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누군가의 말

                                               이 기 운

 

깊은 밤 홀로 울다가 길을 떠난다

이 세상에 수많은 길이 있다지만

나의 길은 오직 그대에게만 열려있네

 

당신은 날 포로로 잡고 오랜 침묵

나는 바보천치, 듣지 않는 그대에게

한없이 소곤대고 있네

쓸쓸하고 외로워도

그대만을 바라보다가

세상 모든 것이 안개가 되고

 

사람 사는 거리에 이방인처럼 떠돌며

나는 말없이 기도하는 수행자

그대의 제단에 바쳐진 제물

 

처음부터 외로운 이는 그대였네

눈물 흘리는 이도 그대였네

 

내 온몸이 갓난아기처럼

그 피의 연못에서 방금 씻겨지고

내 손이 천국의 강물에 담갔던 것이라면

당신의 손을 잡아 줄 수 있으련만

 

아이야 일어나라

말하지 못해도

그대는 언제나 홀로 서는 자

아아, 사랑이여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이기운 주주  elimhi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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