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해서 한 달에 한두 편은 꾸준히 봅니다. 부여에서 살아보기를 하면서는 40일이 넘도록 영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체험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조금 지루해졌고, 영화가 보고 싶었습니다. 검색한 영화관 두 곳 중에 주차가 수월해 보이는 곳으로 갔습니다.
상영시간에 맞춰서 갔는데 “혼자 왔어요?”합니다. 그렇다고 했더니 1인 상영은 안 한다고 합니다. 아니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보려고 왔는데 혼자라서 상영을 안 한다니. 내가 보려는 영화에 몇 명이 올지 알 수 있는 방법이라도 있는 걸까요?
“1인 상영이 안 되면 공고를 해야 할 것 아니냐?”고 했더니 영화관 현관에 붙여놓은 걸 가리킵니다. 검색창에 고지를 했다면 이 더위에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거라고 얘기해도 그만입니다. ‘그건 네 사정이고’하는 표정으로 미안하다고만 합니다.
서울이나 고양, 원주는 물론 서귀포 시에서도 혼자, 혹은 아이랑 둘이서 영화를 본 적이 수없이 많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영화관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고객을 대하는 태도는 아닙니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위한 식당, 애견과 동반입장이 가능한 가게들도 늘어나는 추세니까요. 이렇게 인구가 적은 곳에서는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을 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정읍에 가야지만 영화를 볼 수 있었던 부안에 군이 운영하는 영화관이 생긴 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편집 :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하성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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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근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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