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인구는 13억으로서 남한의 26배인데, 면적은 32배이다. 상대적으로 평야가 많으니 평지의 인구밀도는 훨씬 낮은 편이다.
이제 캘커타에서부터 걷기 시작한다. 대도시이지만 방글라데시 난민들이 넘치는 등 아직 시가지의 삶의 환경은 척박한 편이다.
캘커타시내에서 하라상과 다시 만났다. 거의 3주만이다. 그는 스리랑카에 머물면서 필자가 인도에 오기를 기다렸다. 하라상은 필자와 달리 매일 걷지는 않는다. 걷지 않는 날에는 짐을 옮기는 등 필자를 도와 순례의 진행에 많은 도움을 준다.
힌두교 사원으로 유명한 Kalighat Kali Temple에 갔었다. 사원에서 방문하는 이에게 이마의 붉은 점을 찍어준다. 힌두교 의식이라고 한다. 사원의 '자칭 안내원'으로부터 '현란한' 안내를 받았지만 내부촬영은 금지였다. 양을 제물로 바치는 충격적인 장면도 보았다. 그는 안내를 마친 후 사원내 구석진 장소로 데려가더니 필자로부터 2000루피의 기부를 강요하였다. 하지만 필자는 버텼다. 가난한 순례자여서 500루피(약8500원)만 내겠다고~
캘커카 시내를 벗어날 무렵 경찰을 만났다. 젊은 경찰들은 순시중인 상관에게 필자를 소개시켜 주었다. 별2개의 계급장을 단 고위 경찰이다. 그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악수를 한 후 사진도 함께 찍었다. 필자가 선글라스 벗으면 어떻냐고 하니까 기꺼이 벗는다. 그로부터 한참 걷자니 오토바이를 탄 정보경찰 쯤 되어 보이는 이가 다가오더니 자신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주면서 혹시 인도순례 문제가 생기면 자기에게 전화를 하라고 한다. 아마도 그 상관의 지시인 듯. 필자는 경찰조직의 보호를 받는 느낌이다.
이 광궤의 철도망은 사람도 많이 실을 수 있다. 통행빈도는 낮지만 수송능력이 좋고 운임도 매우 싸다.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는 1853년 아시아 최초로 철도를 놨다. 1,676㎜로 현존하는 가장 폭이 넓은 철도다.
인도는 영국 식민지시대에 철도가 발달했다. 목화(면화) 수송을 위한 광궤의 화물철도가 인도전역에 깔렸다. 면직물로 가공되는 원료인 목화가 당시 영국의 자본형성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것이다. 이때 발달된 화물철도시스템으로 인해 지금도 철도의 영업이익은 여객보다 화물 쪽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인도의 철도망을 둘러싼 이야기는 다음의 기사에 잘 정리되어 있다.
http://www.atla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8
여기는 마을사람 모두가 모여서 탈곡을 하고 있다. 이렇게 대규모의 공동작업을 하는 것은 순례 중에 처음 본다. 벼농사는 공동체의 협업능력과 의사결정능력을 높인다.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어도 좋으냐고 물으니, 이분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마을의 촌장인 듯하다. 합장으로 인사하고 사우스코리아에서 왔다고 하니 반가워한다. 이 동네는 여권이 높은 듯 그 옆의 부인도 함께 소개받았다.
마을을 천천히 걸어가는데 오리들이 눈에 띄인다. 이 사진을 찍고 있자니, 뒤따라온 부촌장 쯤 되는 분이 이 오리를 대접하고 싶다는 제스처를 한다. 필자는 웃으며 사양했다. 그들의 넉넉한 마음이 느껴진다.
인도는 그 자체가 지구촌을 축소해놓은 듯 다양한 모습을 연출한다. 아직 인도를 설명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다만 걷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아이들과 학생들을 만나 순례를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점, 또 영어가 잘 통한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농촌의 삶은 무언가 메세지를 주고 있다.
편집 : 박효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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