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의 해외여행을 앞두고 통화환전과 해외결제 수수료가 없다는 트래블 월넷 카드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신청한 카드를 우편함으로 전달했으니 빠른 회수를 부탁한다.’는 제니엘 시스템 발신의 카카오 톡을 받았습니다. 125일 오후 232분의 일입니다.

아빠, (트레블 월넷)카드를 우편함에 넣어놨다고 해서 봤는데 아무 것도 없어.” 오후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딸이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아이의 카카오 톡을 확인하니 내가 받은 것보다 30분이 빠릅니다. 그래서 내 카드를 가져올 때도 네 것은 없었다. 업체에 문의를 해보라고 했지요. 그때만 해도 아이랑 나, 모두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이튿날 업체에 전화를 걸었던 아이가 불쾌해했습니다. 업체 담당자가 우편함을 잘 찾아봤냐? 다시 한 번 확인해보라고 했다면서요. 다시 우편함에 다녀온 아이가 없다고 확인전화를 해도 아니다. 확인했다고 해도 제대로 못 찾는 경우가 있다. 다시 찾아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면서 씩씩 거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부아가 나서 말했습니다.

아빠랑 같은 날에 카카오 톡을 받았고, 심지어 네가 30분이나 먼저 알림을 받았다고 말해. 필요하면 카카오 톡 두 개를 캡처해서 보내고.” 아이는 알았다면서 텅 빈 우편함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전화를 건 아이가 많이 노여워했습니다.

왜 자꾸 반말 짓거리로 우편함을 찾아보라는지 모르겠어. 그래서 보낸 사진을 확인했냐고 물으니까 그때서야 확인을 하더라고. 그러면서 다시 (카드)신청을 하래.”

아이한테 담당자의 연락처를 물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우편함에 없다고 몇 번을 확인해주고, 사진까지 보내도 자꾸 우편함을 잘 찾아보라는 게 무슨 경우냐고 물었습니다. 담당자가 우편함 안을 잘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랬다고 또 변명을 합니다.

나의 인내심이 바닥이 나서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우편함이 뭐 수십 평이나 되냐? 그렇게 못 믿겠으면 당신이 직접 와서 찾아보라. 아이가 바보도 아닌데 어떻게 사흘씩이나 같은 소리를 되풀이하느냐?”고 따졌습니다. 그때서야 담당자가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말했습니다. 내가 아니라 아이한테 전화를 걸어서 사과하라고.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이번 일로 자신보다 나이어린 여자들한테 함부로 대하는 행태를 다시 확인하게 되어서 씁쓸합니다.

 

편집 :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babsangman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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