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우나 케아 화산이 만든 콜레콜 하천 협곡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두 폭포
- 아카카 폭포(Akaka Falls)와 카후나 폭포(Kahūnā Falls)

힐로 파머스 마켓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힐로 북쪽으로 향했다. 아카카 폭포를 구경하기 위해서다. 도착한 곳은 '아카카 폭포 주립공원'(Akaka Falls State Park)이다.

<아카카 폭포 주립공원'(Akaka Falls State Park)>

▲ 아카카 폭포(초록 동그라미)와 마우나 케아(파란 동그라미), 콜레콜레 스트림( 빨간 선)
▲ 아카카 폭포(초록 동그라미)와 마우나 케아(파란 동그라미), 콜레콜 하천( 빨간 선)

마우나 케아(Mauna Kea)는 약 100만 년 전부터 화산 폭발로 만들어졌다. 이 공원은 그 후 약 25만 년 전에 일어난 화산 폭발로 만들어졌다. 마우나 케아 정상에서 바다로 많은 용암들이 흘러나왔다. 화산 폭발이 끝났을 때, 용암 위에 화산재가 쌓였다. 마우나 케아 경사면에 비가 내리고 물이 고여 언덕을 따라 해안으로 흘러갔다. 이 중 하나가 콜레콜 하천(Kolekole Stream)이다. 이 하천은 마우타 케아 동쪽 경사면 약 2,400m 높이에서 흘러내려 20km를 달려 하마쿠아 해안에 도착한다. 콜레콜 하천의 침식작용이 화산재와 현무암을 뚫고 깊고 좁은 협곡을 만들었다. 

콜레콜 하천을 끼고 있는 아카카 폭포 주립공원에는 '아카카 폭포 루프 트레일'을 따라 크고 작은 여러 개의 폭포가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폭포는  카후나 폭포(Kahūnā Falls)와 아카카 폭포(Akaka Falls)다.

▲ 아카카 폭포 루프 트레일(노란 동그리미 출발 지점 -> 오른쪽 방향 ->북족 빨간 동그라미 카후나 폭폭 전망대 -> 왼쪽 방향 -> 남쪽 빨간 동그라미 아카카 폭포 전망대 -> 노란 동그라미 주차장 
▲ 아카카 폭포 루프 트레일(노란 동그리미 출발 지점 -> 오른쪽 방향 ->북족 빨간 동그라미 카후나 폭폭 전망대 -> 왼쪽 방향 -> 남쪽 빨간 동그라미 아카카 폭포 전망대 -> 노란 동그라미 주차장 

주차장에서 공원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아카카 폭포 루프 트레일'을 만난다. 그런데 이곳은 입장료가 있다. 1인당 5불, 차 한 대당 일반 승용차는 10불 내야 한다. 30분 시간제한도 있지만, 그리 빡빡하게 점검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아카카 폭포 루프 트레일'은 무성한 열대 식물이 뒤덮은 탐방 코스다. 여러 계단을 포함해서 포장된 도로나 나무 데크를 따라 걷는 길은 아주 쉽다. 전체 650m 거리로, 천천히 가도 30분 내로 돌 수 있을 정도로 짧다. 열대 우림으로 들어가 걸어 보는 것은 처음이라 두근두근했다. 

<카후나 폭포(Kahūnā Falls)>

노랑 동그라미 주차장에서 '아카카 폭포 루프 트레일'로 들어선 후 공원에서 안내하는 오른쪽 길로 가다가 처음 만난 폭포는 카후나 폭포다. 91m 높이의 긴 폭포가 가늘게 내려온다. 

▲ 카후나 폭포(무료 사진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boblinsdell/23198978626/in/photostream/)
▲ 카후나 폭포(무료 사진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boblinsdell/23198978626/in/photostream/)

콜레콜 하천이 깎아낸 계곡 건너편에 급경사 비탈을 따라 계단식으로 카후나 폭포가 떨어진다. 떨어진 물은 콜레콜 하천과 합쳐진다. 카후나 폭포는 무성한 풀과 나무에 뒤덮여 하얀 실같이 보일 듯 말 듯하다. 이곳은 하와이에서 가장 습한 곳이다. 우리가 탐방로를 걷기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비도 오고 그래서 카후나 폭포는 더 밀림 속으로 쏙쏙 숨어 들어가 버렸다. 

< 아카카 폭포(Akaka Falls)>

카후나 폭포 전망대에서 뒤로 돌아 왼쪽으로 가면 아카카 폭포가 나온다. 135m 높이의 폭포다. 콜레콜 하천의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골짜기 꼭대기에서 아카카 폭포가 시원하게 거침없이 떨어진다. 녹색 이끼, 양치류와 각종 덤불로 뒤덮인 현무암 절벽 아래로 곧게 뻗어 내려오는 자유낙하형 폭포다. 빅아일랜드뿐만 아니라 하와이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폭포답게 탁 트인 주변을 배경으로 자신을 마음껏 드러낸 모습이 장관이다. 

▲ 아카카 폭포
▲ 아카카 폭포

아카카 폭포에도 전설이 전해진다.

'아카카'란 말은 인근 호노무 마을을 통치하던 전사 족장 '아카카'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아카카'는 힘과 외모에서 뛰어난 추장이었다. 그에겐 성실한 아내가 있었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면서도, 협곡 북쪽에 살던 '마일레'와 남쪽에 살던 '레후아' 두 여인의 오두막에 자주 들렀다. 충실한 아내가 이를 알게 되었다. 그는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견디지 못해 개를 데리고 도망쳤다. 급하게 도망치다 절벽에서 몸을 던져 아카카 폭포가 되었다. 개는 폭포 꼭대기에서 그를 기다리다 돌로 변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을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죽어 카후나 폭포가 되었다. '마일레'와 '레후아'도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그녀들은 아카카 폭포 양쪽의 작은 폭포들이 되어 여전히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유난히 고요하고 달이 없는 밤에는 폭포 떨어지는 굉음 뒤에 그의 아내가 여전히 '아카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아카카는 외도의 부끄러움을 알았다. 

▲ 안내판 상단 시계 방향으로 카후나 폭포, Angel Falls, 아카카 폭호, 나이아가라 폭포,(말굽 폭포) Waihilau Falls 
▲ 안내판 상단 시계 방향으로 카후나 폭포, Angel Falls, 아카카 폭호, 나이아가라 폭포,(말굽 폭포) Waihilau Falls 

안내판 설명에 따르면 물이 떨어질 때 귀 기울이면 천둥소리도 들을 수 있고, 해가 날 때면 폭포의 뿌연 안개 사이로 무지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카카 폭포는 나이아가라 폭포 높이(51m)의 2배 이상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유낙하형 폭포는 베네수엘라에 있는 Angel Falls로 무려 높이가 976m라고 한다. 미국에서 가장 긴 자유낙하형 폭포는 792m 높이의 와이힐라우 폭포(Waihilau Falls)다.

▲ 파란 동그라미가 도로가 끊기는 곳, 초록 동그라미가 와이힐라우 폭포가 있는 와이마누 밸리( (출처  :https://www.worldwaterfalldatabase.com/waterfall/Waihilau-Falls-639)
▲ 파란 동그라미가 도로가 끊기는 곳, 초록 동그라미가 와이힐라우 폭포가 있는 와이마누 밸리( (출처  :https://www.worldwaterfalldatabase.com/waterfall/Waihilau-Falls-639)

와이힐라우 폭포는 아카카 폭포에서 빅아일랜드 북동쪽으로 더 가야 나오는 와이마누 밸리(Waimanu Valley)에 있다. 와이마누 밸리는 차량 접근이 어려운 외딴 계곡이다. 위 이미지에서처럼 와이마누 밸리에는 폭포가 많다. 그 중 와이힐라우 폭포가 가장 장엄하다. 무성한 녹색 초목으로 뒤덮인 거대한 원형극장 절벽에서 하얀 물줄기 여럿이 가늘게 떨어진다. 이 폭포는 험하다고 소문난 '뮬리와이 트레일'(Muliwai trail)을 통해 갈 수 있다. 또 와이피오 밸리(오른쪽 파란 동그라미)에서 카약을 타고 갈 수 있지만, 북쪽에서 부는 바람이 변덕스러워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폭포의 위용은 사진으로만 봐도 넘사벽이라, 차량 접근이 쉬웠다면 빅아일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 안내판에 있는 와이힐라우 폭포(Waihilau Falls), 사진 찍을 당시 비가 많이 와서 폭포보다는 빗물에 뒤덮인 와이힐라우 폭포. 
▲ 안내판에 있는 와이힐라우 폭포(Waihilau Falls), 사진 찍을 당시 비가 많이 와서 폭포보다는 빗물에 뒤덮인 와이힐라우 폭포. 

순환 탐방로를 갔는데 아카카 폭포 전망대를 지난 왼쪽 순환 길은 공사 중이라서 막혀있었다. 해서 온 길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 걸으면서 찍은 사진으로 영상을 만들어 보았다.

양치식물, 대나무, 착생식물 등 열대 식물로 우거진 길은 정글 깊은 곳에 들어간 것만 같았다. 처음 만난 신세계다. 울창한 밀림이 사람 손을 타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서 더 정글 같은 느낌이 들었을 거다. 1959년 이곳에는 화마가 덮쳤다. '킬라우에아 이키'에서 격렬한 화산 분출이 일어나 이곳까지 불똥이 튀었다.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는 숯덩이만 남았다. 그 척박한 환경에서도 생명은 뿌리를 내렸다. 모든 것을 쓸어가는 호우에서도 그 뿌리를 지켰다. 그날 만난 모든 경이로운 생명에 존경을 표한다. 그들을 생각하며 잠시나마 산림욕을 즐겼으면 좋았으련만 거세지는 빗줄기는 우리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무 데크를 걷다가 반얀트리도 만나고, 고사리손도 만나고, 러브 하와이, 오돈토네마, 횃불생강, 흰생강, 몬스테라 꽃도 만났다.  이 중 예쁜 꽃 3개만 소개해 본다.

<오돈토네마(Odonthonema)>

▲ 오돈토네마(Odonthonema)
▲ 오돈토네마(Odonthonema)

'오돈토네마'은 쥐꼬리망초과 식물로 열대성 상록활엽 작은키나무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주로 남아메리카, 서인도 제도, 여러 태평양 섬에서 자란다. 1~2m 크기로 자라며, 짙은 녹색 잎은 15cm로 줄기를 따라 마주 보며 나온다. 꽃자루는 가늘고 검붉은색을 띤다. 꽃은 꽃자루 끝에 이삭꽃차례로 달린다. 꽃 모양이 특이하다. 빨대 관 모양 꽃 끝에 5개의 꽃 입술이 대칭으로 핀다. 꽃 색이 진홍빛으로 아주 화려하고 마치 폭죽 불꽃 같아서  'Firespike(불꽃이삭)이라고도 부른다.

<횃불생강(Torch ginger)>

▲Etlingera elatior(불꽃생강, Torch Ginger)
▲횃불생강(Torch ginger)

횃불을 손에 쥔 모습 같은 '횃불생강'은 생강과 여러해살이풀이다. '횃불백합(Torch lily)', '생강꽃(Ginger flower)'으로도 불린다. 인도네시아, 동남아 열대지방, 뉴기니가 원산지다. 땅속줄기가 수평으로 분열을 통해 번식하므로 무리 지어 자란다. 땅속줄기에서 50cm~1m의 붉은 꽃대가 나오고 그 꽃대 위에 꽃차례가 달린다. 꽃봉오리가 나온 후 점차 커지면서 분홍색으로 만개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50일이나 된다. 꽃이 화려하고 오래 피어서 잘라 꽃꽂이에 많이 쓴다. 동남아에서는 꽃봉오리를 각종 샐러드 요리에 넣어 먹기도 하고, 생선 요리나 쌀국수 등에 향신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Ginger과인 이유가 여기에 있었나?  

<흰생강(White ginger)>

▲ 흰생강(White ginger) 
▲ 흰생강(White ginger) 

아카카 폭포를 곁에 두고 피어 있는 복 많은 너는 누굴까? 물을 머금고 수줍은 듯 살짝 고개를 숙이고 있는 꽃은 '흰생강'이다. 생강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꽃잎이 나비 날개 같이 달려 '나비백합'(Butterfly lily), '흰나비생강백합'(White butterfly ginger lily)이라고도 부른다.  동남아시아가 원산지로 따뜻한 온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관상용으로 키운다.

1~3m로 자라며, 길고 뾰족한 잎을 가지고 있다. 연노란색이 살짝 바탕에 감도는 흰 꽃은 8월에서 12월 사이에 핀다. 줄기 끝에 달리는 화관통에 입술 꽃부리가 반달 모양으로 달린다. 꽃 향이 독특하고 강해 중국에서는 방향 오일을 위해 재배하기도 한다. 습한 곳과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잘 자란다고 하니, 아카카 폭포 옆 자리가 맞춤 네 자리구나 싶다.

'라우파호호 비치 공원'과 '오노메아 트레일'은 다음 편에.... 

참고 사이트 : 위키백과, 다음백과
참고 사이트 : 주립공원국(Division of State Parks) | 하와이 섬
참고 사이트 : 와이힐라우 폭포, 하와이, 미국 - World Waterfall Database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