들이 올라오고, 현직 의사인 한 친구는 이런 글도 올렸습니다.

"這些不知天高地厚的下一代,以後的日子肯定會比我們還要苦(하늘 높고 땅 넓은 줄 모르는 이런 어린 녀석들, 이후 살아갈 날들은 반드시 우리들보다 더 고통스러울 거다.)"

최근에 만났던 사람의 가족이야기는 한 가정의 불행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선거 전에 자기 아들이 차이잉원에게 투표를 하겠다고 하자 국민당을 지지하는 아버지가 아들을 말렸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들이 그러면 투표를 안 하겠다고 했고요. 투표 당일 날 아들은 투표용지를 찾았는데 없어졌고, 부자간에 다툼이 생겼답니다.

아들은 용지를 달라고 했고, 아버지는 참가 안하겠다고 했으면 가지 말아야지 왜 속이냐고 아들을 몰아붙였습니다. 결국 투표를 못한 아들은 집을 나가 열흘이 넘도록 안 들어오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가족의 행복마저 앗아가는 것이 정치라면 우리 인간은 정치인의 손에 놀아나는 노예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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