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달달한 기사를 좋아하는 한겨레신문 구독자는 목요일이 기다려질 거다. 목요일 자 한겨레신문에는 [ESC]가 별도 섹션으로 들어있다.

[ESC] :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home01.html

[ESC]에는 여행, 음식, 주거, 관계, 패션, 라이프,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룬다. 목요일 들어오는 일종의 작은 간지 매거진이라고나 할까?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ESC] 코너 중 여행 글은 꼭 챙겨서 보는 편이다.

ESC : 여행 http://www.hani.co.kr/arti/SERIES/961/

지난 8월 21일자에 올라온 ’우리 동네 ‘치유의 숲’…전국 국공립·사립 29곳(1)‘ 기사와 ’여행, 휴식 넘어 건강까지…‘치유의 숲’이 부른다(2)‘ 기사는 잘 저장했다가 나중에 꼭 찾아가야지 하는 기사다. 여행을 주로 전담하는 기자는 김성식 기자인데, 거의 매주 친절하고 세세한 설명으로 새로운 여행지를 소개한다. 

관련기사 1 :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958777.html
관련기사 2 :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958522.html

2007년 5월 17일 첫 글을 시작으로 [ESC]는 한겨레에 고정 지면을 갖게 되었다. '일상 탈출'을 뜻하는 'Escape' 약자인 [ESC]의 취재와 편집, 사진은 기자 6명으로 시작했다.  고경태, 김은형, 김중혁, 남종영, 안인용, 박미향 기자다. 첫 기사는 이렇다.

‘웃음과 여유의 우주선’ Esc를 처음 누르며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210015.html

고경태 기자는 첫 기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독자 여러분, 〈Esc〉에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Esc〉가 독자들에게 큰 기대를 겁니다. 〈Esc〉로 말미암아 여러분의 인생이 좀 더 행복하고 재밌어지기를! 각박하고 험악한 세상, 웃음과 여유를 잃지 맙시다."

[ESC]는 첫 기사를 쓴 고경태 기자가 주도해서 만들지 않았나 싶다. <한겨레>와 <한겨레:온>이 협력하여 만드는 <축하합니다>와 <기억합니다> 코너도 고경태 기자의 아이디어다. 

[ESC]가 13년 5개월이 되었고 그간 글 수는 3000편이 넘는다. 꾸준히... 묵묵히... 매주 12~13편의 기사가 별도 섹션으로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해도 될까?

지난 19일 '열린편집회의'가 화상으로 열렸다. 회의 주제는 '문화, 스포츠, '책&생각', [ESC] 기사 톺아보기'로 정했기에 이재성 문화부장이 참석했다. 이부장은 회의 중간 뜻밖의 질문을 던졌다.

"[ESC]에 소속된 기자가 몇 명 같습니까?" '왜 저렇게 물어볼까? 인원이 아주 적은가? 그래도 초창기 멤버에서 더 줄진 않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불길한 느낌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그는 "3명입니다." 라고 스스로 답했다. 놀랐지만 왜 3명이 되었는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기에 물어보지 않았다. 이재성 문화부장은 뒤이어 "3명이 매주 뼈를 갈아 넣으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뉴스도 3명이 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또 깜짝 놀랐다. 이번에 최숙현 선수 사망에 이어진 스포츠 이슈 코너 '비극 부른 스포츠계 폭력(http://www.hani.co.kr/arti/SERIES/1418/)'는 칭찬받을만 했다. 하지만 더 욕심이 나서 끈질기게 후속 기사를 써줬으면 하고 요구했다. '손흥민은 왜 항상 행복해보일까' 같은 인터뷰 기사도 내주었으면 했다. 한류문화현상에 대해서도 60년대부터 현재까지 시대적 흐름을 다룬 기사, 한류의 미래 등 큰 틀에서 기사를 써달라 건의했고... 전통문화와 장인의 삶에도 관심을 가져달라 주문했는데... 적은 인원에 그리 고생하며 기사를 낸다니... 몰라도 너무 몰라 미안하기 그지 없었다. 

'문화, 스포츠, '책&생각', [ESC]' 기사 모두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기사다. 우리는 즐겁지만 기자는 즐겁지 않을 것만 같아서 앞으로 기사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울 듯 싶다. 

 

편집 : 안지애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