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방귀)뀐 놈이 성낸다
수사도 하기 전 가짜뉴스라고 단정하는 윤석열과 한동훈은 신성의 예지력을 가졌나
한동훈 자신이 직을 걸고 말고 할 권리가 없다
한동훈은 사적 행위와 공직자 의무 간 차이를 구분 못해
양해 가능한 술자리인지 여부를 실제 ‘국민’이 판단 결정하는 제도 마련해야

청담동 술자리가 시종 문제가 된다. 취임한 지 사흘 만(5월 13일)에 청담동 <가온>에서 6명이 450만 원어치, 그것도 반 정도로 깎아서 그만큼 술을 먹었다고 하더니, 두 달여 지난 7.19일 청담동 어느 은밀한 술집이 또 문제가 되었다. 대통령 윤석열, 법무부장관 한동훈 등이 한밤 새벽 3시까지 노래를 곁들인 술자리가 있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 있던 첼로 연주자가 당시 외부인과 문자를 주고받은 내용을 통해 그 같은 의혹이 공론화되었고, 제보자는 그 외부인이다.

문제는 술자리의 ’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데 있다. 크게 세 가지인데, 하나는 어떤 이들이 어떤 목적으로 자리를 가졌느냐 하는 것, 다른 하나는 그 자리에 참석한 이들 30여 명이 이해관계의 충돌이 있을 수 있는 김앤장 변호사들이 다수였다는 것, 또 국정감사 과정에서 술자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윤석열과 한동훈이 질문 자체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여기서 윤석열과 한동훈은 두 가지 점에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첫째, 자신의 뜻과 발언이 절대 가치를 가지는 진실인 것으로 강변하고, 자신들은 검찰의 수사 대상 자체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 둘째, 공직자의 비리는 여느 사안과 달라서 의혹만으로도 공론화해야만 하고 그다음 수순으로 그 의혹의 진위 여부를 철저하게 가려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공직자에게 주어진 의혹은 철저하게 사실로 증명된 다음에 공론화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이 다 증명될 때까지 기다리자면 권력의 오남용이 민초에게 끼칠 폐해가 너무 클 것이기 때문에, 시민 민초는 공직자의 사소한 비리의 의혹 단계에서부터 꼬치꼬치 캘 권리가 있다.

윤석열, 한동훈이 조사도 이루어지기 전에 이미 ‘셀프(스스로)’ 무죄인 것으로 선언한 것은 처음이 아니라, 관행적이다. 한동훈은 자기 휴대폰 비밀번호를 까지 않아서 수사 과정을 방해했는데, 그 이유는 스스로 죄가 없다고 자처했기 때문이다. 조사가 원만하게 되지 않았으니, 그 주장의 진실 여부는 밝힐 길이 없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한동훈의 경우, 자신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바가 바로 진실화하고, 그래서 검찰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비밀번호도 끝까지 안 알려주고 하는 것이 먹혔다는 사실이다.

윤석열의 경우도 마찬가지, 조국 일가에 대해 70여 회, 이재명 224회 집중적 압수수색 했으나, 자신에게 연루된 본부장 비리는 압수수색 ‘0’회인 것도 그 이유가 다름 아니라, 윤석열 자신이 본부장 비리 혐의는 가짜이고, 자신들은 무죄라고 강변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윤석열과 한동훈의 독선이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무죄라고 무지 항변했으나, 때로 살인자로 때로는 강도, 강간범으로 몰려 장기 복역했다가 나중에 사실이 드러나서 무죄가 된 사람들은 바보, 천치, 병신들이 틀림없다. 자신이 무죄라는 주장이 전혀 안 먹혔기 때문이다. 여기서 보게 되는 것은 자신이 무죄라는 주장 자체가 아니라, 권력 소지 여부가 운명을 판가름한다는 사실이다. 애먼 감옥살이는 윤석열과 한동훈같이 검찰조직의 권력을 등에 업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일 뿐, 그 주장의 진위와 전혀 상관없음을 보게 된다.

윤석열, 한동훈의 독선은 국정감사 현장의 국회에서 극치를 노정한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한동훈에게 청담동 술자리 관련 질문을 한 데 대해, 한동훈은 반발하고 대번에 자신의 장관직을 걸겠으니, 당신(김의겸)은 무엇을 걸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직 의혹 제기 단계에 있고 밝혀지지 않은 사실에 대해 이렇듯 으름장을 놓는 것을 보노라면, 마치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것 같다.

이 같은 한동훈의 반문은 두 가지 점에서 오류 및 만용을 범하고 있다. 첫째, 공직자가 자신의 권력을 오남용하면 직에서 쫓겨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초래되는 결론일 뿐, 스스로 자리를 내놓겠다는 결심 여부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장관직은 요건이 갖추어지면 싫어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한동훈 자신이 스스로 결심하고 천명할 일이 아닌 것이다. 한동훈 자신이 직을 걸겠다고 생색 내는 것을 보면, 마치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공직자로서 자신의 거취가 다른 누구의 판단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스스로의 뜻에 따라 결정된다고 믿는 것,이것이 그의 독선이다. 공직은 사유물이 아니라, 철저하게 검증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둘째, 청담동 술자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한동훈은 질문자인 김의겸과 질문받는 자신 간의 개인적인 거래 관계로 축소 폄훼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김의겸의 질문은 개인이 아니라 의원으로서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것이므로, 개인 의원 직책과는 무관하다. 그런 점에서 의원은 면책특권을 갖는다.

김의겸 의원의 의혹 제기를 두고, 국힘당이 김의겸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그 이유는 “국회의원 품위 유지 의무 위반과 모욕 등 발언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좀 더 검증을 거친 다음 의혹 제기를 했거나, 녹취록 이외의 물증을 제시했더라면 좋았을 텐데”(뉴스픽, 2022.10.29.)라는 의견도 있다.

이 같은 국힘당의 조치 및 의견은 국민을 배반하고, 그 알 권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사건의 본말을 전도하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국회의원 품위’라는 것은 여야 간 야합을 벗어난 어떤 행위를 지칭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분명히 녹취록이 증거로 나오면, 그 증거의 진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그러나 국힘당은 그렇지 않았다. ‘청담동 심야 술자리’ 사실 자체의 존부보다, 그 사실의 공론화를 오히려 겁내고 의원의 입을 틀어막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느 청담동 회원제(멤버쉽) 룸바(사진출처: https://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286.html?_ga=2.184752105.1919514231.1667199925-1018222648.1644395255
여느 청담동 회원제(멤버쉽) 룸바(사진출처: https://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286.html?_ga=2.184752105.1919514231.1667199925-1018222648.1644395255

김앤장 변호사들과의 심야 술자리를 계기로 노정된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의 일탈 가능성은 더한 물증을 기다릴 필요 없이, 지금 있는 증거만으로 바로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 더한 증거의 수집, 술집 위치의 특정 등은 국가에서 녹을 주고 키우는 경찰, 검찰의 몫이지, 제보하는 언론사나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의 몫이 아니다. 수사를 막으려 하는 측이 구린 놈이다.

윤석열, 한동훈은 청담동 은밀한 술자리 의혹을 ‘가짜뉴스’로 규정했다. 이 ‘가짜뉴스’의 의미가 그런 자리가 아예 없었다는 뜻인지, 아니면 그런 자리가 있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그 사실을 떠드는 행위 자체가 자신들을 질곡에 빠뜨리려는‘악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뜻인지도 현재로서 확실하지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들이 주장하는 바, 이른바 ‘가짜뉴스’론은, 객관적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자신들이 그렇게 여기고 싶다는 것일 뿐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실제 사실 여부는 수사를 해봐야만 드러나는 것인데, 그전에도 그랬듯이, 이들은 아예 수사 자체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이런 작태가 현실적으로 먹혀드는 근거는 딱 한 가지, 이들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고, 그런 점에서 김의겸을 대놓고 비난하는 윤석열, 한동훈은 국힘당과 함께 권력자 독선의 극치를 노정한다.

한동훈이 공사(公私)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례는 또 있다. 민주당 의원 우상호가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 관련하여 김의겸에 편승한 발언을 한 데 대해, 한동훈은 “그분(우상호)이야말로5·18에 유흥주점에서 여성에게 ‘쌍욕’을 한 걸로 알려진 분 아니냐”고 한 것이 그러하다.

조선일보(2022.10.28.)가 고하는 사건 전말에 따르면, 당시 386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5·18 20주년 전야제’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에 모였다가 ‘새천년NHK’란 이름의 유흥주점을 찾았다. 현장에는 우상호를 비롯해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시 의원들과 박노해(시인), 문용린(당시 교육부 장관) 등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임수경이 우상호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들었고, 임수경이 한 인터넷 사이트에 ‘5월17일 밤 광주에서 있었던 일’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알려지게 되었다. 사건 이후 박 시인은 낙향했고, 문 전 장관은 장관직을 사퇴했다.

우상호가 지난해 4·7 서울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이 논란이 다시 불거졌을 때, 우상호는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고 있는 일”, “21년 전 일은 당시 진솔하게 국민에게 사죄드렸고 당사자들에게도 여러 번 사과드렸다. 마치 몸에 박힌 화살촉처럼 저를 경거망동 못하게 만드는 기억” 등 취지로 사과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한밤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한 반박으로 우상호의 쌍욕 사건을 소환한 한동훈은 앞의 논의와 같은 맥락에서 서너 가지 오류를 범했다. 첫째, 문제 되는 행위의 공사(公私) 성격 차이에 대한 구분이 그의 머리에 없다는 사실, 둘째, 사건 존재에 대한 인정 여부에서, 윤석열과 한동훈은 ‘수사도 이루어지기 전에‘ 무조건 부정하고 나선 점, 셋째, 다소간 과오의 전력을 가진 의원은 어느 장관의 어떤 비리 행위에 대해서도 발언할 자격이 없다는 사고방식, 한밤중에 은밀하게 이루어진 술자리(그곳에 있던 첼로 연주자의 말에 따르면, 입구가 어딘지도 모르게, 책장을 열면 입구가 나타나는 은밀한 곳)가 공권력의 사적 오남용 관련해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하는 것에 대한 반성이 없어 보인다는 점 등이다.

이런 점에서 한동훈은 우상호와 완전히 다른 맥락에 있다. 우상호의 경우는 사건 전모가 객관적으로 드러났고, 그 쌍욕은 공권력 행사와 무관하게, 또 같은 동료로서 임씨와의 사적인 대화였고, 그나마 그런 행위에 대해 솔직히 잘못을 사과했다. 그러나 한동훈에게 주어진 의혹은 공적 권력을 이용한 사적 야합의 가능성, 사실 존재 여부 자체의 불분명함, 사과는 고사하고 상대에 대한 과도한 입막음의 시도, 드러난 증거에 대한 일관된 무시 등에서 우상호의 경우와 성격이 다르다.

여기에 윤석열, 한동훈, 국힘당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방향감각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그러하다. 한 예로, 위 우상호가 “윤 대통령이 워낙 술을 좋아하셔서 대통령이 된 다음에도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한다는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 “술 드시는 것은 좋은데 민심도 듣고 가까운 사람한테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대통령도 인간이니까(좋다). 그런데 너무 과음을 해서 일정까지 취소하는 일은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저는 그런 조언은 야당 의원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다.

우상호의 이 같은 말을 듣다 보면, 김의겸이 공익 비리 관련하여 대통령, 법무장관 등이 이해가 충돌될 수 있는 김앤장 변호사들과 심야 술자리 회동에 대해 한 발언이 마치 “대통령의 과음”을 걱정해서 한 것 같이 변질된 느낌을 갖게 된다. 그래서 국회 국정감사의 위상과 김의겸 의원 질문의 원래 취지가 한갓 우스개로 전락해버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우상호는 시종 국회를 여야 간 짬짜미, 야합의 놀이터로 여길 뿐, 권력의 야합으로 인해 시민 민초가 입을 피해에 대한 문제의식을 결여한 것 같다.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 제기에 대해 윤석열은 “저런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뉴스픽, 2022.10.29.)이라고 했다. 이런 윤석열의 발언은 실이 없다. 첫째, 수사도 하지 않고 객관적 결론도 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으로 성급하게 치부한 것인데, 이로써 윤석열은 한동훈과 같은 맥락에서 독선적이다. 둘째, “국민을 무시”한다고 할 때, 그 ’국민‘은 아마도 실제가 아니라 허깨비 ’국민‘인지도 모른다. 윤석열 자신이 나름 그렇다고 여기는 환각의 ’국민‘.

윤석열은 걸핏하면 ’국민‘을 소환한다. “자기는 대통령 나오고 싶지 않았는데, 국민이 나오라고 해서 나왔다”, “국민만 믿고 가겠다”. “국민이 아실 것” 등이 그러하다. 우스개로 “그러면 국민이 들어가라고 하면 들어갈 건가?”라는 반문도 하지만, 그런 반문은 윤석열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윤석열이 스스로 머리에 그리고 고집으로 우기는 환각의 ’국민‘은 절대로 “그만 접고 들어가라”는 말을 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윤석열 뿐 아니라 민주당 대표 이재명도 ’국민‘을 소환한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과 이재명은 닮았다. 검찰의 차별적 수사, 민주당사 압수수색에 즈음하여 이재명은 “국민께서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지켜달라”, “국민을 믿을 수밖에” 등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은 그네들이 편리한 대로 해석하고 불러대는 ’봉‘이 아니다.

‘국민’이 ‘봉’이가! 아무런 발언권과 결정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위정자들은 자신이 필요한 만큼 편의에 따라 ‘국민’을 소환한다. 염치없는 짓거리다. 지지율 20%를 오르내리는 윤석열의 환각적 ‘국민’ 소환, 그리고 이재명의 염치없는 ‘국민’ 해바라기. 공식적, 제도적 언로(言路)를 확보하지 못한 ‘국민’은 다시 차가운 바람 몰아치는 겨울 광화문, 청계천 등으로 촛불을 들고 모이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국민 민초나 위정자들은 같이 머리가 안 돌아간다. 그래서 손발이 괴롭다. 한국 국민은 촛불혁명을 일으킨 대단한 민족이 아니라, 촛불을 들지 않으면 뜻을 개진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지 못한 미개한 민족이다. 촛불이 일어나지 않은 선진국을 보라! 일상적으로 민초의 뜻을 개진할 수 있는 합리적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분쟁은 그때그때, 시시각각, 소규모로 양해되고 해결된다. 그래서 거대한 함성이 일어나 촛불로 진화할 필요가 없다.

번번이 촛불을 들어야 하는 한국민은 미련한 민족이다. 그 미련함의 큰 몫은 윤석열, 한동훈 못지않게 권력욕에 가득한 국회에도 있다. 여야 간 야합이 관행처럼 굳어진 국회에서는 다시 대통령 선거권마저 국민의 손아귀에서 빼앗아 가기 위해, 지금도 의원내각제를 획책하고 있다.

이재명은 “대장동 특검으로 정치 수사 끝내고 오직 민생 챙깁시다”라고 했다. 이재명은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 같다. 이재명이 자신이 처한 질곡과 대장동 사건만 해결되면, 민생을 챙길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 믿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그런 환경은 절대 쉬 조성될 것 같지 않다. 검찰조직에 의한 인권 침해는 이재명과 대장동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정말로 대장동 사건만 해결되면 민생에 전념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면, 생각이 짧은 것이다. 이재명의 질곡은 그에 앞서 이미 애먼 한명숙 전 총리 등이 당한 것과 같은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시라. 뚜렷한 물증도 없이 유동규의 증언을 통해 8억 정치자금 불법수수 혐의로 이재명 주변 인물들을 구속한 엄희준은 바로 한명숙 사건에서도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엄희준은 당시 재소자들을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하도록 회유·압박하여 ‘불법 정치자금 9억원 수수’ 사건으로 한명숙을 엮은 혐의를 지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임은정 검사와 함께 한명숙 관련 엄희준의 위증 모해 혐의를 재수사하려고 했을 때, 민주당의 협조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그 엄희준이 지금 이재명을 표적으로 해서 그 주변 인물들을 구속한 것이다. 지금도 민주당 다수가 그 엄희준의 작두에 힘을 실어 알게 모르게 이재명을 밀어내고 있다. 민주당 대표 경선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의원 설훈이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언급한 사실이 그 같은 추세를 대변한다.

거기다가 설훈은 이재명이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으면, 사법 리스크를 없애주겠다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회자한다. 이런 소문이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이재명 사법 리스크’ 운운하는 것 자체가 이미 터무니없는 검찰의 칼자루 휘두르기에 다소간 동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한편, ‘청담동 심야 술자리’ 문제 제기와 민생을 별개의 사안으로 치부하는 이들이, “이게 민생보다 더 중요한 정치 사안인가? 지금 국민들은 경제 불안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정말 좀 정치인들이 사안의 경중을 가렸으면 좋겠어. 늘어나는 건 국민의 한숨뿐이야”(뉴스픽, 2022.10.29.)라고도 한다.

이 발언은 ‘청담동 심야 술자리’와 민생을 따로 간다고 생각한 점에서 이재명의 발언과 닮았다. 이재명은 대장동 사건만 특검으로 해결하면 민생을 챙길 수 있다고 보고, 검찰조직의 문제 척결과 민생이 따로 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둘은 밀접하게 상호 관련된다. ‘청담동 심야 술자리’ 같은 술자리를 가지다 보면 민생을 챙기는 게 쉬 소홀해지기 때문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최자영 주주  paparuna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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