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를 잃은 윤석열은 비상계엄이라는 힘을 사용했습니다. 그가 사용한 힘은 지지를 받지 못했고, 비상계엄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자발적으로 달려온 시민들에 의해 군의 장갑차는 멈췄고, 군인들의 총칼은 힘을 잃었습니다.
시민들에게 지지받지 못한 권력의 끝은 비루했습니다. 윤석열이 탄핵 이후 한남동 관저에서 보인 행동은 국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던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윤석열은 조폭 우두머리보다도 못한 비겁한 모습으로 국민과 사법 질서에 맞서고 있습니다. 부끄럽고 참담한 풍경입니다.
윤석열의 비루한 모습을 보면서 교회 권력을 성찰하게 됩니다. 교회의 수직적 계급 구조의 모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변화가 없습니다. 주교와 추기경의 임명권은 여전히 로마에 있습니다.
여성들의 사제직은 철옹성 같은 교권에 의해 가로막혀 있습니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는 여전합니다. 교회 안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는 부족합니다. 교회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저버릴 때, 제도권 교회는 그 자체로 오만한 계급 집단이 될 것입니다. 주교의 빨간 모자는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불의에 맞서 순교했던 피의 상징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의 여명이 다가옴을 느낍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등불을 켜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눈보라에도 굴하지 않고, 밤을 새우며 한남동 대로를 밝힌 <빛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젊은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차가운 아스팔트 길 위를 밝히는 명랑하고 유쾌한 빛의 행진이 있습니다.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는 <빛의 사람들>임을 잊지 맙시다.
<가톨릭뉴스 지금 여기>(http://www.catholicnews.co.kr)에도 실린 글입니다.
편집 : 하성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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