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4월 16일입니다

세월호참사 2주기를 맞은 4월16일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참사 2년 기억, 약속, 행동 문화제'가 열렸다. 광화문 광장에 도착한 오후 3시 경에는 시민들이 많지 않아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문화제가 시작하는 7시까지는 시간의 여유가 있어 우선 현장을 돌아보았다.

세종대왕 동상 앞 대형 무대에서는 시낭송, 국악 연주와 노래 등 문화 공연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 역사는 세월호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세월호의 의미를 되새겼다.

국악 연주와 노래 문화 공연에서는 정민아님이 '무엇이 되어', '지나가는 사람', '풍년가' 등을 가야금 연주와 함께 노래로 들려주었다. 선거결과가 좋아 흥을 내봐도 좋겠다며 풍년가를 불렀다.

희생 아이들을 애도하는 절절한 시낭송.

이순신 동상 앞에는 스크린이 하나 더 설치되어 있었다.

오후 6시가 넘어서면서 모여들기 시작한 시민들이 문화제가 시작할 때가 되자 세종대왕 동상부터 광장 남단 끝까지 꽉 들어 찼다. 그리고 길 건너 편 세종문화회관과 그 맞은 편 교보문고부터 KT건물 앞까지 메웠다. 먼 곳에 떨어진 시민들은 이 스크린을 보며 문화제를 지켜보았다.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일 년이 가도 십 년이 가도 아니 더 많은 세월 흘러도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우리 가슴에 새겨 놓을게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문화제 때마다 울려퍼지는 '잊지 않을게' 노래와 세월호 영상은 언제나 눈물나게 한다.

▲ 세월호 영상

어떤 부스에서는 천에 추모 그림과 글을 물감으로 그려 걸어놓기도 하고 세월호 관련 판화를 찍어 나눠 주기도 했다. 416 약속 국민연대의 회원이 되기를 권하기도 하고 기억과 기록를 기증해 주기를 바라는 곳도 있다. 세월호 희생자를 그려주는, 팽목항 공원화를 반대하는 부스도 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노란나비를 달아주고 후원금을 모금하는 다양한 부스들이 있었다.

 

9명의 미수습자를 위한 퍼포먼스와 그 외 퍼포먼스.

분향을 하려는 사람들도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분향소로부터 쭉 이어진 줄이 왼쪽 흰 부스에서 꺾어져 내려와 오른 쪽 해치 마당까지 이어졌다. 날이 어두워지고 빗줄기가 거세졌을 때는 오히려 더 많은 분향자들이 몰려 한 줄이 여러 줄이 되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거센 빗줄기가 어떤 장애도 되지 않았다. 오히려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해 2주기인 오늘까지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해 하는 마음들이 아니었을까. 내 마음이 그랬으니까. 웬지 희망의 빛을 보는 듯 했다.

분향 행렬에 정세균 국회의원과 김종인 대표도 보인다.

시민들이 많이 모여 문화제 중간에 준비해 놓았던 의자를 다 치우는 일도 있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와 함께 몇 시간을 꼼짝없이 자리뜨지 않고 서서 지켜보는 시민들 모습이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처럼 보였다.

 

편집 : 최홍욱 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ssookyng@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